[사설] 국가 R&D 정책, '당근·채찍' 강화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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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가 R&D 정책, '당근·채찍' 강화 배경

  • 승인 2026-09-09 17:05
  • 신문게재 2026-09-10 19면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국가 연구개발(R&D) 환경이 전면적인 변화를 맞게 됐다. 8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돼 내년 3월 시행하는 '국가연구개발혁신법 개정안'은 연구 실패와 부정을 명확히 구분해 책임을 묻는 내용을 담았다. 횡령 등 중대한 연구 부정행위는 최대 20년간 국가 R&D 참여를 막는 등 제재를 크게 강화했지만, 도전적인 연구의 실패는 원칙적으로 제재를 하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연구 부정에 대한 제재는 중대성과 고의성·위반 횟수 등을 따져 결정하는 데, 국가 R&D 참여 제한을 현행 10년에서 20년으로 두 배 늘렸다. 제재 부가금 상한도 지급한 연구개발비의 5배에서 30배로 늘렸다. 반면에 도전적 연구의 실패는 연구 부정 등 중대한 하자가 있을 때만 제재할 수 있도록 기준을 마련했다. 연구 실패에 따른 불이익을 우려해 성공 가능성이 높은 연구만을 선택하는 문제점을 줄이겠다는 정부 의지가 반영됐다.

정부가 연구 부정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법제화한 것은 관련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 지방 국립대 총장은 수십억원대 국가 연구비를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후 파면됐다. 대덕특구 정부출연연 연구원 3명은 각각 수행해야 하는 연구과제에 필요한 재료비 집행 등의 명목으로 수년간 7억원이 넘는 예산을 가로채 오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감사에서 적발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목표 달성 위주의 보수적 연구에서 벗어나 도전적 연구를 장려하기 위해 10월 새로운 과제 평가 체계를 마련키로 했다. NST가 8일 이사회를 열어 '출연연의 국가대표 연구기관 도약을 위한 Post-PBS 세부 이행 방안'을 의결한 것도 정부 정책과 보조를 맞추는 행보다. 중국은 '과학굴기'로 한국 반도체 산업마저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정부는 연구 혁신을 위한 법제화에 그치지 않고, 현장 연구자들이 도전적이고 신명나게 일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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