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단의 경계, 기업의 한계] 커지는 기업, 가로막힌 확장…대전산단 ‘규제의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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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단의 경계, 기업의 한계] 커지는 기업, 가로막힌 확장…대전산단 ‘규제의 벽’

대전산단 기존 기업들 증설·설비 교체에도 제약
입주업종·토지용도 규제에 기업 성장 곳곳서 한계

  • 승인 2026-09-06 14:02
  • 신문게재 2026-09-07 1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대전산업단지의 낡은 입주 업종 및 용도 제한 규제가 기업의 시설 확충과 신규 입주를 가로막으며 지역 산업 성장의 저해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산업 구조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 경직된 규제로 인해 기업들이 투자와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현실에 맞는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대전시는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재생사업과 더불어 시대착오적인 입주 기준을 재검토하고 유연한 산업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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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산업단지 재생사업지구 활성화구역 조감도. 사진제공=대전시
사업을 확장하지도, 나가지도 못한다. 입주를 희망하는 기업 역시 쉽게 들어갈 수 없다. 지역 산업의 기반이 돼야 할 산업단지가 입주업종 제한 규제로 기업의 이동과 성장을 되레 제약하고 있다.

반세기 넘게 지역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해온 대전산업단지가 재생사업과 산업구조 변화가 맞물리면서 현행 규제가 기업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존 기업은 사업을 계속하기 위해 이전·증설을 추진하지만 업종 제한 등에 막히고, 신규 기업은 입주를 희망해도 업종 제한이라는 문턱을 넘어야 한다.

기존 기업과 신규 업체가 처한 상황은 달라 보이지만, 변화한 산업환경과 기업 수요를 현재의 입주 기준이 제대로 담아내고 있는가다. 환경오염 등을 이유로 필요한 규제와 조정 가능한 규제를 구분하지 못한다면 기업 성장과 신규 기업 유치 모두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규제를 둘러싼 환경도 변하고 있다. 다른 지자체에서는 산업환경 변화와 기업들의 요구를 반영해 입주업종을 재검토하고 규제 완화에 나서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대전시도 규제 완화를 위한 용역을 검토하고 있다.

중도일보는 기존 기업의 이전·증설과 신규 기업의 입주 제한 실태를 짚고, 타 지역 사례와 대전시의 대응을 통해 대전산단의 입주 기준과 규제 개선 방향을 모색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갈 곳 없는 기업, 커질 곳 없는 공장

② 기업은 찾는데, 산단은 문을 닫았다

③ 오래된 규제, 달라진 산단… 대전은 답을 찾을까



"사업을 키우려고 옆 땅까지 샀는데, 정작 공장을 넓힐 수 없다고 하니 답답할 노릇입니다."

대전산업단지에서 사업을 이어가는 기업들이 공장 한 칸, 설비 하나를 늘리는 일에도 제약을 받고 있다. 생산시설을 확충할 만큼 사업 규모가 커져도 토지 용도가 다르면 인접 부지를 온전히 활용하기 어렵고, 노후 시설을 손보는 과정에서도 용도와 입주업종 제한이 따라붙는다. 기업의 성장 속도를 산단의 기준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실제 대전산단 편입지구의 A 기업은 사업 확장을 위해 공장 바로 옆 부지를 매입했다. 관할 자치구의 허가를 받아 건물까지 지었지만 이후 대전시가 제동을 걸었다. 새로 산 부지가 제조업 용지라는 이유로 건물 철거를 요구한 것이다. 기존 부지와 새 부지에 걸쳐 지어진 건물 가운데 제조업 용지에 들어선 약 40평이 문제가 됐다. 현재는 용도를 바꿔 부대시설로 사용하고 있다.

한 기업의 특수한 사례로만 보기 어렵다. 대전산단의 기존 기업들이 노후 설비를 교체하거나 건물을 재건축하고, 생산시설을 늘리기 위해 인접 토지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비슷한 제약을 호소하고 있다.

B 기업 관계자는 "산단에 계속 남아 사업을 하라는 건지, 투자를 하지 말라는 건지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업이 필요한 공간을 직접 확보해도 토지의 용도가 다르면 사업장 확장으로 연결하기 어려운 구조다. 산단의 용도와 입주업종 제한에는 환경·안전 관리와 산업구조 재편이라는 이유가 있다.

문제는 산업 현장이 변했다는 데 있다. 기업이 생산방식을 바꾸고 설비를 현대화하면서 필요한 공간도 달라졌지만, 과거 설정된 용도 기준이 이를 일률적으로 적용하면 기업의 투자까지 위축될 수 있다. 성장을 위한 투자가 되레 규제의 벽을 만나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나 이전이 늦어지는 동안 기업의 사업도 멈춰 있을 수는 없다. 생산시설은 낡고 사업 규모는 커지는데 이전할 곳은 마땅치 않고, 기존 부지에서 확장하려 해도 규제가 기다리는 상황이다. 재생사업 기한을 연장하는 것만으로는 그 사이 기업들이 감당해야 할 성장 공백까지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재정 등 문제 해결 여부로 2031년까지 사업을 모두 마칠 수 있다고 확답하기는 어렵다"며 "재생사업과 별개로 현재 입주기업과 신규 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계속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재생사업의 속도와 기업의 성장 속도가 엇갈리는 만큼, 사업 완료만을 기다리기보다 현재 산단에 남은 기업의 투자를 가로막는 규제부터 손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노후 산단을 바꾸는 데 필요한 규제와 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는 같은 선상에서 볼 수 없다. 산단 경쟁력을 높이려면 기업을 어디로 옮길 것인지뿐 아니라, 현재 기업들이 변화한 산업환경에 맞춰 투자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길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
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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