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 단속사지 갈등, 민원과 창구부터 엇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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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 단속사지 갈등, 민원과 창구부터 엇갈렸다

사적 지정은 문화체육과, 생활민원은 단성면·관련 부서 소관

  • 승인 2026-08-28 14:22
  • 김정식 기자김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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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속사시 동서 삼층석탑<사진=자흥스님 제공>
경남 산청군은 단속사지 국가 사적 지정과 주민 생활민원은 담당 부서와 행정 절차가 서로 다른 사안이라 밝혔다.

결론부터 말하면 자흥스님과 산청군은 서로 다른 문제를 놓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자흥스님이 요구한 방재와 농로·배수·지하수·화장실, 주민 이주대책은 대부분 현재 진행 중인 사적 지정 신청과는 별개 사안이었다.

문화체육과는 단속사지의 역사적 가치를 확인해 사적 지정 절차를 밟고 있다.

주민 생활과 안전 문제는 단성면과 산림·재난·건설 등 관련 부서가 각각 처리해야 한다.

사적을 지정하는 절차와 마을 불편을 해소하는 절차가 처음부터 다른 창구로 나뉜 셈이다.

◆사적 지정과 생활민원, 출발부터 달랐다

단속사금륜대 주지 자흥스님은 지난 27일 열린 학술대회에 앞서 주민 생존권 대책을 요구했다.

산사태 방지와 지하수 개발, 농로·배수시설 확충, 공중화장실 설치를 사적 정비계획에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주민 지원과 이주 방안을 마련하고 민관협의체도 구성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군 문화체육과는 현재 절차가 단속사지 중심부를 국가 사적으로 지정하기 위한 신청 단계라 설명했다.

주민 숙원사업을 담는 정비계획 수립 단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산사태와 침수 위험은 산림·재난 부서가 맡는다.

지하수와 농로·배수시설은 단성면과 관련 사업부서가 검토해야 한다.

화장실 설치와 단속 역시 해당 시설·인허가 부서 업무다.

문화체육과가 이들 사업을 사적 지정 신청 보고서에 넣어 한꺼번에 해결할 수 없는 구조다.

◆남은 10여 가구, 지정 신청 구역 밖

주민 이주 문제도 현재 사적 지정과는 직접 연결되지 않는다.

군에 따르면 이번 사적 지정 신청 구역은 기존 문화유산 보호구역과 같다.

보호구역 안에 있던 10여 가구는 과거 보상을 받고 인근 이주단지로 옮겼다.

현재 남아 있는 10여 가구는 지정 신청 구역 밖에 있어 이번 사업의 보상이나 이주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들 가구의 지원과 매입·이주를 사적 지정 사업비로 추진할 근거가 없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군은 과거 이주 과정에서 주민 의견을 들었고 자흥스님도 관련 회의와 현장 확인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다만 주민과 금륜대가 참여하는 새로운 민관협의체 구성 요구에는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않았다.

◆기존 보물 규제는 주민 불편으로 남아

주민 불편이 문화유산과 전혀 무관한 것은 아니다.

단속사지 동·서 삼층석탑은 이미 국가 지정 보물이다.

이 때문에 주변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에서 건축하거나 시설을 설치하려면 현상변경 허가가 필요할 수 있다.

이는 새로 추진하는 사적 지정 때문에 생긴 규제가 아니라 기존 보물 보호제도에 따른 절차다.

이동식 화장실 과태료에 대해서도 군은 사적 지정과 관련한 압박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주민 신고에 따라 불법 시설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조치라는 설명이다.

옥녀봉 산사태 우려도 현재 사적 지정 구역과는 지형과 물길이 다른 문제라 밝혔다.

안전 문제가 있다면 사적 지정과 별도로 현장점검과 방재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담당자는 추가 발굴에서 유구가 확인되면 보호구역의 단계적 확대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1차 사적 지정이 끝나지 않은 현재 확정된 확대계획은 아니다.

◆부서가 다르다고 민원까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사적 지정 절차는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

산청군은 2024년 9월 경남도에 신청 자료를 제출했다.

이후 보완 발굴조사와 학술대회를 거쳤으며 관련 자료를 보완해 다시 제출할 계획이다.

경남도와 국가유산청 심의와 현장조사 등을 통과해야 최종 지정 여부가 결정된다.

이번 갈등의 핵심은 주민 불편 존재 여부가 아니다.

그 불편을 어떤 행정 절차와 어느 부서에서 해결할 것인가가 문제다.

자흥스님 요구를 모두 사적 지정과 묶는다면 문화체육과는 답을 내놓기 어렵다.

그렇다고 산청군이 담당 부서가 다르다는 설명만 하고 물러서서도 안 된다.

단성면과 산림·재난·건설 등 관련 부서가 현장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주민 요구를 사안별로 나누고 담당 부서와 처리 가능 여부도 분명히 밝혀야 한다.

문화체육과는 기존 문화유산 규제와 허가 절차를 주민에게 정확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

사적 지정은 문화체육과의 절차다.

생활민원 해결은 단성면과 관련 부서의 몫이다.

두 문제를 억지로 한 사업에 담는 것이 아니라 산청군이 각각의 행정 창구를 연결하고 책임 있게 답하는 것이 갈등 해소의 첫걸음이다.
산청=김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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