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관광지 '임산부 이동 장벽' 낮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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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관광지 '임산부 이동 장벽' 낮춘다

임신부 배려 화장실·주차·휴식공간 중심 관광환경 재설계

  • 승인 2026-08-27 11:21
  • 이인국 기자이인국 기자
경기도청 전경(사진=경기도 제공)
경기도청 전경(사진=경기도 제공)
임신부에게 여행의 가장 큰 걸림돌은 관광 콘텐츠가 아니라 이동 과정에 있을 수 있어 화장실을 쉽게 찾을 수 있는지, 차를 세우기 편한지, 걷다가 잠시 앉을 곳이 있는지가 여행 만족도를 좌우하는 요소로 나타났다.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는 이 같은 수요에 맞춰 관광지를 바라보는 기준부터 바꾸기로 했다. 임신부를 '태교여행'이라는 한정된 틀에 넣기보다 이동에 일시적인 제약이 있는 관광객으로 보고, 기존 관광자원의 이용 편의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한다.

조사에서 가장 뚜렷하게 드러난 문제는 필요한 배려와 실제 관광 경험의 차이였다. 임신부와 출산 경험자들은 관광 과정에서 배려가 중요하다는 데 평균 4.53점을 줬지만, 실제 배려를 경험했다는 평가는 3.05점에 머물렀다.

무엇을 개선해야 하는지도 비교적 명확했다. 화장실 접근성이 4.80점으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주차·교통 접근성 4.76점, 휴식공간 4.69점, 보행 편의성 4.58점 순으로 나타났다.

결국 새로운 관광지를 만드는 것보다 현재 있는 관광지를 덜 힘들게 이용하도록 바꾸는 작업이 우선이라는 게 경기관광공사의 판단이다.

또한 관광지 곳곳의 편의시설을 따로 배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차장과 화장실, 휴게공간, 주요 볼거리를 하나의 이동 동선으로 묶는다.

여행 콘텐츠의 방향도 달라진다. 임신부들이 선호한 것은 장시간 이동하며 여러 장소를 둘러보는 관광보다 한곳에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형태였다. 카페·브런치가 평균 4.66점으로 가장 높았고 자연·정원 4.55점, 웰니스·치유 4.42점이 뒤를 이었다.

여행 자체를 꺼리는 것도 아니었다. 조사 대상의 94.8%가 임신 중이거나 출산 전후 여행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임신 중 여행 의향은 5점 만점에 4.68점으로 조사돼 임신이 관광 수요의 중단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줬다.

임신 시기에도 여행 의향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12주 이하가 4.76점으로 가장 높았고 13~27주는 4.60점, 28주 이상은 4.66점이었다.

이런 특성을 관광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경기관광공사는 'M.O.M.S.'라는 관광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핵심은 ▲Mindful Stay(머무는 쉼) ▲Open Healing(열린 치유) ▲Moments Together(함께하는 순간) ▲Smooth Route(부드러운 동선)다.

네 가지 기준은 각각 체류형 휴식, 자연·웰니스 중심의 치유, 가족과 함께하는 경험, 이동 부담을 줄이는 관광환경을 의미한다.

실제 코스를 구성할 때 적용할 구체적인 기준도 마련했다. 한 번의 관광 일정은 2시간 안팎으로 짜고 연속 보행은 20분을 넘기지 않도록 하고, 이동 중에는 30분마다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며 주요 관광거점 사이의 거리는 500m 이내로 설정한다.

경기도는 이 기준을 임신부 전용 관광지 조성에만 적용하지 않고, 기존 관광시설과 지역별 관광자원을 조합해 각 시·군의 특성에 맞는 친화형 코스를 만드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이번 조사는 경기관광공사가 6월 11일부터 18일까지 임신부와 최근 6개월 이내 출산 경험자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경기=이인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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