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정상인과 황반변성 환자의시야 (사진=분당제생병원 제공) |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황반변성 환자는 2020년 19만9428명에서 2024년 56만5302명으로 증가했다. 5년 사이 환자 수가 약 2.8배 늘어난 셈이다.
황반변성은 눈의 중심부에 있는 황반에 이상이 생기면서 중심 시력이 떨어지는 질환이다. 망막 중심에 자리한 황반에는 시세포가 밀집해 있어 글자를 읽거나 얼굴을 구별하고 사물을 선명하게 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문제는 초기 단계에서 뚜렷한 통증이 없고 시력 변화 역시 서서히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고령층에서는 시야 이상을 노안이나 단순한 시력 저하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대진의료재단 분당제생병원 안과 길현경 주임과장은 "황반변성은 초기 증상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지내다가 시력이 떨어진 이후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황반이 손상되면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가능한 한 이른 시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글자가 휘어 보인다면…중심 시야부터 확인해야
황반변성에서 주의해야 할 대표적인 변화는 중심 시야의 이상이다. 글씨가 흐릿하게 보이거나 일부가 사라져 보이고, 사물이 찌그러지거나 직선이 물결처럼 휘어 보이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황반에 부종이나 출혈이 발생하면 시야 한가운데가 흐려지거나 검은 점처럼 가려지는 현상이 생길 수 있다. 주변 시야는 비교적 정상인 상태에서도 중심부의 시력만 떨어질 수 있어 초기에는 질환을 인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
집에서 확인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으로는 '암슬러 격자 검사'가 있다. 일정한 간격으로 그어진 격자를 한쪽 눈씩 바라보면서 선이 휘어 보이거나 일부가 끊겨 보이는지 확인하는 방식이다.
길현경 주임과장은 "양쪽 눈을 동시에 사용하면 한쪽 눈의 이상을 다른 눈이 보완해 증상을 놓칠 수 있다"며 "암슬러 격자를 이용할 때는 반드시 한쪽 눈씩 확인하고 이상이 발견되면 바로 안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 건성·습성으로 구분…급격한 시력 저하는 더 주의
황반변성은 크게 건성과 습성으로 나뉜다.
건성 황반변성은 황반에 드루젠이라는 노폐물이 쌓이고 망막색소상피세포와 시세포가 점차 위축되는 형태다. 전체 황반변성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비교적 천천히 진행하는 특징이 있다.
반면 습성 황반변성은 비정상적인 신생혈관이 생기면서 혈액이나 체액이 새어나와 황반에 부종이나 출혈을 일으키는 형태다. 전체 환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진행 속도가 빠르고 심각한 시력 손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치료 역시 질환의 형태와 진행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건성 황반변성은 상태에 따라 정기적인 관찰과 생활습관 관리가 이뤄지며, 필요한 경우 항산화 비타민이나 루테인 등의 영양소를 활용할 수 있다.
습성 황반변성의 대표적인 치료법은 혈관내피성장인자(VEGF)의 작용을 억제하는 항-VEGF 약물을 안구 안에 주사하는 치료다. 황반의 부종과 출혈을 줄이고 시력 저하를 막는 데 목적이 있다.
길 주임과장은 "습성 황반변성은 황반의 부종이나 출혈로 시력이 빠르게 떨어질 수 있다"며 "항-VEGF 주사치료는 현재 대표적인 치료 방법으로, 치료를 시작하는 시점이 빠를수록 시력을 보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고령·흡연 등 위험요인…생활관리와 검진 병행해야
황반변성의 정확한 발생 원인은 하나로 규정하기 어렵지만 나이, 흡연, 비만, 심혈관계 질환 등이 위험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연령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60세 이후에는 발병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다.
예방과 관리를 위해서는 금연과 균형 잡힌 식생활 등 생활습관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야외활동을 할 때에는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기 위해 선글라스나 모자를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력 변화가 나타났을 때 이를 단순한 노안으로 치부하지 않는 것이다. 황반에 반복적으로 부종이나 출혈이 발생하면 망막에 흉터가 남아 시세포가 손상될 수 있고, 이 경우 영구적인 시력 소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길현경 주임과장은 "황반변성도 조기에 발견해 적절하게 관리하면 시력 저하를 늦추고 현재 시력을 보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40대 이후에는 1~2년에 한 번 정도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고, 특히 글자가 휘어 보이거나 중심부가 흐려지는 등의 변화가 생기면 노안으로 넘기지 말고 가급적 빨리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성남=이인국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이인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