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다문화] 낯선 추석, 익숙한 가족의 사랑 (처음 만난 한국의 추석, 베트남의 중추절을 떠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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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다문화] 낯선 추석, 익숙한 가족의 사랑 (처음 만난 한국의 추석, 베트남의 중추절을 떠올리다)

가족과 함께한 송편 만들기, 유대감 깊어져
성묘 통해 조상 기리는 전통, 베트남과 유사
한국과 베트남 명절, 가족 사랑 나누는 공통점
문화 교류로 두 나라의 마음 잇는 따뜻한 이야기

  • 승인 2026-09-06 11:47
  • 수정 2026-09-06 11:57
  • 신문게재 2026-02-21 26면
  • 충남다문화뉴스 기자충남다문화뉴스 기자

베트남 출신 명예기자가 한국에서 처음 맞이한 추석을 통해 가족과 함께 송편을 빚고 성묘를 하며 한국의 따뜻한 정과 조상을 기리는 전통의 의미를 깊이 체험했습니다. 한국의 추석과 베트남의 중추절은 세부적인 풍습은 다르지만 가족의 화목과 뿌리를 소중히 여긴다는 공통점이 있으며, 이러한 깨달음은 필자가 낯선 한국 생활에 적응하는 데 큰 위로와 행복이 되었습니다.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필자는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함으로써 가족의 소중함을 재확인했으며, 앞으로도 한국과 베트남의 문화를 잇는 따뜻한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2. 김아인_베트남_낯선 추석 1
베트남에서 태어나고 자란 나에게 한국의 추석은 처음에는 낯설고 신기한 명절이었다. 한국에 오기 전에는 추석이 한국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잘 알지 못했다. 하지만 결혼 후 한국에서 처음 추석을 맞이하면서 한국의 명절 문화뿐만 아니라 가족의 따뜻한 정까지 느낄 수 있었다.

추석이 다가오자 가족들은 명절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평소보다 집 안이 바쁘게 움직였고, 가족들이 함께 음식을 준비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처음에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몰라서 조금 긴장되기도 했다. 한국의 명절 음식과 명절 문화가 베트남과 많이 달랐기 때문이다.

2. 김아인_베트남_낯선 추석 2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가족들과 함께 송편을 만든 일이었다. 송편은 내가 처음 만들어 본 한국의 전통 명절 음식이었다. 먼저 쌀가루에 물을 넣고 반죽을 만든 다음 반죽을 조금씩 떼어 동그랗게 만들었다. 그 후 가운데를 눌러 깨나 콩 등으로 만든 소를 넣고 반달 모양으로 빚었다. 마지막으로 솔잎을 깔고 쪄 내면 맛있는 송편이 완성된다.

송편을 만드는 과정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점은 다양한 모양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었다. 가장 기본적인 반달 모양뿐만 아니라 꽃 모양, 조개 모양, 잎 모양 등 여러 가지 예쁜 모양으로 송편을 만들 수 있었다. 특히 가족들과 함께 둘러앉아 송편을 빚던 시간이 기억에 남는다. 시어머니께서는"송편을 예쁘게 빚으면 예쁘고 건강한 아이를 낳는다"고 말씀하셨다. 가족들과 웃으며 송편을 빚었던 시간은 낯선 한국 생활에 적응하는 데 큰 위로와 행복이 되었다.

그때 나는 명절 음식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 아니라, 가족이 함께 만드는 과정 자체가 소중하다는 것을 느꼈다. 함께 음식을 만들고 이야기를 나누며 웃는 시간이 가족을 더욱 가까워지게 만든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2. 김아인_베트남_낯선 추석 3
또 하나 인상 깊었던 추석 문화는 성묘였다. 추석이 되면 가족들이 함께 조상의 묘를 찾아가 인사를 드리고 주변을 정리하는 모습을 보았다. 처음에는 성묘가 조금 낯설었지만, 그 의미를 알고 나니 매우 뜻깊은 전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들은 조상의 묘 주변을 깨끗하게 정리하고, 조상을 기억하며 감사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면서 '가족은 지금 함께 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우리를 있게 해 준 조상과도 이어져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성묘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베트남의 명절 문화도 떠올랐다. 베트남에서도 명절이나 중요한 날이 되면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고, 가족들이 함께 모여 조상을 기억한다. 집 안에 조상의 사진을 모시고 음식을 준비해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문화도 있다.

한국과 베트남은 방법과 모습은 조금 다르지만, 조상을 기억하고 가족의 뿌리를 소중히 여긴다는 점에서는 매우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한국의 추석과 베트남의 중추절을 비교해 보는 것도 흥미로웠다. 베트남에서 중추절은 특히 어린이들에게 특별한 날이다. 아이들은 예쁜 별 모양의 전통 등불인 'đen ong sao(댄 옹 싸오)'를 들고 거리를 행진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밤이 되면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등불을 들고 거리를 걸으며 신나는 사자춤 공연을 구경하기도 한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과자와 사탕, 과일 등 다양한 선물을 주기도 한다.

베트남에서 중추절은 어린이들을 위한 즐거운 명절이면서, 가족이 함께 모여 사랑과 정을 나누는'Tết đoàn viên(뗏 도안비엔)', 즉'가족이 함께하는 명절'이기도 하다. 가족들은 함께 월병을 먹고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월병(月餠)은 보름달처럼 둥근 모양으로 가족의 화목과 재회를 상징한다.

한국의 추석과 베트남의 중추절은 모습은 다르지만, 가족이 함께 모여 사랑과 정을 나눈다는 점에서는 매우 닮아 있다. 한국의 추석이 가족과 친척들이 모여 음식을 나누고 조상을 기리며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명절이라면, 베트남의 중추절은 아이들의 웃음과 함께 가족의 사랑을 느끼는 명절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처음 맞이한 추석은 나에게 단순히 새로운 명절을 경험한 날이 아니었다. 낯선 나라에서 새로운 가족과 함께 명절을 보내며 한국의 문화를 배우고, 동시에 고향에 있는 가족의 소중함도 다시 느끼게 된 시간이었다.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나는 새로운 문화를 배우는 것이 단순히 다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는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다 보면 오히려 내가 살아온 문화와 가족의 소중함도 더 깊이 알게 되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한국과 베트남의 아름다운 문화를 서로 나누고 소개하면서, 두 나라의 마음을 이어 주는 따뜻한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김아인 명예기자(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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