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천안 아동학대 비극' 더는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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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천안 아동학대 비극' 더는 없어야 한다

  • 승인 2026-08-13 16:26
  • 신문게재 2026-08-14 19면
천안에서 발생한 11세 아동학대 사망 사건은 고장 난 아동보호 시스템이 초래한 비극이나 다름 없다. 경찰 등에 따르면 숨진 A군과 관련, 경찰과 천안시에 엄마와 외할머니에 의한 학대 혐의로 신고·접수된 건수는 5년간 4건에 이른다. 이 정도 아동학대 사건이면 경찰과 지자체의 아동보호전문기관이 학대 여부 조사를 통해 즉각 분리 등의 조치로 보호해야 하지만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A군의 엄마는 2021년 아동 방치 혐의로 신고돼 경찰 조사를 거쳐 형사처벌을 받았고, 외할머니 역시 2024년 당시 초등학교 3학년인 A군을 폭행한 혐의로 처벌을 받았다고 한다. A군은 사망하기 직전인 2일과 3일에도 인근 편의점과 식당을 찾아가 외할머니의 폭행 사실을 알려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경찰과 지자체 공무원은 이틀째 이어진 외할머니의 폭행을 중대 사안으로 보고, 법원에 접근 금지 등 긴급 임시조치를 신청했으나 이행되지 않았다.

법원은 외할머니의 접근 금지는 기각하고, 임시 분리조치인 위탁교육을 결정했으나 이마저 지켜지지 않았다. 담당 공무원이 A군을 맡길 곳이 마땅치 않다는 이유로 머물던 교회로 다시 돌려보낸 것이다. A군은 3일 경찰을 직접 찾아가 피해 사실을 알리기까지 했다. 하지만 생활하던 교회로 돌아간 A군은 5일 저녁 고열과 탈진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이 과정 의료진은 A군을 최대 38시간 결박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학교 밖 청소년인 A군은 마지막 구조 요청조차 외면당한 채 고통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2020년 '정인이 사건'을 계기로 생긴 각종 학대 피해 아동 보호 시스템은 관련 기관의 안일한 대응으로 무용지물이 됐다. 아동학대 가해자의 80% 이상이 부모이고, 최근 5년간(2020~2024년) 학대로 숨진 아동은 207명에 달한다. 학대 의심 아동에 대한 선제적 관리 등 관련 기관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참담한 비극'이 더는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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