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서 30억 사기공범 된 유학생… "그만뒀다" 해도 책임 못 피했다

  • 사회/교육
  • 사건/사고

대전서 30억 사기공범 된 유학생… "그만뒀다" 해도 책임 못 피했다

베트남 출신 유학생, 13일가량 자금세탁책 가담
직접 인출·송금 약 3억… 전체 범행은 30억 규모
법원 "범행 이탈 뒤 전달한 체크카드로 피해 계속"

  • 승인 2026-08-12 17:00
  • 신문게재 2026-08-13 6면
  • 이현제 기자이현제 기자

대전지법은 보이스피싱 조직의 자금세탁책으로 약 13일간 가담한 베트남인 남성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며, 범행 가담 이후 시작된 사기 피해라면 조직에서 이탈한 뒤 발생한 결과에 대해서도 공동정범으로서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자금세탁이 범행의 필수적 역할임을 강조하며 피고인이 이탈 시 체크카드를 넘겨 범행을 방치한 점을 지적했으나, 가담 전 발생한 피해에 대해서는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판결은 피고인의 짧은 가담 기간과 역할, 실제 인출 및 송금에 관여한 금액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형량을 결정한 결과입니다.

clip20260812152656
대전지방법원. 중도일보 DB.
대전에서 13일 가량 대규모 전기통신금융사기 조직의 자금세탁책으로 가담했다가 중간에 빠져나온 공범에게 법원은 어디까지 책임을 물었을까. 법원은 범행에 뛰어들기 전 발생한 피해에는 책임을 물을 수 없지만, 일단 공범으로 가담해 시작된 범행은 조직에서 빠져나온 이후 발생한 피해까지도 책임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김병만)는 사기와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베트남 출신 남성 A 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사건번호 2026고합26)

A 씨는 2024년 7월 대학 재학 중 알게 된 공범으로부터 "카드를 이용해 현금을 인출하고 환전해 베트남으로 송금해주면 100만 원당 5000원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범행에 가담했다.

조직은 해외에 서버를 둔 가짜 쇼핑몰 등을 만든 뒤 투자하면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피해자들을 속였고, 총책과 유인책, 중간관리책, 자금세탁책 등으로 역할을 나눠 피해금을 여러 계좌로 옮기며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A 씨가 맡은 역할은 대전에서 이뤄졌다. 그는 공범의 지시에 따라 대전 동구 자신의 주거지에서 공범 명의의 여러 은행 계좌와 연결된 체크카드를 이용해 피해금이 포함된 돈을 인출한 뒤 자신의 계좌에 입금하고, 이를 다시 다른 조직원에게 송금하는 방식으로 범죄수익을 분배했다.

실제 A 씨는 2024년 7월 23일부터 8월 10일까지 대전 동구 주거지를 거점으로 피해금을 인출·송금했으며 범행에 가담한 날은 13일 가량으로 조사됐다.

A 씨는 재판에서 자신이 사기 범행의 구체적인 내용을 알지 못했고 단순히 돈을 옮겼을 뿐이라며 사기 공동정범이 아닌 방조범에 불과하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조직적인 전기통신금융사기 범행에서 피해자를 직접 속이지 않았더라도 범죄수익을 옮기는 자금세탁책은 범행에 필수적인 역할을 담당한다고 판단했다.

A 씨가 직접 실행행위를 담당한 피해금은 약 3억 원으로, 전체 유죄 인정 범행 규모의 약 10%였다.

특히 이번 판결에서는 A 씨가 범행에서 이탈한 이후 발생한 피해에 대해서도 책임을 인정했다. 법원은 A 씨가 약 13일 다소 짧은 기간 범행에 가담했더라도, 가담 이후 시작된 피해자들에 대한 사기가 다른 조직원들에 의해 계속됐다면 이탈 이후 발생한 피해에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A 씨가 범행에서 이탈하면서 체크카드를 다른 공범에게 넘긴 행위 역시 다른 조직원들의 범행을 막은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봤다.

다만 법원은 A 씨가 범행에 가담하기 전에 발생한 피해에 대해서는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A 씨가 실제 인출·송금에 직접 관여한 금액이 약 3억 원에 그친 점과 가담 기간이 13일 가량으로 길지 않은 점, 피해자를 직접 속이는 역할을 담당하지 않은 점, 같은 사기조직의 다른 범죄로 이미 징역 1년을 복역한 점 등을 고려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이현제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아산시, 신동 곡교천로 진입도로 개통
  2. 통합 무산 충남대 ‘다음 수’ 찾기 고심
  3. '행정수도특별법 제정' 마침표… 어게인 여·야 합의로 찍어야
  4. 안전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바뀐 무궁화호
  5. 충청권 성적 촬영물 협박·강요 증가…대전 최다
  1. 대전 중학교 배정 달라진다…다자녀 첫째도 ‘선배정’
  2. [현장에서 만난 사람]정주진 연세대 국가관리연구원 연구교수
  3. 권아름 충남농기원 연구사, '제36회 과학기술우수논문상' 수상
  4. 남상호 대전대 총장, 재신임...2년 더 대학 이끈다
  5. 대전기상청·충청권질병대응센터, 폭염 대응 머리 맞대

헤드라인 뉴스


대전시, 543억 규모 ‘D-성장펀드’ 결성… 지역 벤처·스타트업 투자

대전시, 543억 규모 ‘D-성장펀드’ 결성… 지역 벤처·스타트업 투자

대전시가 창업 초기기업과 전략산업 분야 벤처·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한 543억 원 규모의 '대전 D-성장펀드'를 조성했다. 대전시는 1일 대전스타트업파크 본부에서 D-성장펀드 결성식을 열고 본격적인 펀드 운용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D-성장펀드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수도권에 집중된 벤처투자를 지역으로 확대하기 위해 추진한 '지역성장펀드' 공모사업에 대전시가 선정되면서 조성됐다. 중기부 모태펀드 350억 원을 기반으로 KAIST와 하나은행, NH농협, IBK기업은행, 행복에너지, 지엔소프트 등이 출자에 참여해 전체 펀드 규모는 543억 원..

충청광역연합 `돈·권한` 싣는다… 특별법 제정 첫발
충청광역연합 '돈·권한' 싣는다… 특별법 제정 첫발

충청권 4개 시·도를 하나의 생활·경제권으로 견인할 충청광역연합의 권한과 재정 기반을 강화하는 특별법 제정 논의가 본격화된다. 현재 시·도에서 넘겨받은 사무를 수행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국가 권한과 재원을 확보해 충청권 공동사업을 보다 주도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1일 대전시와 충청광역연합 등에 따르면 2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대전·세종·충남·충북과 충청광역연합이 참여하는 '충청광역연합 특별법 제정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린다. 이날 4개 시·도는 특별법의 조속한 제정을 위해 국회와 중앙정부에..

대전·충북 아파트 매매가 상승폭 축소…세종 상승 전환, 충남 하락세 유지
대전·충북 아파트 매매가 상승폭 축소…세종 상승 전환, 충남 하락세 유지

대전과 충북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오름폭은 축소됐다. 세종은 상승 전환했으며, 충남은 낙폭을 줄였다. 전세가격은 충청권 4개 시·도 모두 상승세를 나타냈다. 1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6년 9월 넷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대전 집값은 전주보다 0.01% 상승했다. 7월 중순 상승 전환한 이후 오름세를 이어갔지만 전주(0.03%)보다 상승폭은 0.02%포인트 줄었다. 충북은 0.04% 올라 상승세를 유지했지만, 전주(0.07%)보다 오름폭이 0.03%포인트 축소됐다. 충남은 -0.03%를 기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국군의 날 기념행사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국군의 날 기념행사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 안전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바뀐 무궁화호 안전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바뀐 무궁화호

  • ‘대전시는 수소트램 원점 재검토하라’ ‘대전시는 수소트램 원점 재검토하라’

  • 금빛으로 빛난 대전의 영웅들 금빛으로 빛난 대전의 영웅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