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키운 선수를 떠나보내던 보령, 이제는 붙잡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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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키운 선수를 떠나보내던 보령, 이제는 붙잡을 수 있을까

18년 육성 인프라에 '마지막 퍼즐' 놓이나…선수 정착 구조 구축이 관건

  • 승인 2026-08-11 10:18
  • 김재수 기자김재수 기자

보령시는 지역 유도 유망주들의 외부 유출을 막고 초·중·고교와 연계된 선수 육성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2027년 1월 창단을 목표로 시청 유도 실업팀 설립을 추진합니다. 이번 실업팀 창단은 국제대회 금메달리스트 심재윤 등 우수한 인재들이 고향에서 안정적으로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진로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지역 체육계의 큰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보령시는 지속 가능한 운영 체계 마련과 투명한 성과 관리를 통해 지역 인재가 보령의 이름을 달고 세계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는 실질적인 토대를 완성할 계획입니다.

김재수
김재수기자
보령에서 유도를 배운 선수들은 졸업 후 고향을 떠나야 했다. 18년간 이어진 이 흐름이 바뀔 조짐이 보인다.

보령시가 2027년 1월 시청 유도 실업팀 창단을 추진하고 있다. 계획대로 팀이 출범하면 보령에서 성장한 선수들이 고향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첫 번째 발판이 마련된다.

지역 유도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선수가 있다. 보령 출신 유망주 심재윤은 2026 페루 리마 그랑프리 국제대회 출전을 앞두고 있으며, 세계선수권과 올림픽이라는 더 큰 무대를 목표로 삼고 있다. 7월 18일부터 19일까지 요르단 암반에서 열린 2026년 아시아청소년유도대회에서 고등학생 신분으로 유일하게 금메달을 목어 걸었으며,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선수라는 점에서 지역의 관심이 집중된다.

18년간 보령에서 선수를 육성해온 임희대 감독의 성과도 적지 않다. 제자 이남훈은 전국체전과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10체급 석권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만들었으며, 심재윤 역시 고교 무대와 국제대회를 거치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여자부 백지호(주산고)선수도 국가대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현장에는 구조적 공백이 있었다. 임 감독은 "초·중·고를 연계해 지도하고 좋은 대학에 보내도 졸업 후 돌아올 충남 실업팀이 없었다"고 밝혔다. 보령이 투자한 시간과 노력의 결실이 다른 지역으로 향할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실업팀 창단은 단순히 선수 몇 명을 채용하는 문제가 아니다. 학교체육과 대학, 실업팀이 연결돼야 선수에게는 진로가 생기고 지역에는 인재가 남는다. 유망주에게 '운동을 계속하면 갈 곳이 있다'는 신호가 되기도 한다.

다만 창단 자체가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선수 영입과 지도자 구성, 훈련시설, 대회 출전비, 재활·의료 지원 등 지속 가능한 운영 체계가 뒷받침돼야 하며, 시민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팀 운영의 성과와 지역 체육에 미치는 효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일도 필요하다.

2027년 보령시청 유도팀이 출범하면 보령 유도는 새로운 시험대에 오른다. 18년 동안 키운 선수를 떠나보내야 했던 도시가 이제는 그 선수에게 돌아올 자리를 만들려 하고 있다, 창단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보령에서 운동을 시작한 아이가 언젠가 보령의 이름을 달고 뛸 수 있는 길이 실제로 이어지는지, 그것이 이번 창단의 진짜 성패를 가를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보령=김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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