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패 하나 달았을 뿐인데…여주시 보훈행정, '기억'에서 '예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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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패 하나 달았을 뿐인데…여주시 보훈행정, '기억'에서 '예우'로

  • 승인 2026-08-10 11:21
  • 이인국 기자이인국 기자
01-여주시, 독립유공자 유족 찾아 국가유공자 명패 부착(2)
여주시, 독립유공자 유족 찾아 국가유공자 명패 부착(사진=여주시 제공)
국가유공자 명패를 다는 일은 겉으로 보면 작은 행정행사에 불과하다. 하지만 여주시가 독립유공자 유족의 자택을 직접 찾아 명패를 부착한 장면은 단순한 기념사업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독립운동의 역사를 기억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유공자와 유족을 현재의 행정이 직접 챙기는 '보훈'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시는 6일 세종대왕면에 거주하는 독립유공자 유족 김용수 씨를 찾아 국가유공자 명패를 전달하고 직접 부착했다.

이번 방문의 주인공인 김 씨는 독립운동가 곽영준 애국지사의 외손자다. 지난 4월 애국지사 유족으로 등록되면서 국가 차원의 예우 대상에 포함됐다.

곽영준 애국지사는 1919년 양근리 만세 시위에 참여한 뒤 1920년에는 양평군 용문면 일대에서 독립운동 자금을 모집하는 등 항일운동을 이어갔다. 정부는 그의 공적을 인정해 2006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다.

이번 사례에서 주목할 대목은 '누구에게 명패를 전달했느냐'보다 행정이 유족을 어떻게 대하고 있느냐에 있다.

일반적인 보훈사업이 기념일이나 행사장에서 유공자를 초청해 표창하거나 기념품을 전달하는 방식에 머물렀다면, 자택 방문은 접근 방식부터 다르다. 행정기관이 보훈 대상자를 기다리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찾아가 예우를 표시하는 방식이다.

특히 독립유공자의 후손이 새롭게 유족으로 등록된 시점에 시장이 직접 현장을 찾았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과거의 독립운동을 역사책 속 기록으로 남기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재 살아가는 후손에 대한 예우로 연결하려는 행정적 접근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지방자치단체의 보훈정책이 변화하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국가유공자에 대한 지원이 단순한 경제적 보조를 넘어 지역사회에서 유공자의 공헌을 기억하고 유족의 명예를 높이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주시 입장에서도 이번 명패 부착은 지역 보훈행정의 상징적인 장면이 될 수 있다. 독립유공자의 공적을 발굴하고 후손을 찾아 예우하는 과정 자체가 지역의 역사와 보훈정책을 연결하는 통로가 될 수 있어서다.

더욱이 독립운동의 역사는 세대가 바뀔수록 직접 경험할 수 없는 과거가 된다. 결국 지방정부의 역할은 기록을 보존하는 것뿐 아니라 그 기록의 주인공과 후손이 지역사회에서 존중받도록 만드는 데까지 확장될 필요가 있다.

이충우 여주시장이 이날 직접 명패를 부착한 것도 이런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 시장은 "나라를 위한 숭고한 희생을 잊지 않고, 국가유공자와 유족에 대한 예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이번 행사는 명패 하나를 부착하는 데서 끝나는 행사가 아니다. 독립유공자의 희생을 '과거의 역사'로 기억하는 행정에서, 그 후손까지 살피며 '현재의 예우'로 이어가는 행정으로 전환하겠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앞으로 여주시 보훈행정에서 중요한 것은 이번 한 차례의 방문을 넘어 얼마나 지속적으로 유공자와 유족을 찾아내고 지원하며 지역사회와 연결하느냐가 될 전망이다. 여주=이인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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