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두규 시인 제8회 조태일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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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두규 시인 제8회 조태일문학상 수상

시집 '두텁나루숲 뒷간에 앉아'
"생명의 존엄과 공동체의 가치를 묵직한 언어로 증언해"

  • 승인 2026-08-10 11:33
  • 신문게재 2026-08-11 4면
  • 이승주 기자이승주 기자
4.제8회 조태일문학상
제8회 조태일문학상을 수상한 박두규 시인 시집.(사진=곡성군 제공)
어두운 시대에 맞서는 자유정신, 자연과 하나된 순정한 정서를 빼어나게 노래한 곡성 출신 죽형(竹兄) 조태일 시인을 기리고자 곡성군(군수 조상래)과 (사)죽형조태일시인기념사업회(이사장 박석무) 주최하는 제8회 조태일문학상 수상자로 시집 '두텁나루숲 뒷간에 앉아'(2025, 솔)을 펴낸 박두규 시인이 선정됐다.

10일 곡성군에 따르면 박두규 시인의 시집 '두텁나루숲 뒷간에 앉아'는 가장 낮은 곳에서 바라본 삶과 죽음 그리고 숲에서 길을 잃고 비로소 만난 깨달음의 여정이다. 시인에게 '두텁나루숲'은 단순한 거처가 아니다. 그것은 "숲 밖의 세상에서 숲 안의 세상으로 들어온" 결단이자, "몸과 마음 모두 자본에 절어 있는 나를 변화시키고", "절대 균형을 이루는 우주의 저울추"를 찾기 위한 치열한 수행의 공간이다. 시집의 제목이 된 '뒷간'은 그 중심이다. 시인은 그곳에 쪼그려 앉아 "안개가 걷히며 강이 모습을 드러내는" 풍경을 통해 "경이로운 풍경 속 점 하나"로 존재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고요 속 오랜 어둠에 젖어 스스로 빛나는" 존재의 본질과 마주한다.

이 깨달음은 '사랑'으로 완성된다. 시인은 사랑이야말로 "숲과 저잣거리를 잇는 오롯한 길"이며, "시작부터 완성된 사랑"임을 노래한다. 결국 이 시집은 '두텁나루숲'이라는 구체적인 공간에서 출발하여 '나'를 넘어 '그대'에게로, 그리고 세상 모든 것을 향한 사랑으로 확장되는 한 시인의 감동적인 영적 순례의 기록이다.

또한 이번 시집의 핵심은 '영성'에 대한 깊은 탐구다. 특히 4부 '사랑의 완성'은 인도의 영적 스승 슈리슈리 아난다무르띠의 가르침에서 받은 영감을 시로 형상화한 것이다. 시인은 "완전성을 성취하려는" 우주적 노력인 '사다나(Sadhana, 영적 수행)'의 길을 걷는다. 이는 "나를 옥죄던 모든 경계가 사라지는" 경험이며, "스스로의 감옥에 갇혀" 있던 '나'를 소멸하고 "온 우주를 다만 사랑하는 나"로 거듭나는 과정이다.

그는 "네 안에서 너를 바라보는 이"가 곧 "빛"이자 "사랑"임을 깨닫는다. 시인이 숲에서 길어 올린 것은 아름다운 서정이 전부가 아니다. 그것은 생의 모든 고통과 소멸을 끌어안고 마침내 '지고의 의식'과 하나가 되려는 한 영혼의 치열한 노래인 것이다.

"무엇보다 높이 평가한 것은 언어의 태도이다. 이 시집은 현실을 과장하거나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다. 사물 하나, 풍경 하나를 오래 바라보는 인내 속에서 시대의 상처와 인간의 존엄을 드러낸다. 박두규의 시는 잔잔하고 고요하다. 지리산 바위틈에 홀로 피어 있는 구절초처럼 조촐하다. 박두규의 시는 담백하다. 요란하게 치장하지 않는다. 늘 조용하게 말을 걸어온다. 조용하게 말을 걸어오지만 언어가 주는 파동이 있다. 그 파동이 읽는 이를 가만히 흔들며 공명(共鳴)하게 한다. 절제된 언어는 오히려 더 큰 울림을 만들어 내며, 생명의 미세한 결을 놓치지 않는 감각은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삶을 다시 성찰하게 한다."

심사위원들은 "조태일 시가 민중의 삶을 통해 국토의 생명성을 발견했다면, 박두규의 시는 생태와 공동체의 감각을 통해 인간다운 삶의 가능성을 복원한다. 그 점에서 이 시집은 조태일의 시정신을 계승하는 데 머물지 않고, 오늘의 시대적 과제에 맞게 창조적으로 확장한 성과라 할 수 있다. 오늘의 시가 더욱 화려한 언어와 복잡한 형식을 경쟁하는 시대에, '두텁나루숲 뒷간에 앉아'는 가장 낮은 자리에서 가장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는 시집이다. 생명의 존엄과 공동체의 가치, 인간과 자연이 함께 살아가는 길을 묵직한 언어로 증언한 이 시집은 조태일문학상이 지향하는 시의 정신을 가장 깊이 구현한 작품으로 평가되기에 충분하다."라고 밝혔다.

곡성=이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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