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광주 대단지 사건' 8·10 항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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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광주 대단지 사건' 8·10 항쟁으로

‘광주대단지 사건’→‘8·10 항쟁’…성남의 역사 인식이 달라졌다

  • 승인 2026-08-10 10:01
  • 수정 2026-08-10 13:29
  • 이인국 기자이인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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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진 성남시장이 '8·10 성남(광주대단지) 항쟁' 55주년 기념식 (사진=성남시 제공)
성남의 출발점으로 꼽히는 1971년 8월 10일을 바라보는 도시의 공식 명칭이 달라졌다.

한때 '광주대단지 사건'으로 불렸던 역사적 사건이 이제 '8·10 성남(광주대단지) 항쟁'이라는 이름으로 기록되고 있다. 단순한 명칭 변경을 넘어 당시 주민들의 행동을 바라보는 성남시의 역사 인식이 달라졌다는 의미가 담겼다.

성남시는 10일 시청 로비에서 55주년 기념식을 열고 8·10 항쟁의 역사적 의미를 되짚었다. 기록영상과 사진을 통해 당시 상황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공연과 헌시 낭송 등을 통해 항쟁의 기억을 공유했다.

이번 기념식에서 주목되는 대목은 행사의 규모보다 '8·10 항쟁'이라는 명칭 자체다.

시는 2024년 12월 조례를 고쳐 기존 '광주대단지 사건'이라는 명칭을 '8·10 성남(광주대단지) 항쟁'으로 변경했다.

명칭에 담긴 시각부터 달라졌다. '사건'이 특정 시기에 발생한 사회적 소요를 설명하는 표현이라면, '항쟁'은 당시 주민들이 처한 현실과 그들이 제기한 요구, 집단행동의 역사적 의미에 무게를 둔다.

1971년 8월 10일 광주군 중부면 일대에서 주민들이 거리로 나선 배경에는 당시 도시 개발 정책과 강제 이주 문제가 자리 잡고 있었다.

서울의 무허가 주택 철거 정책에 따라 현재의 성남 수정구·중원구 일대로 옮겨온 주민은 5만여 명에 달했다. 그러나 이주 이후에도 생활 기반은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고, 주민들은 생계 수단과 열악한 생활환경 개선 등을 요구했다.

결국 누적된 불만은 1971년 8월 10일 대규모 집단행동으로 폭발했다.

따라서 8·10을 단순히 행정 과정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규정할 것인지, 도시 빈민들이 생존권을 요구하며 집단적으로 행동한 '항쟁'으로 바라볼 것인지는 역사 해석의 차이를 넘어선다.

성남시가 명칭을 바꾼 것도 이런 맥락이다.

특히 8·10 항쟁은 성남이라는 도시가 형성되는 과정과 떼어놓고 보기 어렵다. 광주대단지 주민들의 집단행동 이후 도시 개발과 행정체계에도 변화가 이어졌고, 1973년 7월 1일 성남시가 출범하면서 현재의 도시 구조가 본격적으로 형성됐다.

8·10 항쟁은 성남의 '과거'에 머무는 역사적 사건이 아니라 성남이라는 도시가 어떤 배경에서 만들어졌는지를 보여주는 출발점인 셈이다.

성남시가 최근 기념사업과 역사 기록화에 힘을 쏟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성남시와 성남문화원은 그동안 학술회를 개최하고 당시 주민들의 증언을 수집하는 한편 관련 자료를 정리해 자료집을 발간하는 등 8·10 항쟁을 도시의 역사로 기록하는 작업을 이어왔다.

사진전은 기념식 이후 성남문화원으로 자리를 옮겨 14일까지 이어진다.

역사의 명칭을 바꾸는 일은 결국 무엇을 기억하고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과정이다.

'광주대단지 사건'에서 '8·10 성남(광주대단지) 항쟁'으로 바뀐 명칭에는 당시 주민들을 단순한 사건의 당사자가 아니라 성남의 역사를 만들어낸 주체로 바라보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55년이 지난 지금 성남이 8월 10일을 다시 꺼내는 이유는 과거를 반복해서 기념하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도시의 출발을 주민들의 생존권 요구와 연대의 역사로 새롭게 정의하고, 그 기억을 현재와 미래의 도시 정체성으로 연결하려는 데 이번 명칭 변경과 기념사업의 의미가 있다. 성남=이인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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