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식의 도시행복학] 61. 살다 보면 무협지 주인공의 절세 기공과 쾌도 난마 행태가 그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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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식의 도시행복학] 61. 살다 보면 무협지 주인공의 절세 기공과 쾌도 난마 행태가 그리워집니다!

신천식 배재대 특임교수·도시행복아카데미개설준비위원장

  • 승인 2026-08-10 10:00
  • 수정 2026-08-10 11:20
  • 신문게재 2026-08-11 19면
  • 현옥란 기자현옥란 기자
0-신천식(2026신규)
신천식 배재대 특임교수·도시행복아카데미개설준비위원장
무협지의 세계는 현실에서 존재하지 않지만 문득 그리워짐은 무슨 이유일까요? 어렵고 힘들어 뜻대로 되지 않는 세상만사를 대하는 평범한 소시민의 작은 일탈일까요?

자본주의의 폐해를 비판하는 목소리는 넘쳐 나지만 뾰족한 대안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 운동은 전 세계를 뒤흔들었지만 아무 것도 바꾸지 못했습니다. MZ세대는 영끌과 빚투로 자산 시장에 뛰어들다 좌절하고 포기하고, 청년들은 노력해도 안 된다는 체념으로 일찍부터 N포세대가 되었습니다. 사회주의는 실패했고, 공동체주의는 현실성이 없으며, 탈성장론은 기득권의 벽에 막힙니다. 이 막막함 속에서 인간은 현실 밖의 세계로 눈을 돌려봅니다. 무협지의 무대인 강호(江湖)는 화폐 없이도 질서가 유지되는 이상세계의 원형입니다.

착하게 살면 손해라는 말이 격언처럼 통용되는 현실에서 무협지의 주인공은 천재일우의 절세 기공을 무기로, 모순과 부조리로 상징되는 불의에 과감히 맞섭니다. 강자에게 절대 굽히지 않고, 약자를 착취하지 않으며 돈보다는 의리를 선택하고 사랑의 순수함을 고집하는 그는 화폐 문명이 체계적으로 파괴한 인간 본래의 덕목입니다.

무협지 내용이 기억 속에서 가끔씩 꿈틀거림은, 사라진 것처럼 보이던 그 덕목들이 아직 우리 안에 살아있다는 증거입니다. 이 험한 세상을 살고있어도 현대인은 현실의 모순과 왜곡을 해결할 작은 불씨를 저마다의 가슴 깊이 간직하고 있다는 확실한 반증입니다. 화폐 문명의 모순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그 안에서 살아가야 하는 현대인에게 무협지의 추억은 단순한 향수가 아닙니다. 그것은 인간이 당연히 누리고 살아야 할 세상을 잊지 않으려는 무의식의 발로입니다. 모순과 왜곡을 해결할 대안을 찾지 못하는 시대일수록 무협지 주인공의 쾌도난마 행적은 후련한 기억으로 되살아납니다. 무협지의 강호는 우리가 지우고 버린 세계의 흔적이며 흐릿한 지도입니다. 그 지도를 그리워하고 가끔씩은 주인공처럼 살아가고 싶어함은 우리가 아직은 순수한 인간이란 증거입니다.

신천식 배재대 특임교수·도시행복아카데미개설준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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