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드는 사람도 행복해야"…세종 최초 ‘주 4일제’ 강소기업 한국소스

  • 정치/행정
  • 세종

"만드는 사람도 행복해야"…세종 최초 ‘주 4일제’ 강소기업 한국소스

[2026 세종시 경제 현주소⑤]
‘맨땅에 헤딩’ 30년, 거래처 2000곳으로
임금 삭감 없는 주4일제 ‘대표 선도기업’
생산성 증대와 직원 행복 ‘두 마리 토끼’
지역과 상생 집중, 제2공장 등 도약 준비

  • 승인 2026-08-09 10:09
  • 수정 2026-08-09 15:43
  • 신문게재 2026-08-10 8면
  • 조선교 기자조선교 기자

행정수도를 넘어 자족도시를 꿈꾸는 세종시에서 30년 업력의 소스 전문 기업 '㈜한국소스'는 1,000가지 이상의 레시피를 바탕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지고 있는 대표적인 강소기업입니다.

이 기업은 동종 업계 최초로 임금 삭감 없는 주 4일 근무제를 안착시켜 일과 생활의 균형을 실현했을 뿐만 아니라, 공정 자동화와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연 매출 100억 원 규모의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또한 지역 농산물 수매와 청년 및 시니어 고용 등 상생 경영을 실천하고 있으며, 내년 제2공장 준공을 기점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더욱 확대해 세종의 산업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할 전망입니다.

KakaoTalk_20260809_022001180_02
세종 연서면 기룡리의 ㈜한국소스 전경. (사진=조선교 기자)
"행정수도를 넘어, 자족도시로." 신행정수도로 계획된 세종시의 최대 과제는 자족 기능 확보다.

세종시는 행정·공공 영역의 인프라 이전을 토대로 관련 서비스 산업이 일찌감치 타 시·도를 압도하며 초기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23년 기준 공공행정과 국방, 사회보장 행정 등 세부 영역의 산업 매출액은 인구 39만여 명 규모를 훌쩍 뛰어넘는 11조 원을 기록했으며, 도 단위 지역을 제외하면 서울에 이어 두 번째 규모로 올라섰다. 인천과 대구, 부산 등 국내 대도시를 모두 앞서는 수치다.

그러나 행정 인프라 확대만으론 도시 전반의 성장을 견인할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민간기업의 투자와 이를 통한 산업 생태계 구축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에 대해 이견은 드물다.

민선 5기 세종시 역시 이러한 상황 인식에서 자족 기능을 최우선 현안으로 내세우며, '기업 하기 좋은 도시'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여기에 점차 높아지고 있는 행정수도로서의 위상과 지리적 이점, 신규 교통 인프라 등 여러 복합적인 요소들까지 작용하면서, 실제 세종에 둥지를 트는 유수의 기업들도 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중도일보는 매월 1회에 걸쳐 우리 지역 기업들의 역량과 비전을 소개하며 세종의 산업 생태계 변천사를 기록하고자 한다.

다섯 번째 순서로는 국내 최상위권 소스 전문 OEM·ODM 기업이자 세종지역 최초, 동종 업계 내에서도 처음으로 주 4일 근무제를 안착시킨 강소기업 '㈜한국소스'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KakaoTalk_20260809_022001180_06
㈜한국소스의 자동화 설비. (사진=조선교 기자)
"우리나라 사람 중 한 번도 맛보지 않은 사람은 찾기 힘들다."

이는 ㈜한국소스가 만든 제품을 두고 하는 얘기다. 30년간 업력을 이어오며 현재는 2000여 곳이 넘는 거래처를 소스를 납품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명 셰프들의 홈쇼핑 제품을 비롯해 대형 브랜드 스토어, 마트, 백화점, 호텔, 프랜차이즈 등 한국소스의 제품은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단지, 주문자 생산방식과 기업 간 거래(B2B) 등에 초점이 맞춰져 소비자가 사명을 직접 접하지 못했을 뿐이다.

당장 전날 저녁상에 오른 '소불고기와 게장 양념'이나 삼겹살에 곁들인 '초장이나 쌈장', 또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마라탕이나 마라샹궈'까지.

한국소스가 보유한 1000가지 이상의 레시피는 이미 국민들 밥상의 일부를 담당하고 있다.

한국소스는 동종 업계 내에서 정상급에 올랐다는 평가뿐만 아니라, '상생'의 가치를 두고도 주목받고 있다.

함께 회사를 일궈온 직원부터 지역 대학과 학생, 마을 주민에 이르기까지, 한국소스는 회사 홀로의 성장보다 '동행'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KakaoTalk_20260809_022001180_07
㈜한국소스 제2공장 조성을 진행 중인 현장 모습. (사진=조선교 기자)
▲'맨땅에서 헤딩'에서 100억 매출 기업으로=한국소스의 탄생은 순탄치 않았다.

1990년대 한 건설사가 지금의 한국소스 사업장 부지, 당시 기준으론 충남 연기군 서면 기룡리에서 식품업체 자회사 운영을 준비했다.

수도권 출신으로 중앙대를 졸업한 최인수 대표도 여기에 동참하기로 하면서, 현재의 세종시 연서면에 첫발을 들였다.

그러나 식품업체는 사업장 준공도 되기 전에 부도가 났고, 동업자들이 모두 떠난 뒤 최 대표는 홀로 남았다.

그는 지역 연고조차 없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사업장을 인수하기로 결심했고, 아무런 기반이 없던 판로와 네트워크를 개척해나갔다.

1997년 설립된 한국소스는 30년이 지난 현재 연간 80~90억 원대 매출, 10%대 영업이익을 꾸준히 기록하는 강소기업으로 우뚝 섰다.

코로나19 사태로 외식이 줄고, 가정식이 늘었던 시점엔 매출이 100억 원대까지 치솟았다.

2020년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을 통과한 뒤 수출을 본격화했으며, 이듬해 수출 실적 20만 달러를 돌파했다.

또 2022년에는 연구소 준공과 함께 연구개발에도 힘을 실었고, 공장 자동화도 과거부터 점진적으로 진행됐다.

내년에는 제2공장 준공까지 앞뒀다. 이를 통해 생산능력(Capa)를 두 배가량 늘리고, 내수를 넘어 해외시장에도 집중키로 했다.

KakaoTalk_20260809_022001180_04
㈜한국소스가 받은 인증서와 표창장들. (사진=조선교 기자)
▲"만드는 사람까지 행복해야"=성장 가도를 달리며 한국소스는 2019년 세종시 스타기업을 비롯해 메인비즈협회의 경영혁신형 중소기업, 이노비즈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세종시 기업인의 날 유망 중소기업 등 갖가지 인증을 획득하며 남다른 수식어를 얻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선정된 '대한민국 일·생활 균형 우수기업'과 '세종시 행복일터 우수사업장'의 의미는 남다르다.

동종 업계 내에서도 사례가 유일무이한 주 4일 근무제를 선도적으로 도입하면서 거둔 결실이다.

통상 제조업에서 근무시간을 단축하기란 쉽지 않은 선택이다. 생산량이 줄면 매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한국소스에선 "일할 때는 확실히, 휴식도 완벽하게"란 가치관이 이러한 우려를 앞섰다.

특히 과거의 경험도 주 4일제 추진의 밑바탕이 됐다. 앞서 한국소스는 2008년 주 5일 근무제 도입 전에도 2000년대 초반부터 선제적으로 토요일 휴무를 단행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도 생산량이나 영업이익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결과적으로 주문량 감소만 없다면 매출에는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 섰다.

공정의 고속화와 자동화, 대량화 등 설비 개선도 이를 뒷받침했다. 영업이익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이 같은 투자에 사용됐다.

2023년부터 햇수로 4년째, 한국소스는 매주 수요일을 휴무로 공장을 운영 중이다. 연간 48일, 한 달 반 이상 전 직원의 근무 일수가 줄지만 임금 삭감도, 연차 축소도 없었다.

매출 상황도 마찬가지다. 생산 효율은 이전보다 오히려 높아졌고, 그간 현 1공장을 풀가동한 수준인 90억 원 안팎을 꾸준히 유지했다.

한국소스는 한발 더 나아가 직원 1인당 연평균 500만 원 가량의 복지 포인트도 마련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일련의 과정은 최 대표를 비롯한 운영진이 욕심을 내려놓아야 첫발을 뗄 수 있는 일들이었다.

공격적인 설비 투자와 함께 주 5일제를 유지하며 생산량을 대폭 늘릴 수 있음에도 그러지 않았다.

그 중심에는 매출과 이익을 직원들도 공동체로서 함께 공유하고 누려야 한다는 경영 철학, 그리고 만드는 사람도 행복해야 고객에게도 행복을 전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KakaoTalk_20260809_022001180_09
㈜한국소스 연구소 내 시설 모습. (사진=조선교 기자)
▲지역과 함께 한층 더 도약=세종 행정수도가 논의조차 되기 전부터 자리잡았던 만큼, 한국소스의 지역에 대한 애착은 상당하다.

최 대표는 회사 설립부터 일찌감치 연서면 기룡리 주민으로서 삶을 이어오고 있다. 연례 행사로 마을회관 등 기부와 '주민의날' 행사(타 지역 관광 등) 참여도 꾸준히 하고 있다. .

여기에 지역 60세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시니어 인턴 등의 사업도 추진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무엇보다 지역 청년들에 대해 거는 기대가 크다. 한국소스는 고려대학교의 가족 기업(2019년 인증)으로도 알려져 있다.

고려대 세종캠퍼스 식품생명공학과 등 2개 학과와 산·학·연 협력관계를 이어오고 있으며, 뚜렷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협업을 통해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카라멜 색소 대체재부터 알레르기 등 질병 보유자를 위한 소스용 핵심 소재를 개발한 바 있다.

또 국가 R&D 사업을 통해 천연식품 첨가물 개발을 추진하고, 학생들과 해외 판로 확대를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 결과 2023년에는 중소기업 융합촉진 유공으로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한국소스에선 이 같은 과정 속에서 실제 고려대 학생이 취업하는 사례도 이어졌다.

제2공장 준공 등 앞으로도 성장 여력이 뚜렷한 만큼, 지역 내 청년들의 고용 창출 효과에 대한 기대도 높다.

지역 농산물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특히 소불고기 양념의 경우, 흠집 등으로 인해 상품성은 떨어지나 맛과 신선도에는 문제가 없는 배를 세종 조치원 협약 농가들로부터 전량 수매해 사용한다.

이외 고춧가루를 제외한 대부분의 원재료는 대전농산물유통센터에서 경매를 통해 확보한 충청권 농산물로 채우고 있다.

이밖에 한국소스는 어려운 이웃에게 식품과 생활용품을 나누는 '푸드뱅크' 기부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등 나눔 실천 등을 지속해오고 있다.

박승혁 한국소스 부사장은 "무조건 이익이나 욕심을 좇기보다 다른 가치에 더 집중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며 "최근엔 직원들을 위한 리조트 회원권도 마련하게 돼 기뻤다. 제2공장과 스마트공장 고도화 사업 등을 통해 미래에 대한 대응도 착실히 준비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실적인 아쉬움도 다소 있다. 박 부사장은 "지역 내에선 어떤 기업이든 인력 수급이 힘든데, 이를 위한 정주 여건 개선도 시급하다"며 "또 선도적으로 제도를 시행하거나 고용 창출 성과를 내도 지원이나 혜택이 없는 경우도 있다. 청년층 확대를 위해선 외부기업의 유치에만 집중하기보다 선도적인 지역 기업들을 지원해 효과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세종=조선교 기자 jmission1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통합 무산 충남대 ‘다음 수’ 찾기 고심
  2. '행정수도특별법 제정' 마침표… 어게인 여·야 합의로 찍어야
  3. 안전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바뀐 무궁화호
  4. 국민의힘, '사고당협' 조직위원장 임명… 대전 서구을은 추가 논의
  5. 충청권 성적 촬영물 협박·강요 증가…대전 최다
  1. 대전 중학교 배정 달라진다…다자녀 첫째도 ‘선배정’
  2. [현장에서 만난 사람]정주진 연세대 국가관리연구원 연구교수
  3. 권아름 충남농기원 연구사, '제36회 과학기술우수논문상' 수상
  4. 남상호 대전대 총장, 재신임...2년 더 대학 이끈다
  5. 제24회 이동훈미술상 신현국 작가 본상 영예

헤드라인 뉴스


이젠 공소청·중수청 시대… 업무공백 우려 속 출범

이젠 공소청·중수청 시대… 업무공백 우려 속 출범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2일 새롭게 문을 연다. 지역에서는 대전고등검찰청이 대전광역공소청으로, 대전지방검찰청이 대전지방공소청으로 변경돼 이날부터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개정 정부조직법이 시행되면서 검찰청은 1948년 설립 이후 78년 만에 폐지되며 업무는 10월 2일부터 수사·기소 분리 방침에 따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으로 이원화됐다. 쉽게 말하면 검찰에서 수사 기능은 떼어내고 공소, 그러니까 재판 관련 업무만 남긴 '공소청'이 새로 출범한 것. 이와함께 기존의 경찰과 검찰, 공수처가 아닌 '중수청'이..

충청광역연합 `돈·권한` 싣는다… 특별법 제정 첫발
충청광역연합 '돈·권한' 싣는다… 특별법 제정 첫발

충청권 4개 시·도를 하나의 생활·경제권으로 견인할 충청광역연합의 권한과 재정 기반을 강화하는 특별법 제정 논의가 본격화된다. 현재 시·도에서 넘겨받은 사무를 수행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국가 권한과 재원을 확보해 충청권 공동사업을 보다 주도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1일 대전시와 충청광역연합 등에 따르면 2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대전·세종·충남·충북과 충청광역연합이 참여하는 '충청광역연합 특별법 제정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린다. 이날 4개 시·도는 특별법의 조속한 제정을 위해 국회와 중앙정부에..

대전·충북 아파트 매매가 상승폭 축소…세종 상승 전환, 충남 하락세 유지
대전·충북 아파트 매매가 상승폭 축소…세종 상승 전환, 충남 하락세 유지

대전과 충북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오름폭은 축소됐다. 세종은 상승 전환했으며, 충남은 낙폭을 줄였다. 전세가격은 충청권 4개 시·도 모두 상승세를 나타냈다. 1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6년 9월 넷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대전 집값은 전주보다 0.01% 상승했다. 7월 중순 상승 전환한 이후 오름세를 이어갔지만 전주(0.03%)보다 상승폭은 0.02%포인트 줄었다. 충북은 0.04% 올라 상승세를 유지했지만, 전주(0.07%)보다 오름폭이 0.03%포인트 축소됐다. 충남은 -0.03%를 기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국군의 날 기념행사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국군의 날 기념행사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 안전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바뀐 무궁화호 안전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바뀐 무궁화호

  • ‘대전시는 수소트램 원점 재검토하라’ ‘대전시는 수소트램 원점 재검토하라’

  • 금빛으로 빛난 대전의 영웅들 금빛으로 빛난 대전의 영웅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