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소방서, 폭염 속 드론 띄웠더니…땡볕 밭일 어르신 포착 ‘긴급 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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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소방서, 폭염 속 드론 띄웠더니…땡볕 밭일 어르신 포착 ‘긴급 귀가’

홍산남성의용소방대 논밭 상공 드론 예찰…36도 폭염에도 농작업 이어져

  • 승인 2026-08-08 16:27
  • 수정 2026-08-09 14:27
  • 신문게재 2026-08-10 13면
  • 김기태 기자김기태 기자

충남 부여군 의용소방대는 폭염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드론을 활용해 논밭에서 일하는 고령 농업인들을 예찰하고 안전한 귀가를 독려하는 활동을 펼쳤습니다. 드론은 차량 접근이 어려운 넓은 지역을 상공에서 효율적으로 살피며 온열질환 위험에 노출된 주민들을 조기에 발견하는 첨단 안전망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소방 당국은 폭염 시 야외 작업의 위험성을 알리고 냉수를 전달하며 주민들이 가장 뜨거운 시간대에 안전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예방 활동을 이어갈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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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이어진 8월 6일 충남 부여군 홍산면의 한 밭에서 농작업 중인 어르신의 모습이 의용소방대 드론에 포착됐다.(사진=부여소방서 제공)
섭씨 36도까지 치솟은 한낮, 충남 부여군 홍산면의 논밭 상공에 드론 한 대가 떠올랐다. 혹시라도 폭염 속에서 홀로 농사일을 하는 어르신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잠시 뒤 드론 화면에 뜨거운 햇볕을 그대로 맞으며 잡초를 뽑고 있는 한 어르신의 모습이 들어왔다.

6일 오후 2시께 홍산남성의용소방대가 논밭 50~70m 상공에서 드론을 이용해 폭염 안전예찰을 하던 중이었다. 드론을 발견한 어르신이 하늘을 향해 손을 흔들자 김강선 대장과 이건집 대원은 곧바로 위치를 확인하고 현장으로 향했다.

이날 부여지역에는 폭염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낮 최고기온이 36도까지 치솟았다. 그늘에 앉아 드론을 조종하는 것만으로도 땀이 흐를 정도였지만 드론이 비춘 농촌의 밭에서는 여전히 농작업이 이어지고 있었다.

대원들이 드론을 이용해 주변을 계속 살피자 고추밭과 깨밭 등에서도 뜨거운 햇볕 아래 작업하는 농민들이 잇따라 발견됐다.

현장으로 이동한 대원들은 농민들에게 작업을 중단하고 귀가할 것을 권유했다. 하지만 농촌에서는 한낮 폭염에도 "조금만 더 하고 들어가겠다"며 일을 계속하려는 경우가 적지 않아 설득도 쉽지만은 않았다. 대원들은 폭염의 위험성을 설명하고 시원한 물을 전달하며 귀가를 거듭 권유했고, 발견된 농민들이 무사히 작업을 마치도록 조치했다.

김강선 홍산남성의용소방대장과 이건집 대원은 "우리는 논밭에서 위험에 노출된 어르신을 단 한 명도 발견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드론을 띄운다"고 말했다.

이 한마디에는 폭염 예찰의 역설이 담겨 있다. 드론으로 사람을 찾아내는 것이 임무지만, 정작 화면 어디에서도 위험하게 일하는 주민이 발견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결과이기 때문이다.

특히 농촌지역의 폭염은 도심과 다른 위험성을 갖는다. 논과 밭은 그늘을 찾기 어려운 데다 농작업 과정에서 장시간 햇볕에 노출될 수 있다. 고령 농업인이 혼자 작업하다 온열질환으로 쓰러질 경우 주변에서 즉시 발견하기 어려울 가능성도 있다. 드론을 활용한 공중 예찰이 의미를 갖는 이유다.

고광종 부여소방서장은 "어르신들은 더위에 대한 감각이 무뎌져 '나는 괜찮다'며 무리하게 밭일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며 "보온병이나 아이스박스에 물을 챙기지 않는 경우도 많아 탈수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현장에서 농작업 중인 주민들에게 시원한 냉수를 전달하고 폭염이 심한 시간대에는 작업을 멈추고 가능한 한 빨리 귀가하도록 적극적으로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드론 예찰은 첨단장비가 농촌의 폭염 안전망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차량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넓은 논밭을 상공에서 살펴 위험에 노출된 주민을 발견하고 현장 대원이 즉시 찾아가는 방식은 고령 농업인이 많은 농촌지역에서 폭염 사고를 예방하는 또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다.

한편 36도의 가마솥더위 속에서 하늘에 띄운 작은 드론 한 대. 그 화면을 지켜보는 대원들이 바라는 것은 많은 사람을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아무도 발견되지 않는 것, 즉 모든 주민이 가장 뜨거운 시간만큼은 안전한 곳에서 더위를 피하고 있는 모습이다.


부여=김기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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