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권익위원 칼럼] 부모님과의 또 다른 이별, 요양원 문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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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권익위원 칼럼] 부모님과의 또 다른 이별, 요양원 문 앞에서

박남구 대전시컨택센터협회장

  • 승인 2026-08-06 15:44
  • 김흥수 기자김흥수 기자
박남구(신규사진)
박남구 대전시컨택센터협회장
필자는 얼마 전 어머님을 요양원에 모시고 오면서 마음이 너무 아파서 이글을 통해 위로받고 싶다. 사람은 누구나 부모의 품에서 태어난다. 어린 시절 넘어질까 손을 잡아주던 부모는 언제나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존재였다. 하지만 세월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어느 날 우리는 부모님의 손을 붙잡고 병원이 아닌 요양원으로 향하는 길에 서게 된다. 그 길은 단순히 거주지를 옮기는 길이 아니라 자식의 마음속에서 가장 무거운 결정을 안고 걷는 길이다.

우리 사회는 빠르게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현재 65세 이상 인구는 2022년 901만 명에서 매년 50만 명 이상 증가하는 추세로 2030년에는 1306만 명(전체인구의 25.5%)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치매와 중풍, 각종 만성질환은 부모님의 일상을 조금씩 무너뜨리고 가족의 삶도 함께 많이 어려워지고 있다. 결국 많은 자식들은 요양원을 선택하게 된다. 부모를 요양원에 보냈어. 이 짧은 한마디 속에는 설명할 수 없는 미안함과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 마치 부모를 버린 것 같은 자책, 효도를 다하지 못했다는 후회, 남들의 시선까지 더해지면서 자식들의 마음은 더욱 무거워진다. 하지만 우리는 한 가지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 부모님을 요양원에 모신 것이 부모님를 포기한 것이 결코 아니라고….

보다 전문적인 돌봄을 받으며 부모님이 더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또 하나의 효도일 수 있다. 집에서 가족이 24시간 돌보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직장을 다녀야 하고, 아이를 키워야 하며, 자신의 건강도 지켜야 한다. 가족의 사랑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영역이 분명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요양원 첫날은 누구에게나 눈물이 난다. 자식에게 의지하며 집 밖으로 나서는 부모님. 방문을 나서는 자식 또한 발걸음은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걱정하지 마라"라고 말하는 부모님은 거의 없을 것 같다. 유치원에 안가겠다고 떼쓰는 어린아이처럼, "나 안간다"는 이 한마디가 오히려 자식을 더 울게 만든다. 그날의 이별은 죽음이 아닌 살아 있는 이별이다. 그래서 더 오래 마음에 남을 것이다.

요양원에서 생활하는 부모님도 처음에는 많이 외로울 것이다. 익숙했던 집과 이웃, 동네 골목, 가족의 웃음소리가 사라진 공간에서 적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식 역시 빈집에 돌아와 부모님 방을 바라보며 한동안 말을 잃는다. 식탁의 빈자리 하나가 집안의 공기를 바꾸고, 명절과 생일은 이전과 전혀 다른 의미가 된다. 하지만 진정한 효도는 같은 공간에 사는 것이 아니라 같은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요양원에 모셨다고 역할이 끝난 것은 아니다. 자주 찾아가 손을 잡아 드리고, 좋아하시는 음식을 함께 먹고, 옛날이야기를 나누고, 사진을 찍고, 함께 웃는 시간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부모님에게 가장 큰 약은 별거 없다. 자식의 얼굴이다. 최근 한 요양보호사는 "매일 찾아오는 것과 한 달에 한 번 찾아오는 것은 중요한 게 아닙니다. 부모님은 시간이 아닌 사랑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기억합니다"라고 한 말을 기억한다. 참 가슴에 남는 말이었다.

우리는 언젠가 부모의 나이가 되고, 또 누군가의 보호를 받는 시간이 찾아올 것이다. 그렇기에 부모님의 오늘은 미래 우리의 모습이다. 부모를 대하는 사회의 수준은 결국 우리 자신의 노후를 준비하는 기준이 된다. 이제 효도의 의미도 달라져야 한다. 혼자 감당하려다 가족 모두가 지치는 것이 효도가 아니라, 부모님이 안전하고 존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돕고, 지속적으로 사랑을 전하는 것이 새로운 효도의 모습일 수 있다.

요양원의 문 앞에서 흘린 눈물은 사랑이 끝났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사랑의 방식이 바뀌었다는 증거일 것이다. 부모님은 평생 우리를 세상 밖으로 보내며 수없이 이별을 연습하셨다. 학교에 입학하던 날, 군대에 가던 날, 결혼하던 날에도 부모님은 웃으며 말없이 등을 밀어주셨다. 이제 우리는 부모님의 남은 시간을 따뜻하게 지켜드릴 차례다. 요양원은 사랑이 멈추는 곳이 아니라 사랑을 이어가는 또 하나의 집이다. 오늘 부모님께 전화를 한 통 드려보자.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잘 지내세요?", "사랑합니다."라는 짧은 한마디는 부모님의 하루를 가장 따뜻하게 만드는 선물이 될 것이다.

언젠가 부모님이 우리 곁을 떠난 뒤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지금 이 순간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삶의 가장 소중한 기록이 될 것이다. 효도는 부모님의 남은 시간을 외롭지 않게 함께 하는 것, 그것이 우리 모두가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사랑이 아닐까 생각한다. /박남구 대전시컨택센터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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