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송덕수가 잇는 웃다리농악…"가락보다 먼저 배울 건 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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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송덕수가 잇는 웃다리농악…"가락보다 먼저 배울 건 배려"

대전시 무형유산 1호 웃다리농악
송덕수 보유자, 부친 송순갑 이어 전승
사물놀이 확산 속 지역 농악 원형 지켜
“대전 대표 문화유산으로 뿌리내려야”

  • 승인 2026-08-06 17:15
  • 신문게재 2026-08-07 9면
  • 최화진 기자최화진 기자

대전웃다리농악 송덕수 보유자는 농악을 공동체의 배려와 신뢰가 깃든 예술로 정의하며, 경쾌한 쇠가락과 역동적인 진법이 특징인 웃다리농악의 고유한 가치를 강조했습니다.

그는 사물놀이의 대중화 과정에서 희미해진 지역 농악의 원형을 지키기 위해 체계적인 전수 시스템을 구축하고, 시민들이 일상에서 즐길 수 있는 상설 공연과 교육 환경 마련에 힘쓰고 있습니다.

특히 칠채가락과 무동놀이 등 웃다리농악만의 기예를 보존함으로써 이를 대전을 대표하는 핵심 문화유산으로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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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웃다리농악 송덕수 보유자가 대전웃다리농악교육전수관에서 중도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대전문화재단 제공
"농악은 나 혼자 잘 친다고 되는 판이 아닙니다. 남의 장단을 듣고 내 소리를 조율하는 배려와 예의가 연주 기량보다 먼저죠."

대전웃다리농악 송덕수 보유자가 제자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말이다.

꽹과리와 징, 장구, 북이 저마다 제 소리만 크게 낸다고 좋은 판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장단에 귀를 기울이고 호흡을 맞춰야 비로소 하나의 소리가 완성된다는 설명이다. 농악이 단순한 연주를 넘어 공동체의 예술로 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충청 지역에서 전승돼 온 웃다리농악은 빠르고 힘이 있으면서도 가락의 맺고 끊음이 분명한 것이 특징이다. 기본 가락의 종류는 상대적으로 많지 않지만 겹가락과 변주가 다양하고, 꽹과리를 중심으로 한 쇠가락이 경쾌하면서도 강해 판이 시작되면 단숨에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송 보유자는 "웃다리농악은 쇠가락이 다양하고 경쾌하며 가락의 맺고 끊음이 아주 분명하다"며 "판굿에서 대열을 바꾸는 진법도 다채로워 오락성과 기예성이 모두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그중에서도 칠채가락은 웃다리농악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장단으로 꼽힌다. 한 장단 안에서 징을 일곱 번 치는 구조 속에 꽹과리 가락이 정교하게 변형·확장되며, 이 가락에 맞춰 농악대가 동서남북과 중앙을 감고 풀며 대형을 바꾸는 칠채오방진은 웃다리농악 특유의 역동성을 한눈에 보여준다.

그는 "칠채는 웃다리농악을 상징하는 복합 장단"이라며 "복잡한 가락이지만 박자가 명확하고 리듬감이 강해 처음 접하는 사람도 쉽게 흥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판굿을 볼 때는 소리뿐 아니라 상쇠의 움직임을 따라가 보는 것도 좋다. 상쇠가 꽹과리로 신호를 보내면 농악대는 원과 십자, 뱀처럼 휘어진 대형으로 끊임없이 진을 바꾸는데, 여러 사람이 동시에 움직이는 가운데 한 사람이라도 신호를 놓치면 전체 대열이 흐트러질 수 있어 치밀한 호흡과 집중력이 요구된다.

송 보유자는 "상쇠의 꽹과리 신호에 따라 전체 대열이 동그라미나 십자, 뱀꼴 등 어떤 모양으로 바뀌는지 유심히 보면 훨씬 흥미롭게 즐길 수 있다"고 귀띔했다.

어른의 어깨 위에 어린아이를 올리는 무동놀이 역시 웃다리농악의 고유한 멋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 명을 올리는 단동거리부터 여러 무동이 층을 이루는 3무동과 5무동까지 이어지는데, 시각적으로는 화려하지만, 고난도의 균형 감각과 체력은 물론 위아래 연희자 사이의 단단한 신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완성하기 어려운 기예다.

송 보유자는 무동놀이에 대해 "세대 간 합일과 공동체적 신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놀이"라며 "아래에서 받치는 사람과 위에 올라가는 사람이 서로를 믿어야 하나의 형태가 완성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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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웃다리농악교육전수관에 웃다리농악 창시자 고 송순갑 선생의 흉상과 사진이 전시돼 있다./사진=최화진 기자
송 보유자는 대전웃다리농악의 전승 계보를 세운 고 송순갑 선생의 아들이다.

송순갑 선생은 어린 시절 무동타기로 농악에 입문한 뒤 땅재주와 소고, 장구, 꽹과리 등 여러 기예를 익혔으며, 대전에 정착한 뒤에는 대전중앙농악회를 이끌며 오늘날 대전웃다리농악의 전승 기반을 닦았다.

대전웃다리농악은 1984년 충남도 지방무형문화재 제5호 충청웃다리농악으로 지정됐다가 이후 1989년 대덕군이 대전직할시에 편입되면서 대전시 무형문화재 제1호로 다시 지정됐다. 송 보유자는 어린 시절부터 부친의 농악을 보고 배우며 그 계보를 이어왔다.

그러나 시대의 변화 속에서 지역 농악의 원형을 지켜가는 일은 쉽지 않았다.

1970년대 말 사물놀이가 등장한 뒤 소수 인원이 무대에 올라 빠르고 강렬한 연주를 선보이는 방식이 대중화되면서 넓은 마당에서 여러 사람이 진을 짜고 관객과 함께 어우러지던 지역 농악은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갔다.

사물놀이 초창기 서울에서 직접 배우고 활동했던 송 보유자 역시 그 대중성과 예술적 성과는 인정하면서도, 무대 공연에 맞춰 인원과 시간을 줄이는 과정에서 지역마다 달랐던 가락과 진법, 마당놀이의 성격까지 희미해졌다는 아쉬움을 갖고 있다.

그는 "농악은 원래 마당놀이인데 무대용으로 인원을 축소해 올리다 보니 음악 자체가 빨라졌다"며 "사물놀이가 형성되면서 지역적인 농악이 많이 부서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사물놀이가 우리 농악을 대중에게 알리고 세계적인 무대까지 넓힌 공은 분명하지만, 무대용 음악과 지역 농악은 서로 다른 흐름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새로운 연주 방식은 받아들이되 대전웃다리농악만의 가락과 판굿, 여러 사람이 함께 어우러지는 마당의 성격까지 놓쳐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그는 대전웃다리농악의 올바른 가락과 판굿 계보를 왜곡 없이 기록한 전수 체계를 정립하는 것을 앞으로의 목표로 꼽았다.

시대에 맞춰 새로운 시도를 하더라도 무엇이 본래의 가락이고 판제인지 정확히 알아야 하며, 이를 다음 세대가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도록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대전웃다리농악을 시민에게 더 가까이 알리기 위해서는 상설공연을 정례화하고 대전을 상징하는 축제와 유기적으로 연계해야 한다는 바람도 전했다.

무형유산으로 지정해 보존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일상에서 자주 보고, 듣고, 직접 추임새를 넣으며 판에 참여할 수 있어야 전승의 저변도 넓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송 보유자는 "대전웃다리농악이 대전을 대표하는 핵심 문화유산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자주 접할 수 있는 공연과 학교 교육, 안정적인 전승 환경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며 "우리 지역의 강한 쇠가락과 신명을

시민들이 직접 느끼고 자랑스럽게 여겨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최화진 기자

웃다리농악 공개행사 (3)
웃다리농악 공개 행사./사진=대전문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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