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양군 조직개편 '속도전' 논란···절차보다 일정이 먼저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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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군 조직개편 '속도전' 논란···절차보다 일정이 먼저였나

군 조직개편안 놓고 의회-집행부 '온도차'... 사전 협의·입법예고 기간단축 논란
의회 "충분한 검증 없이 상정"... 전략실 기능·별정직 인선도 쟁점

  • 승인 2026-08-04 09:08
  • 수정 2026-08-04 13:53
  • 신문게재 2026-08-05 13면
  • 최병환 기자최병환 기자

청양군이 민선 9기 대규모 조직개편을 추진하고 있으나, 열흘 남짓의 짧은 진단 기간과 군의회와의 사전 협의 부족으로 인해 절차적 정당성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특히 9월 행정사무감사 직전의 개편은 행정의 책임성을 떨어뜨릴 수 있으며, 신설 부서의 기능 중복과 주요 정책의 분산에 따른 효율성 저하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군정 효율을 위한 개편이 졸속 추진되지 않도록 군의 명확한 설명과 의회의 철저한 검증이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민선 9기 군정슬로건(가로형)
민선 9기 청양군정슬로건(청양군 제공)
청양군이 민선 9기 군정 조직을 대폭 손질하는 개편안을 추진하면서 절차와 시기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군정 지휘체계와 부서 업무를 광범위하게 바꾸는 안이지만, 군의회와 충분한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은 데다 9월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개편과 후속 인사를 서두르면서 행정 효율보다 일정 맞추기에 치우쳤다는 지적이다.

3일 군의회에 따르면 집행부는 의회사무과와 일부 내용을 협의한 뒤 사실상 완성된 조직개편안을 의회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회는 조직개편 방향을 정하는 과정부터 집행부와 의회가 충분히 논의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미 윤곽이 확정된 안을 넘겨받아 심의·의결하는 구조라면 의회가 정책 협의의 한 축이 아니라 사후 승인기구로 밀려날 수 있다는 불만이 나왔다.

군의회는 통상 20일인 입법예고 기간을 5일로 단축한 점도 문제 삼고 있다. 조직개편 일정에 맞춰 의견수렴 절차를 압축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다만 기간 단축의 근거와 절차상 적정성은 군의 설명을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이번 개편은 일부 팀을 조정하는 수준이 아니다. 현행 2실·16과·2직속기관·1사업소 체제를 1실·18과·2직속기관으로 바꾸고 군수 직속 전략실을 새로 설치하는 대신 미래전략과를 폐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농정축산실 분리와 물관리과 신설, 팀 통합·폐지 등 조직 전반의 변화가 뒤따른다. 그런데도 조직 진단과 의견수렴, 개편안 마련까지 걸린 기간은 열흘 남짓에 불과하다.

군 조직개편 계획서를 보면 조직 진단은 7월 3일부터 14일까지 진행했다. 본청과 직속기관, 사업소, 읍·면, 의회 조직과 인력을 대상으로 점검한 뒤 13일 부서 의견조사와 면담·분석을 거쳐 바로 다음 날 개편계획을 수립했다. 정원 702명 조직의 업무량과 기능 재조정을 열흘 남짓 만에 마무리한 만큼 현장 의견이 충분히 반영됐는지 검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개편 시점 역시 부담으로 꼽힌다. 군의회는 9월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있다. 조직개편과 후속 인사가 행감 직전 이뤄질 경우 사업 담당자와 답변자가 달라져 감사의 연속성과 책임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군의회 관계자는 "조직개편이 불가피하더라도 행정사무감사를 앞둔 시점에 대규모 인사를 단행하면 감사 대응에 혼선이 생길 수 있다"며 "왜 지금 개편해야 하는지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개편안의 기능 배분도 검증 대상이다. 신설하는 군수 직속 전략실은 핵심 공약과 주요 정책 조정 업무를 담당할 계획이다. 그러나 기존 기획감사실도 군정 종합기획과 정책 조정, 공약관리 기능을 맡고 있어 두 조직의 역할이 겹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전략실장을 5급 상당 별정직으로 임명하는 방안을 놓고 전문성과 선발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미래전략과 폐지 이후 인구·청년, 일자리, 귀농·귀촌 업무가 여러 부서로 나뉘는 것도 문제로 거론된다. 지방소멸 대응은 인구정책과 일자리, 정주 여건, 청년 유입 정책을 묶어 추진해야 하는데 관련 기능이 분산되면 정책의 통합성과 책임성이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사회에서는 조직개편의 필요성보다 추진 절차와 시기를 먼저 검증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새 군정의 정책 방향에 맞춰 조직을 손질할 수는 있지만 짧은 진단과 제한된 협의로 대규모 개편을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며 "군의회와 충분히 협의했는지, 행감 직전 개편이 불가피한지, 신설·폐지 부서의 기능이 적절한지를 면밀하게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대규모 조직개편은 속도보다 설계의 완성도가 중요하다. 군정 효율을 높이겠다는 개편이 졸속 논란과 감사 혼선, 기능 중복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군의 충분한 설명과 의회의 철저한 검증이 요구되고 있다.
청양=최병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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