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의집 시민 환원” 못 박은 허태정…문화재단·예총 새 거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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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집 시민 환원” 못 박은 허태정…문화재단·예총 새 거처는?

許 "문화재단 사무실 전시·공연 공간으로"
예술계, 부족한 창작·공연 공간 확대 기대
재정난 속 입주단체 안정적 거점 마련 과제
市 “이전 장소·시기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 승인 2026-08-03 17:21
  • 신문게재 2026-08-04 2면
  • 최화진 기자최화진 기자

허태정 대전시장이 대전예술가의집 내 사무공간을 전시와 공연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환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대전문화재단 등 입주 단체들의 이전이 지역 문화계의 핵심 과제로 부상했습니다. 지역 예술계는 공간 확대를 환영하고 있으나, 과거에도 재정난과 대체 부지 확보 문제로 무산된 전례가 있어 실현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회의적인 시각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이전 기관들을 위한 구체적인 예산 확보와 독립적인 거점 마련 등 실효성 있는 세부 추진 계획 수립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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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예술가의 집 전경./사진=중도일보DB
민선 7기 당시 무산됐던 대전예술가의집 시민 환원을 허태정 대전시장이 민선 9기 임기 초 다시 못 박으면서 대전문화재단 등 입주 단체들의 이전이 대전 문화공간 재편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3일 대전시 등에 따르면 허 시장은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에서 "예술가의집을 온전히 예술가를 위한 문화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문화재단이 차지하고 있는 공간을 전시·공연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하며 지역 문화예술계가 술렁이고 있다.

제2문화예술복합단지 등 대규모 공연·전시시설 조성사업을 장기 재검토하는 대신 중소 규모의 공연·전시 공간을 확대하겠다는 정책 방향을 제시하면서 예술가의집 시민 환원 의지를 다시 한번 공식화한 것이다.

옛 대전시민회관 자리에 들어선 대전예술가의집은 2015년 문을 열었다. 전시실과 공연장 등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이지만, 대전문화재단과 한국예총대전광역시연합회, 대전민예총, 대전문화원연합회 등 여러 기관·단체의 사무공간이 함께 들어서면서 시민과 예술인을 위한 공간으로 충분히 활용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역 예술계는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공연장과 전시장, 창작·연습 공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기관 사무실로 사용되던 공간까지 문화예술 활동에 활용할 경우 소규모 공연과 전시 기회가 한 층 넓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예술가의집에 입주한 기관·단체들의 새 거처 마련은 과제로 남는다.

대전문화재단과 예총·민예총 등은 시민 환원이 본격화될 경우 현재 사무공간을 비워야 하지만, 시는 아직 이전 장소와 시기, 소요 예산 등 구체적인 추진 계획을 마련하지 않은 상태다.

앞서 민선 7기에서도 예술가의집 시민 환원이 추진됐지만 적정 규모의 대체 공간을 찾지 못한 데다가 건물 매입과 리모델링 등에 필요한 예산 확보까지 난항을 겪으며 사실상 무산됐다.

문제는 민선 9기의 재정 여건이 당시보다 나아졌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시는 재정난을 이유로 여러 문화시설 조성사업을 장기 재검토하거나 중단한 상태다. 이전에도 공간과 돈이 없어 풀지 못한 과제를 더 팍팍해진 살림 속에서 이번에는 어떻게 현실화할 수 있겠냐는 회의적인 시선이 나오는 이유다.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과거 후보지로 검토됐던 옛 대전부청사나 서대전공원 복합커뮤니티센터를 비롯해 전 중부서와 옛 충남도경찰청 상무관, 옛 한전대전보급소, 소제동 철도관사촌 등 활용방안을 찾지 못한 근현대 건물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들 공간 역시 재정난으로 활용사업이 중단된 만큼 새 거처가 될 수 있다고 낙관하기는 어렵다.

더군다나 허 시장의 문화예술 공약 상당수가 지역 예술인의 창작과 활동을 직접 지원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어 관련 사업을 집행할 대전문화재단의 역할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입주기관·단체의 이전을 단순히 예술가의집 사무공간을 비우는 문제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문화재단에는 민선 9기 문화정책을 안정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독립적 거점을, 예총과 민예총 등에는 소속 예술인들이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활동할 수 있는 접근성 높은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 예술계 관계자는 "예술가의집 시민 환원은 지역 예술계에서도 오래 바라온 일이라 환영한다"며 "다만 과거에도 추진이 무산된 적이 있어 이번에는 실제로 이뤄질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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