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디지털 시대 '무료' 상업성 광고 미끼 상술

  • 전국
  • 수도권

[기자수첩] 디지털 시대 '무료' 상업성 광고 미끼 상술

"무료 제주여행 전액 지원" 등 소비자 유혹 광고 주의해야

  • 승인 2026-08-02 12:09
  • 수정 2026-08-02 16:47
  • 이인국 기자이인국 기자
이인국 사진
(사진=이인국 경기본부장)
일반적으로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카카오톡, 포털을 이용하다 보면 하루에도 몇 번씩 상업성 광고를 마주친다.

얼핏 보면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이 추진하는 복지사업 또는 시민 지원사업처럼 보인다. 그러나 대부분은 민간업체가 고객을 모집하기 위해 만든 상업성 광고다.

최근 성남시가 시민을 유혹한 상업성 광고에 대해 공개적으로 주의를 당부하고 "시가 추진하거나 지원하는 사업이 아니다"라고 안내했다. 이 같은 사례는 전국 곳곳에서 비슷한 방식의 광고가 반복되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광고가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플랫폼의 위치 정보와 검색기록, 관심사를 분석하는 알고리즘은 소비자가 가장 쉽게 믿을 만한 문구를 자동으로 만들어 보여준다. 같은 광고라도 성남에서는 '성남시민', 용인에서는 '용인시민', 수원에서는 '수원시민'으로 바뀐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은 공공기관 안내문과 유사한 이미지와 문구를 손쉽게 만들어낸다.

'무료'라는 표현도 마찬가지다. 소비자가 기대하는 '공짜'와 광고에서 말하는 '무료'는 전혀 다른 의미일 수 있다. 무료 제주여행이라지만 각종 보험료와 유류비, 선택 관광비, 숙박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무료 가족사진 촬영도 원본 파일이나 앨범 제작비, 액자 비용, 메이크업 비용 등을 추가 결제해야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꼼수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무료는 혜택이 아니라 계약으로 이어지는 입구가 되는 셈이다. 더 우려되는 것은 개인정보다. 단순 이벤트 신청이라면서 이름과 연락처는 물론 주소와 생년월일, 가족관계까지 요구하는 사례도 있다.

이렇게 수집된 정보는 보험, 투자, 건강기능식품 판매 등 또 다른 마케팅에 활용되거나 제 3자에게 제공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최근 급증하는 스팸 문자와 보이스피싱, 투자 사기의 상당수도 무분별하게 유통되는 개인정보와 무관하지 않다.

물론 소비자의 주의도 중요하다. 공공기관 지원사업이라면 반드시 공식 홈페이지나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실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오늘만', '전액 무료', '선착순' 같은 문구가 반복될수록 오히려 한 번 더 의심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그러한 모든 책임을 소비자에게만 돌려서는 안 된다. 허위·과장 광고를 방치하는 플랫폼에도 책임이 있다. 광고 수익을 얻는 플랫폼이라면 공공기관을 사칭하거나 소비자가 오인할 가능성이 큰 광고에 대해 더 엄격한 심사와 사후 관리에 나서야 한다.

AI 시대에는 허위 정보도, 허위 광고도 사람보다 빠르게 만들어지고 확산된다. 이제 소비자는 광고를 보기보다 검증하는 능력을 먼저 갖춰야 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무료'라는 단어는 더는 신뢰의 상징이 아니다. 오히려 한 번 더 확인해야 할 경고 신호에 가깝다. 화려한 광고 문구보다 중요한 것은 누가 주최하는지, 왜 개인정보를 요구하는지, 정말 추가 비용은 없는지 확인하는 일이다.

디지털 시대의 소비자는 클릭 한 번으로 유익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같은 클릭 한 번으로 개인정보를 잃고, 원치 않는 계약을 맺고, 예상하지 못한 비용을 떠안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무료'를 가장한 상술이 진화할수록 소비자의 경계심도, 플랫폼의 책임도, 행정기관의 감시도 함께 진화해야 한다. 그것이 디지털 소비시장에서 신뢰를 지키는 최소한의 조건이다. 경기=이인국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통합 무산 충남대 ‘다음 수’ 찾기 고심
  2. '행정수도특별법 제정' 마침표… 어게인 여·야 합의로 찍어야
  3. 이제는 공소청, 중대범죄수사청 시대... 우려 목소리 여전
  4. 안전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바뀐 무궁화호
  5. 서산시 해미읍성 옆 유휴공간이 '꽃밭'으로, 주민 손길로 새단장
  1. 고성규 한의학연구원장 "한의뇌신경과학 공동연구 확대 및 국제화"
  2. 제24회 이동훈미술상 신현국 작가 본상 영예
  3. 국민의힘, '사고당협' 조직위원장 임명… 대전 서구을은 추가 논의
  4. 지역 최고의 인물 화가 홍상혁 화백 개인전
  5. '천안흥타령춤축제 2026' 개막, 참여형 축제로 탈바꿈

헤드라인 뉴스


이젠 공소청·중수청 시대… 업무공백 우려 속 출범

이젠 공소청·중수청 시대… 업무공백 우려 속 출범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2일 새롭게 문을 연다. 지역에서는 대전고등검찰청이 대전광역공소청으로, 대전지방검찰청이 대전지방공소청으로 변경돼 이날부터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개정 정부조직법이 시행되면서 검찰청은 1948년 설립 이후 78년 만에 폐지되며 업무는 10월 2일부터 수사·기소 분리 방침에 따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으로 이원화됐다. 쉽게 말하면 검찰에서 수사 기능은 떼어내고 공소, 그러니까 재판 관련 업무만 남긴 '공소청'이 새로 출범한 것. 이와함께 기존의 경찰과 검찰, 공수처가 아닌 '중수청'이..

충청광역연합 `돈·권한` 싣는다… 특별법 제정 첫발
충청광역연합 '돈·권한' 싣는다… 특별법 제정 첫발

충청권 4개 시·도를 하나의 생활·경제권으로 견인할 충청광역연합의 권한과 재정 기반을 강화하는 특별법 제정 논의가 본격화된다. 현재 시·도에서 넘겨받은 사무를 수행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국가 권한과 재원을 확보해 충청권 공동사업을 보다 주도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1일 대전시와 충청광역연합 등에 따르면 2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대전·세종·충남·충북과 충청광역연합이 참여하는 '충청광역연합 특별법 제정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린다. 이날 4개 시·도는 특별법의 조속한 제정을 위해 국회와 중앙정부에..

대전·충북 아파트 매매가 상승폭 축소…세종 상승 전환, 충남 하락세 유지
대전·충북 아파트 매매가 상승폭 축소…세종 상승 전환, 충남 하락세 유지

대전과 충북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오름폭은 축소됐다. 세종은 상승 전환했으며, 충남은 낙폭을 줄였다. 전세가격은 충청권 4개 시·도 모두 상승세를 나타냈다. 1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6년 9월 넷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대전 집값은 전주보다 0.01% 상승했다. 7월 중순 상승 전환한 이후 오름세를 이어갔지만 전주(0.03%)보다 상승폭은 0.02%포인트 줄었다. 충북은 0.04% 올라 상승세를 유지했지만, 전주(0.07%)보다 오름폭이 0.03%포인트 축소됐다. 충남은 -0.03%를 기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국군의 날 기념행사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국군의 날 기념행사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 안전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바뀐 무궁화호 안전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바뀐 무궁화호

  • ‘대전시는 수소트램 원점 재검토하라’ ‘대전시는 수소트램 원점 재검토하라’

  • 금빛으로 빛난 대전의 영웅들 금빛으로 빛난 대전의 영웅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