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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 제2문화예술복합단지기획디자인 마스터플랜 우수작인 '더시스템랩 건축사사무소'의 출품작./사진= 대전시 제공 |
지역 내 대형 공연장 수요가 높은 상황에서 이를 대체할 구체적인 시설 계획 없이 사업을 중단했다는 지적이다.
시는 대신 지역 예술인들이 활동할 소규모 공연·전시 공간을 확충하겠다고 밝혔지만, 대형 공연과 외부 관객 유치를 위한 SOC가 태부족한 현실에 우려감을 높이고 있다.
30일 허태정 대전시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제2시립미술관과 대전 음악전용공연장이 포함된 제2문화예술복합단지를 장기 재검토 대상으로 분류했다고 밝혔다. 재정난이 심각한 만큼 경제성이 낮은 대규모 공연장 대신 지역 예술인이 활용할 수 있는 소규모 공연장·전시장을 확충하겠다는 취지다.
허 시장은 "공연장과 미술관이 필요하지 않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현재 재정 여건에서 경제성이 높지 않은 사업을 추진하기는 어렵다"며 "대신 평송청소년문화센터 공연장 리모델링과 원도심 갤러리 조성 등 지역 예술인을 위한 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제2문화예술복합단지는 2050석 규모의 콘서트홀과 490석 규모 체임버홀을 갖춘 음악전용공연장과 제2시립미술관을 조성하는 문화인프라 확장 사업으로, 지역의 부족한 대형 공연장 수요를 해소하기 위해 추진된 사업이었다.
현재 대전에서 1000석이 넘는 대규모 공연장은 충남대 정심화홀과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 정도다. 정심화홀은 1817석 규모지만 대학 시설이고, 공공 전문공연장 중에서는 1546석 규모의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이 사실상 유일하다.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은 연중 가동률이 76%로, 필수 내부 공사와 공연 준비 기간을 제외하면 가동 일정이 대부분 차 있다. 대관 경쟁률은 최대 10대 1에 달해 공연장을 확보하지 못해 대전 공연을 포기하는 사례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시립연정국악원 큰마당도 750석 규모로 그나마 대전에서는 큰 공연장에 속하지만, 대형 공연기획사들은 티켓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이유로 후보지에서 제외하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대관 경쟁률은 최대 5대 1, 연중 가동률은 60%를 넘는다.
즉, 대전의 공연장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시는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중구 중촌근린공원에 음악전용공연장을 조성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사업을 장기 재검토 대상으로 돌리면서 준공 시기는 물론 재추진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시는 사업 타당성이 확보되고 재정 여건이 개선되면 재추진을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시점과 기준은 밝히지 않았다.
대신 평송청소년문화센터 공연장 리모델링과 원도심 갤러리 조성, 예술가의집과 대전문화재단 공간 개방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1000석 이상으로 늘릴 수 있는 평송청소년문화센터는 청소년시설인 만큼 다목적공연장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
지역 예술인과 동호인의 활동 공간을 늘리는 것은 지역 문화생태계를 유지하는 데 필요하다. 다만 소규모 공연·전시 공간이 지역 예술인의 창작 기반이라면, 대형 문화시설은 외부 공연과 관객, 관광 수요를 끌어들이는 광역 문화거점에 가깝다. 두 정책은 서로 대체될 수 없다는 게 지역 예술계의 주장이다.
같은 시점 부산은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부산시는 내년 9월 개관을 목표로 부산오페라하우스를 건립하고 있다. 개관을 앞두고 정명훈 예술감독의 임기도 연장했으며, 국립오페라단 부산 유치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아직 건물이 문을 열기도 전이지만 부산에서는 이미 호주 시드니의 뒤를 잇는 '오페라도시'를 만들자는 구상이 힘을 얻고 있다. 대형 문화시설이 공연 수요를 소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내외 예술인과 외지 관객을 불러들이는 도시 랜드마크이자 문화 브랜드의 거점으로 작용한 셈이다.
일각에서는 대형 공연장은 건립비와 운영비가 많이 들고,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채우는 것도 어렵다는 우려도 있다. 시설 건립만으로 문화도시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대전은 이미 대형 공연을 유치할 시설이 부족하고, 기존 공연장의 대관 경쟁도 포화 상태다. 이에 지역 예술계에서는 음악전용공연장을 철회할 경우 기존 수요를 어떻게 해소하고, 대형 공연과 외부 관객을 끌어들일 문화거점을 무엇으로 대신할 것인지 구체적인 후속 대책이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지역 문화예술계 관계자는 "대형 공연을 유치할 시설 하나 없이 노잼도시를 탈출하겠다는 것은 모순"이라며 "지역 예술계와 상생하면서 도시의 문화적 위상도 높일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최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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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화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