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엉덩이, 무릎에 발생하는 점액낭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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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보기]엉덩이, 무릎에 발생하는 점액낭염

이원형 대전을지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 승인 2026-07-30 17:09
  • 신문게재 2026-07-31 19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마취통증의학과 이원형 교수
이원형 대전을지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1. 60대 남성 환자가 엉덩이 통증과 허벅다리 뒤쪽으로 당기는 불편감을 소호했다. 다리 아래로 내려가는 방사통이나 허리통증은 없었다. 허리 X선 검사와 CT 촬영을 시행했으나 약간의 퇴행성 변화만 보일 뿐이었다. 타병원에서 허리디스크 치료를 위한 신경블록과 물리치료를 했지만 효과가 없었다고 했다. 엉덩이 부분의 이학적 검사를 해보니 엉덩이뼈 아래 부분에 압통점만 있을 뿐 허리 협착증에 관련된 증상은 보이지 않았다.

#2. 50대 여성 환자가 우측 무릎 통증을 호소했다. 통증은 무릎을 구부리거나 걸레질을 하려고 무릎을 구부리면 악화된다고 했다. 무릎 관절 쪽 X선 검사를 시행했으나 퇴행성관절염 소견은 그리 심하지 않았다. 다리의 힘이 빠지거나 감각, 운동기능의 이상소견은 보이지 않았고 이학적 검사 상 무릎을 덮고 있는 슬개골 아랫부분에 압통점이 있었다.

나이가 들면서 엉덩이와 다리가 아프거나 무릎에 통증이 생기면 퇴행성 변화와 관련된 질환을 먼저 의심하게 된다.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노화 과정은 근골격계에도 다양한 변화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년에 접어들어 근골격계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 나이에 따른 퇴행성 변화를 먼저 떠올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사례 1의 경우 앞서 설명한 척추관협착증의 증상과 매우 비슷하다. 그러나 척추 CT에서 협착 정도가 심하지 않고, 척추관협착증에서 흔히 나타나는 하지 저림이나 엉덩이가 무겁게 아래로 쏠리는 느낌, 다리에 힘이 빠져 자주 쉬어야 하는 신경성 파행 증상이 없다면 다른 원인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경우에는 통증이 있는 엉덩이 부위를 눌렀을 때 압통이 나타나는지를 확인하면 통증의 원인을 감별하는 데 도움이 된다. 척추관협착증으로 인한 통증은 아픈 부위를 손가락으로 눌러도 국소적인 압통이 나타나는 경우가 드물다. 반면 특정 부위에 압통이 있고 누를 때 통증이 유발된다면 엉덩이 근육의 근막통증증후군이나 엉덩이와 골반뼈 사이의 점액낭에 염증이 생긴 '점액낭염'을 의심할 수 있다.

사례 2에서도 무릎 퇴행성관절염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이 환자의 무릎 X선 검사에서는 퇴행성 변화가 뚜렷하지 않았고, 통증 부위도 슬개골의 아래쪽에 국한되어 있었다. 또 환자는 가사일을 하면서 무릎을 꿇은 자세로 집안일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초음파 검사에서도 퇴행성관절염에서 흔히 관찰되는 관절액 증가가 심하지 않았다. 이러한 소견을 종합하면 퇴행성관절염보다는 무릎관절 주변 점액낭에 염증이 발생한 점액낭염을 의심할 수 있다.

점액낭은 관절과 뼈 주변에 위치한 작은 주머니 모양의 조직으로, 내부에는 소량의 윤활액이 들어 있다. 우리 몸에는 수백 개의 점액낭이 분포하며, 특히 움직임이 많은 어깨, 엉덩이, 무릎, 팔꿈치, 발목 등 큰 관절과 뼈 주변에 여러 개가 자리하고 있다. 관절이 부드럽게 움직이기 위해서는 근육과 힘줄, 인대가 뼈와 함께 조화를 이루며 움직여야 한다. 이 과정에서 여러 조직이 서로 맞닿아 반복적으로 움직이면서 마찰이 발생하게 된다. 마찰이 지속되면 조직이 손상되거나 염증이 생길 수 있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점액낭이 뼈와 근육, 힘줄 사이에서 완충 역할을 하며 마찰을 줄여준다. 점액낭에 반복적인 마찰이나 과도한 압력이 지속적으로 가해지면 점액낭염으로 발생하게 된다. 결국 점액낭 덕분에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큰 불편 없이 몸을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자동차에서 윤활유가 기계 부품의 마찰을 줄여 원활한 움직임을 돕는 것처럼, 점액낭은 인체에서 관절과 주변 조직을 보호하는 생체 윤활장치라고 할 수 있다. 고마운 점액낭, 아껴서 오랫동안 잘 사용하도록 하자.
이원형 대전을지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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