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속도보다 방향, 연결과 여백이 만드는 미래 교육의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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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속도보다 방향, 연결과 여백이 만드는 미래 교육의 장

이금의 세종교육문화원장

  • 승인 2026-07-29 10:36
  • 수정 2026-07-29 10:56
  • 신문게재 2026-07-30 18면
  • 이은지 기자이은지 기자

세종교육문화원은 급격한 기술 변화 속에서 소외되기 쉬운 인간 본연의 가치를 회복하기 위해 사람과 사람을 잇는 소통과 성장의 장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을 위한 자치 및 예술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의 평생교육과 어르신 문해교실을 운영하며 세대와 경계를 허무는 다채로운 배움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를 통해 모든 시민이 함께 지역의 미래를 고민하고 삶의 여유를 찾으며, 전 세대가 어우러져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따뜻한 교육 공동체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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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의 세종교육문화원장.
사람이 귀한 미래, 사람들이 모이고 서로를 연결할 수 있는 문화의 장이 절실히 요구되는 지금이다. 눈부신 기술 발전과 급격한 사회 변화 속에서 우리는 자칫 '사람' 그 자체를 잊고 살아가기 쉽다. 세종시 교육문화원은 바로 이토록 귀한 사람들이 만나 소통할 수 있는 공간과 기회를 온전히 마련해 나가는 중이다.

어느 주말, 교육문화원 근처 조치원역에서 서울로 향할 일이 생겨 무궁화호 열차에 몸을 실었다. 그동안 우리는 목적지에 가장 빠르게 도달해야 한다는 강박 속에서 고속열차만 고집해 왔고, 정말 순식간에 전국이 하나의 생활권이 되었다는 편리함과 신기함에 감탄하곤 했다. 하지만 오랜만에 무궁화호의 느린 속도에 몸을 맡긴 그날, 비로소 그 속도 속에서 그동안 바쁜 일상 때문에 내가 무심히 지나치고 놓치고 있던 소중한 것들과 마주하게 되었다.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한적하고 느긋한 풍경들, 시골 장터에 내다 팔 물건들을 보따리 가득 짊어진 어르신들의 주름진 손, 덜컹거리는 열차 특유의 흔들림과 오래된 기차 냄새까지. 그 소박한 풍경들은 어린 시절의 아련한 기억들을 자연스럽게 소환했고, 덕분에 잠시나마 분주했던 마음을 내려놓고 깊은 추억에 잠길 수 있었다.

지금 우리는 앞다투어 불확실한 미래, 인공지능(AI)의 거센 물결, 지방 소멸의 위기, 그리고 피할 수 없는 생태 위기를 논한다. 이 모든 화두의 핵심은 결국 우리의 현재를 위협하는 불안정한 미래의 요소들이다. 그러나 이제 시선을 달리해, 조금 더 본질적인 관점에서 생각을 전환해볼 필요가 있다. 과연 기술과 환경의 변화 속에서 무엇이 인간을 진정으로 더 풍요롭게 만들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다.

인간은 혼자서 완성될 수 없다. 인간은 서로 마주하고 손을 잡을 때, 함께 머리를 맞대고 생각을 주고받을 때, 공동의 관심사를 발굴하고 발전시켜 나갈 때 비로소 깊이 성장한다. 그리고 그렇게 성장하는 과정 속에서 자신이 살아있음을 온전히 느끼고 삶의 진정한 목적을 발견하게 된다. 우리가 추구하는 교육과 문화의 가치 역시 여기에 기반해야 마땅하다.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세종교육문화원은 이미 구체적인 실천의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우선 학교 교육과정과 긴밀하게 연계된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을 통해, 교실 안의 배움이 지역사회의 생생한 경험으로 확장되도록 돕고 있다. 정형화된 틀을 벗어나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참여하는 '학생 자치 프로그램'과, 감수성을 키우고 삶을 예술로 물들이는 다양한 '예술 문화 프로그램'은 아이들이 미래 사회의 주역으로 당당히 서도록 지탱해 주는 든든한 디딤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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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욱문화원 전경. (사진=이희택 기자)
그뿐만 아니라, 교육문화원은 비단 자라나는 학생들만의 공간에 머물지 않는다. 지역 주민 모두가 평생에 걸쳐 배움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삶의 활력을 더하고 있으며, 배움의 기회를 놓쳤거나 뒤늦게 새로운 세상을 마주하는 '어르신들을 위한 문해교실'을 통해 세대 간의 간극을 좁히고 따뜻한 온기를 나누고 있다. 글을 배우며 환하게 웃음 짓는 어르신들의 눈빛 속에서 우리는 교육이 지닌 진정한 구원과 연대의 힘을 목격하곤 한다.

우리가 만들어가는 교육문화원은 바로 이 모든 발걸음이 모이는 살아있는 성장의 장이다. 인구 소멸의 위기를 겪고 있는 지역의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우리 지역의 내일과 미래를 치열하게 논의하고, 바쁜 일상에 지친 시민들이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여백과 여유를 찾을 수 있는 다정한 벗이 되어주는 곳. 나아가 학교 안의 교육과정이 더욱 풍성해질 수 있도록 세종교육만이 지닌 고유하고 맛깔스러운 체험을 더 하고, 아이에서부터 어른과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세대와 경계를 뛰어넘어 모두가 함께 배움과 성장의 장을 이룰 수 있는 특별한 공간. 그것이 바로 우리 교육문화원이 매일 같이 숨 쉬며 나아가고 있는 방향이자, 오늘날 우리가 이 공간을 열어가는 이유이다. /이금의 세종교육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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