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법원 앞에서 외치는 정치, 법정 안에서 판단할 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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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법원 앞에서 외치는 정치, 법정 안에서 판단할 사안

경기=이인국 기자

  • 승인 2026-07-27 13:33
  • 수정 2026-07-27 15:37
  • 이인국 기자이인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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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국 중도일보 경기본부장.
신천지 과천본부 종교시설 용도변경 사건 항소심을 앞두고 수원고등법원 앞이 또 하나의 지역 정치 무대가 됐다.

과천시의회 의원들은 '용도변경 절대 불가'를 외치며 릴레이 1인 시위에 나섰고, 맞은편에서는 종교자유세계인권연대가 '종교의 자유와 재산권을 보장하라'며 맞불 시위를 벌이고 있다.

1인 시위 자체는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다. 누구든 자신의 의견을 밝힐 권리가 있다. 문제는 장소와 시점이다. 재판이 진행 중인 법원 앞에서, 그것도 항소심 선고를 앞둔 상황에서 정치권이 특정 결론을 요구하는 구호를 반복하는 모습은 국민에게 어떤 메시지로 비칠까.

재판은 광장이 아니라 법정에서 이뤄진다.

이번 사건은 신천지라는 사회적 편견에 따라 특정 종교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를 묻는 재판이 아니다. 행정청이 내린 용도변경 불허처분이 법률적으로 정당했는지를 따지는 행정소송이다.

1심도 이 점을 분명히 했다. 재판부는 주민들의 반대 여론이나 특정 종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만으로는 용도변경을 거부할 정도의 공익상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는 과천시가 제시한 자료만으로는 시민의 생명과 재산, 공공복리에 구체적인 위해가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판결의 핵심이었다.

과천시는 이에 불복해 항소했고, 교통과 안전 등을 분석한 연구용역을 추가했다. 그렇다면 항소심의 쟁점 역시 명확하다. 새롭게 제출된 자료가 과연 용도변경을 제한할 만큼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공익 침해를 입증하는지 여부다.

그런데 법원 안밖에서는 여전히 '절대 불가'라는 정치적 구호가 중심에 서 있다. 만약 정치권이 재판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법원 앞에서 특정 판결을 요구하는 행동은 사법부를 압박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특히 지방의회가 결의안을 채택한 직후 의원들이 법원 앞 릴레이 시위에 나선 것은 '법적 판단'보다 '정치적 메시지'를 앞세운 것 아니냐는 시선을 피하기 어렵다.

반대로 종교자유세계인권연대 역시 법원 앞에서 맞대응 시위를 벌이고 있다. 결국 양측 모두 자신의 주장을 펼칠 자유는 있지만, 그 목소리의 크기가 재판의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

사법부가 지켜야 할 것은 여론이 아니라 법이다. 다수의 반대가 곧 위법성을 의미하지도 않고, 특정 종교라는 이유만으로 행정처분의 정당성이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도 아니다. 행정청이 기본권을 제한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객관적 근거와 비례성을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 법치주의의 원칙이다.

신천지에 대한 사회적 호불호는 누구나 가질 수 있다. 그러나 법원이 판단해야 할 대상은 호감도도, 정치적 구호도 아니다. 증거와 법률로 판단한다.

이처럼 법원 앞에서 가장 크게 울려 퍼져야 할 목소리는 구호가 아니라, 재판부가 외부 압력 없이 독립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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