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충남만으로는 부족하다, 보령이 빠진 통합본사 유치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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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충남만으로는 부족하다, 보령이 빠진 통합본사 유치의 역설

김재수 기자(보령 주재)

  • 승인 2026-07-23 14:38
  • 수정 2026-07-23 14:41
  • 김재수 기자김재수 기자

석탄화력발전소 폐쇄로 경제적 타격을 입은 보령시가 한국발전공사 통합본사 유치를 추진 중이나, 구체적인 보령 유치 전략보다 광역 단위인 충남 유치 구호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태안 등 인근 지역과의 경쟁 속에서 보령이 실질적인 혜택을 얻으려면 발전소 폐쇄의 직접적 피해 지역이라는 명분과 기존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 객관적인 유치 논리를 강화해야 합니다. 따라서 단순한 선언을 넘어 지자체와 시민사회가 결집해 보령 입지의 타당성을 입증함으로써 피해에 따른 보상과 미래 성장 기회를 동시에 확보하는 실질적인 전략이 시급합니다.

김재수
김재수 기자(보령 주재)
보령지역의 발전소 굴뚝은 하나둘 멈춰 서고 있다. 그 자리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도시는 보령이다.

석탄화력발전 폐쇄에 따른 경제적·사회적 부담 역시 보령시가 가장 먼저 떠안고 있다. 그런데 정작 한국발전공사 통합본사 유치 논의에서는 보령의 이름보다 '충남 유치'라는 구호가 앞서고 있으니 시민들이 답답함을 호소하는 이유다.

23일 '발전사 통합본사 충남유치 보령시 범시민 추진위원회'가 출범했다. 통합본사를 충남으로 유치하기 위한 민간 차원의 움직임이라는 점에서 의미는 있지만 출범 직후부터 시민들의 반응은 기대보다 냉담했다. 추진위원회 구성원 상당수가 6·3지방선거에서 엄승용 시장을 지지했던 인사들로 알려지면서 형식적인 조직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나온다.

핵심은 통합본사가 어디에 들어서느냐다. 충남에 유치된다는 사실만으로 보령의 피해가 보상되는 것은 아니다. 본사가 태안이나 내포신도시에 자리 잡는다면 보령이 얻는 실질적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피해는 보령이 감당하고, 행정·경제적 효과는 다른 지역이 가져가는 결과를 시민들이 우려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장에서는 태안의 움직임과 비교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태안군은 통합본사 유치를 지역 생존의 문제로 규정하고 행정과 정치권, 군민이 함께 대응에 나서고 있다. 반면 보령은 '충남 유치'라는 큰 틀에 머물면서 정작 '보령 유치'라는 목표가 희미해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엄승용 보령시장 역시 처음에는 보령 유치를 강조했지만 이후 충남 유치에 무게를 두는 모습으로 비쳐졌다. 물론 광역 차원의 공조도 필요하다. 그러나 석탄화력 폐쇄의 직접 피해 지역이라는 명분을 살리려면 충남 유치와 함께 보령 입지를 끝까지 주장하는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 지역사회의 요구다.

한국중부발전 노동조합위원장 출신인 전진석 씨가 통합본사 충남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발전산업 현장을 잘 아는 인물로서 지역 피해를 알리는 역할은 분명 의미가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중부발전 재직 당시 석탄화력 폐쇄와 대체발전의 타 지역 이전 문제에 어떤 입장을 취했는지 시민들에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역사회의 신뢰는 활동뿐 아니라 그 과정의 일관성에서도 비롯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제 구호가 아니라 전략이다. 보령에는 한국중부발전 본사가 있고, 발전산업 인력과 협력업체가 집중돼 있다. 석탄화력 폐쇄로 인한 세수 감소와 일자리 축소, 지역경제 위축 등도 객관적인 수치와 자료로 충분히 제시할 수 있다. 이러한 근거를 토대로 정부와 정치권을 설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시장과 정치권, 발전산업 관계자, 시민사회가 각각 움직여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하나의 목표 아래 역할을 나누고 논리를 공유하는 실질적인 범시민 유치 체계를 갖춰야 한다. 다른 지역보다 먼저 움직이는 것만큼, 왜 보령이어야 하는지를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

석탄화력 폐쇄의 부담은 보령이 지고, 수소발전과 LNG 전환, 해상풍력, 에너지저장장치 같은 미래산업과 통합본사는 다른 지역으로 향하는 상황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것이 시민들의 바람이다. 지역이 요구하는 것은 충남이라는 이름이 아니다. 폐쇄의 책임과 미래의 기회가 같은 곳에서 이어지는, 상식에 맞는 해법이다. 남은 것은 선언이 아니라 결과다.
보령=김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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