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담양사랑상품권, '이상한 규제'

  • 전국
  • 광주/호남

[기자수첩] 담양사랑상품권, '이상한 규제'

개인사업자 지류 상품권 구매 원천 차단
가맹점 등록 가족관계증명서 '상세' 제출 요구

  • 승인 2026-07-20 11:46
  • 수정 2026-07-21 10:21
  • 박영길 기자박영길 기자
박영길
박영길 기자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만든 전남 담양군 담양사랑상품권이 정작 지역경제를 떠받치는 소상공인들을 차별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담양군은 관내 개인사업자의 지류 상품권 구매를 일괄적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가맹점 등록 과정에서는 사업자등록증과 신분증만으로도 확인할 수 있는 절차에 가족관계증명서 '상세'까지 요구하고 있다.

담양군은 주민 1인당 월 50만 원 한도에서 담양사랑상품권을 할인 판매하고 있다. 모바일·카드형은 30만 원, 지류형은 20만 원까지 구매할 수 있다.

그러나 개인사업자는 지류 상품권 20만원을 구매할 수 없다. 사업자등록증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일반 주민에게 주어지는 구매 기회를 처음부터 차단한 것이다.

이에 대해 담양군 관계자는 "지류 상품권의 불법 할인과 허위 환전, 이른바 '상품권 깡'을 방지하기 위해 개인사업자의 구매를 제한하고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담양읍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한 주민은 "낮에는 장사를 하지만 퇴근하면 마트에서 장을 보고 식당을 이용하는 평범한 담양군민"이라며 "가게를 한다는 이유로 개인적인 소비 혜택까지 제한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담양사랑상품권 가맹점 신청 서류를 확인한 결과, 공통 구비서류에 사업자등록증과 신분증 외에도 가족관계증명서 '상세'가 포함돼 있었다. 가족관계증명서 상세형에는 신청자뿐 아니라 부모와 배우자, 자녀 등 가족의 인적 사항이 폭넓게 표시될 수 있다.

개인정보보호법 제16조는 개인정보처리자가 목적에 필요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만 수집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수집하는 정보가 최소한이라는 사실을 입증할 책임도 정보를 요구하는 기관에 있다.

군은 가족관계증명서가 없으면 확인할 수 없는 사항이 무엇인지, 가족정보를 수집해야만 하는 구체적인 법적 근거가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

정작 필요한 것은 거래 내역 분석과 비정상적인 환전 패턴 점검, 반복적인 고액 환전 조사, 현장 확인과 위반 가맹점 제재다. 행정의 단속 역량 부족을 주민의 권리 제한과 개인정보 제출로 메우는 방식이라면, 이는 부정유통 방지 대책이 아니라 행정 편의주의에 가깝다. 물을 엎지를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이유로 모든 주민의 물그릇을 치워버린 것과 다르지 않다.

장성군과 곡성군, 구례군, 영광군, 함평군, 광양시 등 인근 6개 시·군의 가맹점 등록 절차를 확인한 결과, 가맹점 신청자에게 가족관계증명서를 공통 필수서류로 요구하는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른 지역들은 대체로 신청서와 사업자등록증, 신분증, 통장 사본 등 가맹점 등록과 정산에 직접 필요한 서류를 중심으로 받고 있다. 군산시도 공식 안내를 통해 가맹점 신청 지참서류를 신분증과 사업자등록증 사본으로 안내하고 있다.

복잡한 절차의 피해는 고령의 영세 상인들에게 더 크게 돌아간다. 모바일 상품권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상인들은 지류 상품권에 의존할 수밖에 없지만 사업자라는 이유로 지류 구매가 제한되고, 가맹점 신청 과정에서도 여러 서류를 발급받아 제출해야 한다.

부정유통은 철저히 단속해야 하지만 부정유통을 막는다는 이유로 주민이 일반 군민에게 주어지는 혜택을 빼앗고, 가족의 개인정보까지 요구해서는 안 된다.

담양군은 개인사업자의 지류 상품권 구매 제한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가족관계증명서 상세형을 필수로 요구하는 절차를 즉시 점검해야 한다.

담양=박영길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맛있는 여행] 116-연꽃이 아름다운 관곡지(官谷池)의 건강한 밥상
  2. 청사·예산 논란 커지는데… 중수청 준비단 '소통 부재' 도마 위
  3. 충남대·국립공주대 통합 평행선… 지도부 결단 리더십 필요
  4. 통합 국군사관학교 창설되는 대전 국방반도체 육성도 탄력
  5. 정부 공공기관 이전 앞두고 민선 9기 대전시 역량 시험대
  1. [현장취재]크리스천리더스클럽, 제주헤리티지로 비전트립 다녀오다
  2. [르포] 반납 대신 방치... 대전 곳곳 타슈 이용질서 무너졌다
  3. 전통시장에 바람이 솔솔…‘시원하게 장보세요’
  4. 세종 '조치원 복숭아' 축제… 2026년 관전 포인트는
  5. '박용갑 vs 장종태'… 민주당 대전시당위원장 경쟁 본격화

헤드라인 뉴스


"인빅터스 통해 보훈도시 대전을 세계에 알리겠다"

"인빅터스 통해 보훈도시 대전을 세계에 알리겠다"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통해 '보훈도시 대전'을 전 세계에 알리겠습니다." 허태정 대전시장과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유을상 대한민국상이군경회 회장은 21일 대전시청 기자실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세계 상이군인 체육대회인 '2029년 인빅터스(Invictus) 게임' 대전 유치에 대해 "인빅터스 게임은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분들을 끝까지 기억하고 예우하겠다는 대한민국의 의지를 세계에 보여주는 대회"라며 이같이 말했다. 인빅터스 게임은 영국의 해리 왕자가 스포츠를 통한 상이군인의 신체적·심리적·사회적 회복과 재활을 위해 2014년 창설..

한화, 불펜 흔들리고 중심타선 공백…후반기 전력 어쩌나
한화, 불펜 흔들리고 중심타선 공백…후반기 전력 어쩌나

후반기 반등을 노리는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전력에 경고등이 켜졌다. 불펜이 흔들리며 마운드 운영에 부담이 커진 가운데 새 외국인 투수를 영입해 선발진 재정비에 나섰지만, 중심타선마저 부상 악재를 맞으며 전력 운용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화가 후반기 첫 과제로 떠오른 숙제는 불펜이다. 키움 히어로즈와의 후반기 첫 4연전에서 리드를 지키지 못하는 장면을 반복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19일 경기에서는 8-1로 앞서던 승부를 지키지 못한 채 연장 11회 9-9 무승부로 마무리했다. 류현진의 한·미 통산 2500탈삼진이라는 대기록과..

충남문화관광재단 대표 인선 논란 증폭…박수현 지사 인사 잡음 잇따라
충남문화관광재단 대표 인선 논란 증폭…박수현 지사 인사 잡음 잇따라

박수현 충남지사의 취임 이후 인선을 둘러싼 잡음이 잇따르고 있다. 정무부지사 임명을 둘러싼 논란과 민선 9기 도정 첫 조직개편에 대한 비판에 이어 이번에는 충남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임용 절차를 놓고 노동조합이 특정 자격 미달 인사를 위한 '맞춤형 규정 개정' 의혹을 공개적으로 지적하면서다. 지역 시민사회에 이어 공직사회와 산하기관 노동조합까지 잇따라 인사와 조직 운영을 둘러싼 문제를 제기하면서 박 지사의 첫 인선 기조가 연이어 시험대에 오르는 모습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충남문화관광재단지회는 20일 성명을 통해 "충남도와 재단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함께 지킨 자유, 영원한 감사’ ‘함께 지킨 자유, 영원한 감사’

  • 전통시장에 바람이 솔솔…‘시원하게 장보세요’ 전통시장에 바람이 솔솔…‘시원하게 장보세요’

  • 장마 주춤한 사이 활짝 핀 개망초 장마 주춤한 사이 활짝 핀 개망초

  • 무더위 피해 서점에서 북캉스 무더위 피해 서점에서 북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