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수첩] 낡은 주택촌의 반전…스마트 기술 입은 수원 연무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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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수첩] 낡은 주택촌의 반전…스마트 기술 입은 수원 연무마을

  • 승인 2026-07-14 12:33
  • 이인국 기자이인국 기자
1-4. 목욕탕 내부
수원 연무동 새롭게 단장한 목욕탕 내부 (사진=수원시 제공)
수원 장안구 연무동 골목길을 걷다 보면 한때 쇠퇴 지역으로 불렸던 흔적과 새롭게 바뀐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오래된 주택 사이에는 새롭게 단장한 생활 공간이 자리 잡았고, 한적했던 골목에는 주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목욕탕이 사라진 마을에 작은 목욕 공간이 생겼고, 갈 곳 없던 어르신과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이 한 공간에서 생활하는 모습도 만들어졌다.

연무동의 변화는 '건물을 바꾸는 도시재생'이 아니라 '사람이 머무는 마을 만들기'에 가까웠다.

■ 7년의 기다림 끝에 탄생한 주민 생활 플랫폼

연무동 변화의 중심에는 '연무마을 어울림터'가 있다.

과거 이 지역 주민들이 가장 필요로 했던 것은 거창한 시설이 아니었다. 가까운 곳에서 씻고, 건강을 관리하고, 이웃과 만날 수 있는 일상 속 공간이었다.

수원시는 주민 의견을 바탕으로 생활 밀착형 공간 조성에 나섰고, 그 결과 마을 한가운데 새로운 주민 거점이 들어섰다.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 규모의 어울림터는 카페와 공방, 스마트 체험 공간, 건강관리 시설 등을 갖춘 복합 생활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주민들의 관심을 끄는 곳은 작은 목욕탕이다. 대형 목욕시설 이용이 쉽지 않았던 어르신들에게 이곳은 단순한 편의시설을 넘어 생활의 일부가 됐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온탕과 사우나, 샤워시설 등 필요한 기능을 갖췄다. 멀리 이동하지 않아도 동네 안에서 목욕과 휴식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 주민들에게 가장 큰 변화로 꼽힌다.

1-7. 4층 돌봄센터
고령 마을 맞춤형 돌봄센터 (사진=수원시 제공)
■ 고령 마을 맞춤형 건강 공간…치매 예방까지 관리

연무동은 수원에서도 고령 인구 비중이 높은 지역으로 도시재생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된 부분 역시 '어르신이 계속 살 수 있는 마을'이었다.

어울림터 위층 건강생활 지원센터는 혈압과 혈당 등 기본 건강 확인부터 체형 분석, 운동 상담까지 주민 맞춤형 건강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치매 예방 프로그램은 연무동의 지역 특성을 반영한 대표 시설로 어르신들은 인공지능 기반 건강관리 장비를 활용해 운동과 인지 훈련을 진행하고, 노래와 게임 방식의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자연스럽게 건강관리에 나서고 있다.

예전에는 의료기관이나 복지시설을 찾아가야 했던 서비스가 이제는 집 가까운 곳에서 가능해진 셈이다.

■ 한 건물에서 만나는 노인과 아이…세대 단절 넘어 공존으로

연무동 변화의 또 다른 키워드는 '세대 연결'이다.

어울림터 인근에 조성된 세대통합 어울림센터는 노인과 어린이가 함께 이용하는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1층과 2층은 노인회관으로, 3층과 4층은 다 함께 돌봄센터로 활용된다. 기존 노인회관은 시설 노후화로 주민 불편이 컸지만 새 공간이 마련되면서 어르신들의 사랑방 역할을 되찾았다.

위층에는 초등학생들이 방과 후 시간을 보낸다. 학습 공간과 놀이 공간을 갖춘 돌봄센터는 맞벌이 가정의 부담을 덜고, 아이들이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한 건물 안에서 어르신들의 일상과 아이들의 생활이 이어지는 구조는 연무동만의 새로운 공동체 모델이 됐다.

1-8. 마을주차장
새롭게 조성된 마을 주차장 (사진=수원시 제공)
■ 주차·골목·공원까지 바뀐 생활환경

도시재생의 변화는 눈에 보이는 시설물에만 그치지 않았다. 주민들이 매일 이용하는 골목과 공원도 함께 달라졌다.

좁은 공간 때문에 어려움을 겪던 주차 문제는 기존 부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개선됐다. 공원 주변에는 추가 주차 공간이 마련됐고, 보행로를 정비해 차량과 사람의 동선을 분리했다.

경사진 골목길에는 미끄럼 방지 시설을 설치하고 오래된 담장과 조명 시설을 정비해 안전성을 높였다.

수원천 주변도 산책 공간과 휴게시설이 보완되면서 주민들이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 쇠퇴 지역의 반전…스마트 기술 입은 연무마을

연무동의 출발점은 순탄하지 않았다.

오래된 주택이 많고 생활 기반 시설이 부족했던 이 지역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동시에 진행되며 쇠퇴 지역으로 분류됐다.

이에 수원시는 2019년부터 도시재생 뉴딜 사업 추진 사업 방향은 명확했다. 주민이 필요한 공간을 만들고, 기존 마을의 특성을 살리면서 새로운 기술을 더하는 것이었다.

그 결과 연무동 곳곳에는 스마트 시설이 자리 잡았다.

실시간 수도 사용량을 확인하는 원격검침 시스템부터 방범 CCTV, 스마트 버스정류장, 공공 와이파이, 스마트 휴게시설 등이 설치됐다.

첨단 기술은 화려한 장식이 아니라 주민 안전과 편의를 높이는 생활 도구가 됐다.

■ "마을이 다시 살아났다"…주민이 만든 변화

연무동 도시재생의 가장 큰 특징은 주민 참여다.

사업 과정에서 주민 의견을 듣고 필요한 시설을 결정했고, 일부 공간은 주민들이 직접 운영하는 구조로 이어졌다.

마을카페와 공방, 작은목욕탕 운영에도 주민들이 참여하며 공동체 기반을 만들어가고 있다. 도시는 결국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이다.

연무동의 변화는 오래된 동네도 주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다시 설계하면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줘 낡은 골목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삶의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수원=이인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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