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시의회, 원구성 14일째 공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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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시의회, 원구성 14일째 공전

민주당·국민의힘 의장직 갈등 속 시민 피해 눈덩이…"무노동 무임금" 요구 확산

  • 승인 2026-07-14 09:52
  • 수정 2026-07-14 15:20
  • 신문게재 2026-07-15 13면
  • 김재수 기자김재수 기자

보령시의회가 의장직 배분을 둘러싼 여야의 권력 다툼으로 개원 14일이 지나도록 원구성을 마치지 못해 의회 기능이 전면 중단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조례안 심사와 예산안 처리 등 주요 시정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행정 공백에 따른 피해가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전가되고 있습니다.

특히 의회가 공전하는 상황에서도 의원들에게 의정비가 정상 지급되자, 시민들 사이에서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제도화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보령시의회 청사
보령시의회(사진-보령시의회제공)
보령시의회가 출범 14일이 지나도록 원구성조차 마치지 못한 채 사실상 멈춰 서 있다.

시민이 직접 뽑은 의원들이 의장 자리를 놓고 당리당략 싸움을 벌이는 사이, 의회 본연의 기능은 전면 중단됐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에게 돌아가고 있다.

개원 첫날인 1일부터 파행한 시의회는 14일까지도 의장직을 놓고 양당이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전·후반기 의장 배분을 둘러싸고 협상 테이블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반기 의장은 민주당이 맡고, 후반기 의장은 국민의힘이 맡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양측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개원 자체가 표류하는 상황이다.

시의회는 본래 개원을 통해 의장단을 구성하고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선출해야 한다. 그러나 원구성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조례안 심사, 예산안 처리, 집행부 견제 등 의회가 수행해야 할 핵심 기능이 모두 멈춰 있다. 집행부의 주요 정책 역시 의회 의결 절차를 밟지 못한 채 발이 묶인 상태다.

지방의회의 존재 이유는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데 있다. 그러나 보령시의회는 양당의 권력 다툼으로 인해 그 기능이 사실상 정지됐다. 결국 양당 모두 시민보다 정치적 셈법을 앞세웠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구성 지연이 장기화할수록 시정 운영 공백도 커진다. 의회의 의결이 필요한 정책과 예산이 처리되지 못하면, 그 불편은 행정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직접 전가된다. 지방의회 파행이 단순한 정치권 내부 갈등에 그치지 않는 이유다.

더욱 논란이 되는 것은 의정비 문제다. 의회가 열리지 않는 상황에서도 의원들에게는 월정수당과 의정활동비가 정상적으로 지급되고 있다. 현행 제도에는 원구성 파행에 따른 의정비 제한 규정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민들 사이에서는 "일을 하지 않으면 임금도 없어야 한다"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제도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의원들이 정쟁으로 의회를 공전시키면서도 세금으로 충당되는 수당은 꼬박꼬박 챙기는 구조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임계점에 다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보령시의회 사태는 특정 정당만의 문제로 볼 수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법과 원칙보다 관례를 앞세우는 낡은 정치문화, 그리고 정당 간 권력 다툼이 지방의회를 멈춰 세운 구조적 실패라는 진단이 나온다.

시민들이 투표를 통해 의원들에게 부여한 권한은 주민의 삶을 대변하고 지역 행정을 감시하라는 위임이다. 그러나 의원들이 그 권한을 자신들의 자리 싸움에 먼저 소진하는 동안, 보령시의 행정과 민생은 14일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원구성 지연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그리고 그 책임을 누가 질 것인지에 대한 시민들의 시선이 점점 날카로워지고 있다.
보령=김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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