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칼럼]도시는 콘텐츠로 미래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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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도시는 콘텐츠로 미래를 만든다

오진화( 문화관광홍보기획자)

  • 승인 2026-07-15 10:51
  • 신문게재 2026-07-16 18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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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화( 문화관광홍보기획자)
도시의 경쟁력은 더 이상 인구와 산업 규모만으로 평가되지 않는다. 오늘날 세계의 도시들은 저마다의 이야기와 문화, 그리고 콘텐츠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며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사람들은 그 도시만의 경험을 소비하고, 기억을 공유하며, 다시 찾을 이유를 발견한다. 결국 미래의 도시는 얼마나 오래 기억되는 콘텐츠를 만들었느냐로 경쟁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 속에서 허태정 대전시장이 민선9기 핵심 비전으로 제시한 '대한민국 e스포츠 수도 대전'은 단순한 게임산업 육성 정책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는 AI와 과학기술, 문화콘텐츠, 관광산업을 하나의 성장축으로 연결해 도시의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겠다는 미래 전략이며, 과학도시 대전이 다음 100년을 준비하는 새로운 도시브랜딩 프로젝트라고 볼 수 있다. 대전은 대한민국 최고의 연구개발 인프라를 갖춘 도시다. KAIST와 ETRI, 대덕연구개발특구를 중심으로 축적된 세계적 수준의 과학기술 역량은 이미 대전의 가장 큰 자산이다. 그러나 기술은 연구실에 머무를 때보다 시민의 삶과 문화, 산업 속에서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만들어낼 때 더욱 빛난다. 과학기술이 문화와 만나고, 콘텐츠가 산업으로 확장될 때 비로소 도시의 경쟁력은 완성된다. 바로 그 접점에 e스포츠가 있다. e스포츠는 더 이상 게임을 즐기는 하나의 문화에 머물지 않는다. AI, 빅데이터, 디지털 콘텐츠, 방송 제작, 메타버스, 디자인, 공연, 관광이 융합되는 대표적인 미래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하나의 국제 e스포츠 대회는 수많은 관광객과 전 세계 온라인 시청자를 끌어들이며 도시를 세계 무대에 올려놓는다. 이제 e스포츠는 산업이자 문화이며, 도시를 알리는 강력한 브랜드 자산이다. 최근 대전에서 개최된 국제 e스포츠 대회는 이러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세계 각국의 팬들이 대전을 찾았고, 경기를 관람하는 것을 넘어 스포츠가 관광을 만들고, 관광이 소비를 이끌며, 소비가 다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선순환 구조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앞으로 대전이 지향해야 할 방향은 더욱 분명하다. 국제 e스포츠 대회를 도시 전체의 축제로 확장하고, 미식과 야간관광, 공연예술, 쇼핑, 지역축제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체류형 관광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경기를 보러 오는 도시'를 넘어 '머물고, 경험하고, 다시 찾는 도시'로 발전할 때 비로소 도시브랜드의 가치는 완성된다. 또한 e스포츠는 청년이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산업이다. 프로게이머뿐 아니라 게임 개발자, AI 연구자, 데이터 분석가, 콘텐츠 기획자, 방송 제작자, 디자이너, 마케터 등 수많은 전문 직군을 필요로 한다. 이는 청년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 인재가 수도권으로 떠나지 않아도 되는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만드는 기반이 된다. 대전이 보유한 연구개발 역량과 AI 기술을 게임산업에 접목해 세계적인 AI 게임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한다면, 대전은 과학기술과 문화콘텐츠가 공존하는 미래 산업도시로 도약할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도시브랜딩의 본질은 도시가 가진 자산을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하는 데 있다. 대전 출신의 세계적인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게이머 박도현(Viper) 선수와 같은 글로벌 스타는 도시를 세계에 알리는 소중한 브랜드 자산이다. 여기에 국제대회, 첨단 연구기관, 청년 인재, 문화관광 콘텐츠가 유기적으로 결합된다면 대전은 '과학도시'를 넘어 '세계가 찾는 e스포츠 문화도시'라는 새로운 도시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을 것이다. 문화유산은 과거가 남긴 콘텐츠이고, 미래유산은 오늘 우리가 기획하는 콘텐츠다. 지금 대전이 준비하는 e스포츠 전략은 단순한 산업 육성을 넘어, 미래 세대가 기억하게 될 새로운 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될 수 있다. 도시는 결국 콘텐츠로 성장하고, 콘텐츠는 사람을 모으며, 사람은 도시의 미래를 완성한다. 과학도시 대전이 e스포츠를 통해 문화와 관광, 산업을 연결하는 새로운 도시브랜드를 구축한다면, 그것은 단순한 정책의 성공을 넘어 대한민국 도시발전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시작은 '대한민국 e스포츠 수도 대전'이라는 비전이 아니라, 미래를 기억하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상상력과 실행력에서 출발한다. 오진화( 문화관광홍보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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