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반복된 경고, 눈 감은 행정…충주 청소년시설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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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반복된 경고, 눈 감은 행정…충주 청소년시설의 민낯

홍주표 기자(충주 주재)

  • 승인 2026-07-12 08:32
  • 홍주표 기자홍주표 기자

충주시청소년수련원에서 대관료 횡령과 갑질 등 각종 비위 의혹이 잇따라 발생하며 지역 청소년 시설의 부실한 운영 실태와 관리 사각지대가 드러났습니다. 이러한 문제가 반복되는 배경에는 충주시의 소홀한 감독과 수탁법인의 책임 회피, 그리고 내부 고발을 억압하는 폐쇄적인 구조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시는 이번 사건을 개인의 일탈로 치부하기보다 회계 투명성과 인권 보호를 강화하는 근본적인 시스템 개선을 통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홍주표
홍주표 기자(충주 주재)
55만 원짜리 대관료가 서류에서는 220만 원이 됐다. 차액 165만 원은 직원 개인 계좌로 들어갔다. 충주시청소년수련원 자체 감사에서 드러난 내용이다. 감사가 시작된 뒤에는 해당 돈이 업체로 반환됐고, 사실확인서까지 제출됐다는 정황도 나왔다.

여기서 질문 하나가 남는다.

충주시는 그동안 무엇을 보고 있었나.

지역 청소년시설에서는 이미 여러 차례 경고음이 울렸다. 기관장 갑질과 직원 집단 퇴사, 청소년 성추행 고발, 직무정지 중 CCTV를 통한 직원 감시와 업무 간섭 의혹이 제기됐다.

일부 시설에서는 직원과 외부인의 무료 숙식, 회계 처리와 보조금 집행의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도 있었다.

사건마다 책임은 따로 가려야 한다. 확인되지 않은 의혹까지 사실로 단정해서도 안 된다. 그러나 유사한 문제가 반복됐다면 더 이상 개인의 일탈만 탓할 수는 없다. 그때마다 누가 점검했고, 무엇을 확인했으며,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를 따져야 한다.

청소년시설에는 매년 수억 원의 보조금이 들어간다. 시민 세금이다. 돈을 지원하는 행정이라면 그 돈이 제대로 쓰이는지 확인해야 한다.

시설에서 누가 어떤 권한을 행사하는지, 직원과 청소년의 인권은 지켜지는지, 문제가 생겼을 때 수탁법인이 책임 있게 조치하는지도 살펴야 한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정반대의 이야기가 나온다. 문제 해결보다 외부 확산을 막는 데 더 신경 썼다는 불만이다. 점검 과정에서 내부 문제를 밖에 알리지 말라는 취지의 압박을 받았다는 주장도 있다.

사실이라면 감독이 아니라 침묵의 관리다.

수탁법인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기관장이나 직원의 중대한 비위 의혹이 불거졌는데도 책임 있는 인사 조치가 미뤄지고, 감사와 후속 조치를 놓고 충주시와 서로 책임을 떠넘긴다면 위탁 운영의 존재 이유부터 되물을 수밖에 없다.

특정 법인이 여러 청소년시설을 잇달아 맡는 구조도 다시 봐야 한다. 운영 경험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수탁 능력이 증명되는 것은 아니다.

회계 투명성, 조직문화, 인권 감수성, 기관장 자질, 문제 발생 때의 대응 능력까지 따져야 한다. 과거 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와 개선 여부 역시 재수탁 심사의 중요한 기준이 돼야 한다.

이번 사건은 165만 원의 문제가 아니다. 누군가 돈을 가져갔다는 의혹보다 더 무거운 것은 그런 일이 가능했던 구조다.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개인 한 명에게 책임을 집중시키고 조직과 행정은 뒤로 빠지는 방식이라면 다음 사고도 막을 수 없다.

한 사람을 징계하면 사건은 끝날 수 있다. 그러나 시스템을 바꾸지 않으면 다음 사건은 다시 시작된다. 충주시가 이번에도 직원 한 명의 잘못으로 정리할지, 아니면 오래된 관리·감독의 허점을 제대로 도려낼지 지켜볼 일이다. 홍주표 기자(충주 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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