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보완수사권 폐지, 국민을 위한 개혁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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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보완수사권 폐지, 국민을 위한 개혁이어야 한다

  • 승인 2026-07-08 06:15
  • 정진헌 기자정진헌 기자
부산=정진헌 기자
부산=정진헌 기자
형사사법제도 개편을 둘러싸고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 논의가 다시 본격화되고 있다. 검찰 권한을 축소하고 경찰 수사의 자율성을 확대하겠다는 취지에는 일정 부분 공감할 수 있다. 그러나 제도의 변화는 정치적 논리가 아니라 국민의 권익과 형사사법의 완성도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35년간 일선 현장에서 근무한 경험과 퇴직 후 기자로 활동하며 다양한 분야를 취재해 온 입장에서 최근의 상황을 바라보면 우려를 감출 수 없다.

여러 분야를 취재하다 보면 "과연 이래도 되는 것인가"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우리 사회 전반, 특히 일선 경찰 현장에서 적지 않은 문제점과 폐단이 나타나고 있는 현실을 목격하게 된다. 더욱 심각한 것은 새로운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되기도 전에 현장에서는 벌써부터 수사 공백과 사건 처리 지연, 피해자 보호 미흡 등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형사사건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 인권이 직결되는 영역이다. 한 번 잘못된 판단이 내려지면 피해자는 평생 상처를 안고 살아갈 수도 있고, 반대로 억울한 사람이 범죄자로 낙인찍히는 일도 발생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수사는 무엇보다 정확성과 객관성이 생명이다.

보완수사권은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경찰이 송치한 사건에서 미흡한 증거를 추가 확보하거나 누락된 사실관계를 다시 확인하고, 법리 적용이 적절한지 재검토하는 절차다. 이는 경찰을 통제하기 위한 권한이 아니라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한 이중 점검 장치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물론 보완수사권이 남용되어서는 안 된다. 불필요한 보완 요구나 장기간 사건을 지연시키는 관행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 그러나 일부 문제점을 이유로 제도 자체를 폐지하는 것은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가능성이 크다. 제도의 미비점은 개선하면 되지만, 국민 권익을 보호하는 안전장치를 없애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더욱이 현재 현장에서는 수사 인력 부족과 전문성 문제, 사건 폭증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이러한 현실을 외면한 채 제도만 먼저 바꾸는 것은 국민에게 실험을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어느 기관의 권한 확대나 축소가 아니다. 경찰과 검찰이 서로 경쟁하는 모습도 아니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신속하면서도 정확한 수사, 억울한 피해자와 억울한 피의자가 발생하지 않는 공정한 형사사법제도다.

형사사법 개혁은 국민을 위한 개혁이어야 한다. 권한을 나누는 것이 개혁의 목적이 아니라 국민의 권리를 더욱 두텁게 보호하는 것이 개혁의 본질이다. 보완수사권 폐지 역시 이러한 기준에서 다시 한 번 냉정하게 검토되어야 한다.

현장은 이미 적지 않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민의 생명과 인권은 어떤 정책 실험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형사사법제도의 최우선 가치는 언제나 국민이어야 하며, 그 원칙만큼은 어떤 개혁 속에서도 흔들려서는 안 될 것이다.


부산=정진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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