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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세화 편집부 차장 |
아이러니한 건, 우리는 더 많은 정보를 얻으면서도 정작 서로를 이해하기는 더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화면 속 글과 영상은 쉽게 소비되지만 사람의 마음은 검색되지 않기 때문이다.
취재기자로 현장을 누비던 시절을 떠올려보면, 기억에 남는 기사는 대부분 검색해서 얻은 것이 아니었다. 보도자료에 없고 통계자료에도 없었다. 인터뷰를 마친 뒤 문을 나서다 들은 한마디, 인터뷰가 끝난 뒤 스치듯 털어놓았던 속내, 취재원과 골목길을 걸으며 마주한 표정 속에서 기사의 시작을 발견하곤 했다. 때때로 준비한 질문이 아닌 우연한 대화가 더 큰 의미를 갖기도 했다. 취재원은 인터뷰 내내 원론적인 이야기만 하다가도 긴장이 풀린 순간 뜻밖의 진심을 내비쳤다. 그땐 말하지 못했던 불편과 바람을 건물 모퉁이나 시장 골목에서 담담하게 들려줬다. 그런 이야기들은 검색으로는 결코 찾을 수 없는 것들이었다. 검색된 것은 정보였고, 검색되지 않은 것은 '마음'이었다.
일상도 크게 다르지 않다. 휴대전화에는 수백 수천 개의 연락처가 저장돼 있고 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글이 올라온다. 우리는 누구보다 쉽게 연결되지만 정작 서로의 마음에는 쉽게 닿지 못한다. 대화는 많아졌는데 이해는 줄어들었고, 소통은 빨라졌는데 공감은 더디다.
불교에서 사람의 본래 마음을 표현한 '직지인심(直指人心)'은 문자나 형식보다 있는 그대로의 인간의 마음을 들여다본다는 의미를 품는다. 많은 말과 글이 오가도 마음에 닿지 못하면 참된 이해에 이를 수 없다는 것이다. 기계문명이 아무리 똑똑해져도 인간의 마음만큼은 직접 마주해야 비로소 읽을 수 있다는 뜻일 것이다.
4월쯤 MBC 교양프로그램 '손석희의 질문들' 시즌4에 장편소설 '두근두근 내인생'을 쓴 김애란 작가가 손님으로 나온 적이 있다. 당시 손 앵커는 그에게 "AI와 인간의 다른 점이 무엇이라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던졌고, 김 작가는 몇 초간 생각에 잠기더니 "망설임"이라고 대답했다.
AI는 질문에 가장 적절한 답을 찾아줄 수 있다. 하지만 질문을 망설인 이유까지 알려주지는 못한다. 사람의 표정을 분석할 수는 있어도 눈빛에 담긴 그리움과 미안함, 간절함까지 읽어내지는 못한다. 그것은 여전히 사람이 사람을 만나야만 가능한 일이다.
어쩌면 AI 시대에 더 귀해지는 것은 정보가 아니라 사람일지 모른다. 검색은 점점 더 똑똑해질 것이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만큼은 여전히 시간을 들여 만나고 끝까지 귀 기울이고, 침묵까지 함께 견뎌야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끝내 검색되지 않는 것은 '사람의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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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