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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필용 소장 |
그러나 지방선거의 결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타났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당황했고,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났는지 명확히 설명하기가 어렵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민께 사과했지만, 정청래 대표는 이겼다고 선언했다. 엇갈린 해석 속에서 당 대표 책임론과 코어 지지층 이탈이라는 진단 프레임 속에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선거는 뜨거워지고 있다.
지방선거 결과가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실망한 결과물이라면 전조가 있었어야 했다. 그러나 선거 당일까지도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크게 변한 것이 없었다. 그렇다면 결과는 민주당이 선거에서 전략적 실패를 했고, 그 결과가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 하락으로 귀결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런데, 난데없이 코어층의 이탈이라는 새로운 프레임이 등장했다. 정청래 당 대표의 책임론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것은 명확하다.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대통령을 당 대표 선거에 끌어들였다. 레임덕을 막아야 하는 대통령은 당연히 새로운 인물을 내세워 당을 견고하게 끌고 가야 하니, 큰 싸움이 벌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 생각해보면, 선거결과는 하나인데, 책임지는 사람은 없고, 싸움만 남았다는 것이 더 위기를 부추기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지방선거 결과로 더불어민주당은 두 개의 현실을 동시에 마주하고 있다. 하나는 이재명 정부 국정 운영에 대한 국민의 평가이고, 다른 하나는 집권여당으로서 민주당이 어떤 정당이 되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당 대표 선거는 특정 인물을 선택하는 절차가 아니라 국정 운영의 방향을 재설계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이 이탈하고 있다는 주장과 이를 중심으로 지방선거 결과를 해석하는 것은 평론 수준으로 제시될 수는 있다. 그러나 그런 설명은 선거의 결과를 심각하게 왜곡시키게 된다. 선거는 언제나 여러 요인이 결합해 나타나는 결과이다. 경제 상황, 민생 체감, 후보 경쟁력, 지역 현안, 정부 평가, 중도층의 이동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이를 두고 핵심 지지층의 이탈만으로 결과를 설명하려 한다면 분석은 단순해질 수 있지만 현실을 충분히 설명하지는 못한다.
만약 선거 패배의 원인을 외부 환경이나 일부 지지층의 심리 변화에만 돌린다면 선거를 실제로 지휘하고 정치적 선택을 했던 지도부와 당의 책임은 자연스럽게 후순위로 밀려난다. 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책임정치이다. 승리에는 공이 따르고 패배에는 책임이 따른다. 책임을 묻는 것은 특정인을 공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선거를 치른 당 지도부와 지도적 정치인들은 무엇을 잘했고 무엇을 잘못했는지 평가받아야 한다. 정당은 책임을 회피하는 조직이 아니라 책임을 제도화하는 조직이어야 한다.
박상훈 정치학자가 강조하듯 정당은 사회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민주주의의 핵심 제도이며, 내부의 토론과 성찰을 통해 스스로를 혁신할 수 있어야 한다. 패배의 원인을 외부에서만 찾는 정당은 성장하지 못한다.
이번 민주당 당 대표 선거 역시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누가 더 잘할 수 있는가를 경쟁하는 것도 좋지만, 누가 당내 토론을 활성화하고, 당정관계를 건강하게 만들며,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정치를 제도화할 것인가를 검증하는 과정도 있어야 한다. 당 대표는 대통령을 방어하는 사람이 아니라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국민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집권당의 역할은 정부의 모든 판단을 정당화하는 것이 아니라 잘된 정책은 뒷받침하고 잘못된 정책은 수정하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정치는 책임을 회피하는 기술이 아니라 책임을 지는 기술이다.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냉정한 평가 없이 미래 전략만 이야기하는 정당은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이번 당 대표 선거가 사람을 선택하는 경쟁을 넘어 민주당이 책임 정당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때, 이재명 정부 역시 안정적인 국정 기반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안필용 시사정책연구소 공감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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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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