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적용 또 외면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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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적용 또 외면하나

  • 승인 2026-06-22 17:02
  • 신문게재 2026-06-23 19면
전국 소상공인 10명 가운데 8명 이상(87%)이 최저임금에 부담을 느낀다. 21일 소상공인연합회가 밝힌 실태 조사 결과다. 이와 달리 내년도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차등 적용하자는 요구는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현재 최저임금(1만320원) 수준도 부담스럽다는데, 이를 외면하고 곧바로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 심의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지역 소상공인·자영업계 호소는 최저임금 체계의 근간을 허물자는 것이 아니다. 숙박·요식업이나 택시운송업, 편의점 등 경영 여건이 취약한 업종의 지불 능력을 고려하자는 것이다. 그것이 감당 안 되니 노동 투입을 줄이는 방식을 주로 쓴다. 커피숍 등 원가 압박이 심한 업종의 감원이나 '쪼개기 알바' 형태는 사실 생존을 위한 고육지책이다.

업종별 구분 적용이 완벽한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내수 침체 상황에서 일괄적인 임금 부담의 끝은 폐업 및 고용 축소다. 지난해 소상공인의 월평균 영업이익이 200만 원에 미달하는 경우가 10명 중 4명에 달했다는 현실은 가볍게 무시됐다. 최저임금의 목적이나 취지만 기계적으로 앞세워 국내 고용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는 소상공인의 지불 능력을 간과했으니 잘못이다. 본질적 제도 취지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설득력 있는 최저임금 표준안이 요청된다. 임금 지급 주체, 즉 '임금은 누가 주는가' 하는 문제로 돌아가서 답을 찾는 게 맞다.

일부 업종을 사업 종류별로 구분 적용하는 것은 합리적이다. 지불 능력이 낮은 취약 사용자 집단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지불 능력의 차이뿐 아니라 현장 적용성을 고려하면 지역별로도 차등 적용할 필요가 있다. 일자리 안정자금 신설 등 정책적 보완 조치도 절실하다. 인건비 증가 대응책은 거의 정해져 있다. 안타깝게도 고용 축소 및 신규 채용 중단(38.4%), 근로 시간 단축(21.9%), 가격 인상(17.6%)이다. 최저임금 제도 도입 첫해인 1988년 시행 이후 맥이 끊긴 업종별 차등 적용을 되살려야 하는 진짜 명분이 여기에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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