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공무원 보호는 주민을 위한 투자다

  • 충청
  • 충북

[기자수첩] 공무원 보호는 주민을 위한 투자다

이정학 기자(단양 주재)

  • 승인 2026-06-22 09:56
  • 수정 2026-06-22 10:34
  • 신문게재 2026-06-23 17면
  • 이정학 기자이정학 기자

공무원이 법적 분쟁에 대한 부담 없이 적극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소송비용 지원이나 배상 책임 보호와 같은 제도적 안전장치가 필수적입니다. 단양군을 비롯한 지자체들은 공무원이 안심하고 소신 있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지역 발전과 행정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공무원 보호는 특정 직업군을 위한 특혜가 아니라 주민을 위한 투자이므로, 공익을 위한 정당한 업무 수행에 대해서는 조직 차원의 지원과 사회적 관심이 더욱 확대되어야 합니다.

반명함
이정학 기자(단양 주재)
"공무원들은 왜 적극적으로 일하지 않느냐."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이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다. 지역 발전을 위해 과감하게 결정하고, 주민 불편을 해결하며, 각종 현안을 신속하게 처리해 달라는 주문이다. 하지만 적극행정을 요구하기에 앞서 한 가지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

과연 우리는 공무원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는가.

오늘날 공무원들은 단순히 서류를 검토하는 역할에 머물지 않는다. 각종 인허가와 개발사업을 처리하고, 불법행위를 단속하며, 주민 갈등을 조정하고, 재난과 안전 문제까지 책임진다. 어느 하나 이해관계가 얽혀 있지 않은 업무가 없다.

문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업무를 처리했더라도 민원과 고소, 손해배상 청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행정 결정으로 이익을 얻는 사람이 있는 만큼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무원 개인이 법적 부담까지 홀로 감당해야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누구도 위험을 감수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논란이 예상되는 업무는 미루고, 책임이 따르는 결정은 피하게 된다. 결국 적극행정은 사라지고 소극행정만 남게 된다.

그래서 공무원 보호는 특정 직업군을 위한 혜택이 아니다. 주민들에게 더 나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단양군 역시 직무 수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송에 대비해 공무원 등의 소송비용 지원제도와 행정종합배상공제를 운영하고 있다. 직무와 관련된 소송비용을 지원하고, 업무 수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민·형사상 배상 책임에 대한 보호장치를 마련해 놓고 있다.

다만 최근 행정환경 변화를 고려하면 공무원 보호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더욱 확대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일부 광역자치단체들은 법률지원 체계를 강화하고 적극행정 과정에서 발생한 법적 분쟁에 대해 조직 차원의 보호를 확대하는 추세다. 공익을 위한 정당한 업무 수행이라면 공무원이 혼자 책임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지방은 상황이 더 절실하다. 인구 감소와 지역소멸 위기, 관광 활성화, 기업 유치, 각종 개발사업 추진 등 지역의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이러한 과제들은 결국 공무원의 판단과 결단을 통해 추진된다.

공무원이 소송을 걱정하며 결정을 미루면 지역 발전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공무원이 조직의 보호 속에서 소신 있게 일할 수 있다면 행정은 더욱 적극적이고 역동적으로 변할 수 있다.

물론 보호와 면책은 다르다. 고의적인 위법행위나 부패에 대해서는 엄정한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 그러나 주민을 위해 법과 규정에 따라 업무를 수행한 결과 발생한 분쟁까지 개인의 몫으로 남겨두어서는 안 된다.

결국 공무원 보호의 목적은 공무원에게 있지 않다. 군민에게 있다.

공무원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을 때 더 빠른 행정이 가능하고, 더 과감한 정책이 추진되며, 더 나은 지역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공무원 보호는 특혜가 아니라 주민을 위한 투자다. 지금 필요한 것은 공직사회를 향한 질책만이 아니라, 책임 있게 일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사회적 관심과 제도적 지원이다.
단양=이정학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교육행정 몰리고 시설직은 주춤…교육청 공채 경쟁률 '온도차'
  2. 아산시 어의정로 교차점 광장 준공
  3. 나라를 위한 희생 ‘잊지 않겠습니다’
  4. 판사 낭독 착오로 ‘징역 8년→8개월’… 144억 전세사기범 항소심서 다시 징역 8년
  5. 대전시 ‘시장임기 일치조례’ 첫 적용 임박 논란 증폭
  1. 하지(夏至)맞은 주말농장 ‘구슬땀’
  2. 6·3 지방선거 기간 대전·세종 장애인 투표 과정서 혼선
  3. aT-한국수출입은행, K-푸드 수출 확대 공조
  4. 생활고 이유 대전서 초등생 딸 살해하려 한 부부… 검찰 징역 12년 구형
  5. 1조2천억 필수의료 특별회계 곧 시행…"우선순위 논의 시민협의체 필요"

헤드라인 뉴스


[다시 온통대전 성공조건은] 골목경제 구세주 vs 포퓰리즘

[다시 온통대전 성공조건은] 골목경제 구세주 vs 포퓰리즘

벼랑 끝에 몰린 골목경제를 구하기 위한 특효약인가. 아니면 현금성 지원에 의존한 포퓰리즘(populism)인가. 허태정 대전시장 당선인 1호 공약 온통대전 2.0을 두고서 나오는 말이다. 민선 7기를 이끌었던 그는 당시 트레이드마크인 온통대전을 4년 만에 다시 꺼내들었다. 코로나19 시기 지역 소비를 견인했던 지역화폐로 대전 경제를 회생시키겠다는 것이다. 민선 9기 출범을 앞두고 이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먼저 온통대전이 지역 내 소비 확대와 소상공인 매출 증대로 지역 경제 선순환을 견인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수백억 원 혈세..

민선9기 대전시 인수위 "파산 위기 대전시, 강력한 긴축재정 불가피"
민선9기 대전시 인수위 "파산 위기 대전시, 강력한 긴축재정 불가피"

박정현 민선 9기 대전광역시장직 인수위원회 위원장은 22일 "대전시 재정이 사실상 '파산'위기에 직면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옛 충남도청사에 마련된 인수위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선 8기 시정에 대한 업무보고 검토 결과를 전하며 이같이 밝혔다. 인수위는 대전시 재정을 사실상 '부도' 및 '파산'으로 진단했다. 박 위원장은 "세입이 감소하는 악조건에서도 무리한 사업들을 강행해 지방채를 급증시켰고, 2022년 말 약 1조원이었던 채무는 2025년 말 1조 58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면서 "계획..

7월 충청권 2700여 세대 집들이… `도안 우미린 트리쉐이드` 1754세대
7월 충청권 2700여 세대 집들이… '도안 우미린 트리쉐이드' 1754세대

하반기가 시작되는 7월 충청권에서는 2700여 세대가 집들이에 나설 전망이다. 22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7월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1만4106세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1만3505세대) 대비 4.5% 증가한 규모로, 올해 월평균 입주 물량(1만 4913세대)과 유사한 수준이다. 충청권에선 2705세대가 입주한다. 이는 전국 입주 물량 중 19.1%에 해당한다. 지역별로는 대전이 1754세대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유성구 용계동 '도안 우미린 트리쉐이드'가 입주를 시작하는데, 이는 지방 입주 물량 중 가장 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폐현수막의 변신은 ‘무죄’ 폐현수막의 변신은 ‘무죄’

  • 우송대 응급구조학과 학생들, ‘실무능력 UP’ 우송대 응급구조학과 학생들, ‘실무능력 UP’

  • 민선 9기 대전시장직 인수위 기자회견 민선 9기 대전시장직 인수위 기자회견

  • 하지(夏至)맞은 주말농장 ‘구슬땀’ 하지(夏至)맞은 주말농장 ‘구슬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