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단백질 빠르고 저렴하게 생산하는 자동화 플랫폼 개발

  • 전국
  • 부산/영남

포스텍, 단백질 빠르고 저렴하게 생산하는 자동화 플랫폼 개발

기존 대비 제작비 95%↓·성능 5배↑

  • 승인 2026-06-18 14:14
  • 김규동 기자김규동 기자
사진
포스텍 이준구(왼쪽) 교수, 박사과정 채병민씨. (사진=포스텍 제공)




국내 연구팀이 신약·진단·바이오소재 개발의 핵심인 단백질을 빠르고 저렴하게 생산하는 자동화 플랫폼을 개발했다.

기존 대비 제작비용은 95% 낮추고, 성능은 5배 높이는 동시에 준비 기간도 절반으로 줄였다.

포스텍 화학공학과 이준구 교수, 박사과정 채병민 씨 연구팀이 수행한 연구 성과는 최근 합성생물학·생물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트렌즈 인 바이오테크놀로지(Trends in Biotechnology)' 온라인판에 현지 기준으로 지난 6일 게재됐다.

마트에서 파는 믹스커피를 생각해 보자. 커피, 설탕, 크림이 정해진 비율로 섞여 있어 뜨거운 물만 부으면 바로 마실 수 있다. 단백질 합성 분야에도 이와 똑같은 개념이 있다. 세포 없이 시험관 안에서 단백질을 만드는 '무세포 단백질 합성 기술'이다. 단백질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생화학 재료를 미리 섞어 두고 원하는 단백질의 설계도(DNA)만 넣으면 단백질이 뚝딱 만들어지는 방식이다.

문제는 이 믹스커피가 너무 비싸다는 점이다. 전 세계에서 소수 기업만이 이 시스템을 판매할 수 있다 보니 가격이 치솟았고, 연구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고비용을 감수해야 했다. 만드는 방법이 알려져 있긴 했지만 공정이 지나치게 복잡해 일반 실험실에서 직접 구현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자동화다. 기존에는 단백질 합성에 필요한 구성 요소들을 살아 있는 세포 안에서 하나하나 만들어야 해 시간도 오래 걸리고, 사람이 직접 하는 작업인 만큼 실험자 숙련도에 따라 결과가 들쭉날쭉했다.

연구팀은 대장균 세포 추출물을 활용해 시험관 안에서 필요한 효소들을 직접 만드는 방식으로 공정을 단순화하고 여기에 자동 용액 분주기를 도입해 사람 손을 최소화했다. 그 결과 시스템을 준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기존 4일에서 단 2일로 단축됐다.

더 놀라운 것은 비용이다. 연구팀의 시스템 제작비용은 시중에 판매되는 상용 제품보다 95%나 낮다. 자동화 덕에 오류 발생 가능성도 크게 줄어 단백질 합성 성능은 오히려 기존보다 5배 향상됐고 생산 제품 간 성능 편차도 거의 없었다.

또 다른 강점은 '모듈형 구조'다. 믹스커피에 설탕 대신 꿀을 넣거나 디카페인 커피로 바꾸듯 필요한 구성 요소들을 자유롭게 넣고 뺄 수도 있다.

연구팀은 이 특성을 활용해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비천연 아미노산'을 단백질 내 원하는 위치에 정확히 집어넣는 데도 성공했다.

이 기술은 항체에 약물을 결합한 고부가가치 치료제인 항체-약물 접합체 개발 등에 바로 응용될 수 있다.

이번 연구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바이오파운드리와의 연결 고리 때문이다. 바이오파운드리란 자동화 시스템을 기반으로 수많은 단백질 후보를 한꺼번에 설계·생산·분석하는 첨단 생명공학 인프라로 정부의 집중 육성 대상이기도 하다.

단백질 1종 생산 비용이 100원이라 해도 최소 10억 개의 후보를 검토하기 위해 1000억 원이 필요한데, 연구팀의 기술은 이 병목을 해소할 열쇠가 될 수 있다.

이준구 교수는 "무세포 단백질 합성 기술을 훨씬 더 빠르고 저렴하게 만들고, 필요에 따라 구성 요소를 자유롭게 바꿔 쓸 수 있는 자동화 플랫폼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포항=김규동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도심 속 워터파크가 공짜”… 청주시 어린이 물놀이장 ‘피켓팅’ 시작된다
  2. “돈 주면 수용자 챙겨주겠다”… 대전교도소 교감 징역 3년 구형
  3. 3년 간 지연된 작은내수변공원 복합문화체육센터 공사비 문제로 또 늦어지나
  4. 글로벌 우주 강자들과 어깨 나란히…ISS2026 충청 우주기업들
  5. 화재 원인 다양·복잡해지는데…소방 화재사례 공유 체계 '미비'
  1. 오석진 "소통·청렴이 최우선"…인수위 첫 업무보고 돌입
  2. [사설] 충청 ‘반도체 패키징 벨트’ 흔들림 없어야
  3. 충남대·공주대 통합 논의 막바지…토론회서 소통 필요성 부각
  4. 충남도, 올해부터 시행되는 읍·면·동장 '주민 대피 명령권' 특별교육… "골든타임 확보 가장 중요"
  5. 대전광역시 선수단 '제5회 전국어울림생활체육대축전' 출전

헤드라인 뉴스


`대전의 아들, 2차전도 부탁해` 태극전사 19일 2연승 정조준

'대전의 아들, 2차전도 부탁해' 태극전사 19일 2연승 정조준

2026 북중미 월드컵 1차전 승리로 자신감이 한껏 오른 대한민국 태극전사들이 개최국 멕시코를 상대로 2연승에 도전한다. 2차전에 승리할 경우 조 1위로 32강 진출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는 만큼 축구 팬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9일 오전 10시(한국 시간) 멕시코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에서 멕시코와 조별리그 A조 2차전을 펼친다. 이번 경기는 사실상 A조 1위 결정전으로 꼽힌다. 양 팀 모두 1차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승점 3을 확보한 가운데 이번 경기는 사실상 A조 1위 자리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

공사판된 대전 도심, 트램 개통 미뤄지나…與野 책임 공방 재점화
공사판된 대전 도심, 트램 개통 미뤄지나…與野 책임 공방 재점화

2028년 말 개통을 목표로 추진되던 대전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 일정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말 28년 만의 착공으로 본궤도에 진입한 듯 했지만, 토지보상 지연과 시운전 기간 연장, 수소트램 기반시설 문제까지 줄줄이 드러나며 2030년 개통도 장담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이 같은 내용이 민선 9기 인수위에서 공식화되며 여야는 또다시 네 탓 공방에 나선 모습이다. 18일 취재에 따르면, 대전시는 최근 대전시장직 인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당초 목표였던 2028년 말 트램 개통이 사실상 어렵다는 취지의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제는 `만스피`다… 코스피 사상 첫 9000선 돌파
이제는 '만스피'다… 코스피 사상 첫 9000선 돌파

국내 유가증권시장 종합지수인 코스피가 18일 사상 처음으로 9000포인트를 돌파하며 '만스피(코스피 1만) 시대'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지난달 15일 장중 처음으로 8000선을 넘어선 지 22거래일 만이며,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달 26일 이후 16거래일 만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코스피는 전날보다 199.60포인트(2.25%) 오른 9063.84로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날보다 20.68포인트(0.23%) 오른 8884.92로 출발해 오후 12시 57분께 9000선을 터치했다. 이후 등락을 반복하..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여름철 풍수해 대비 장비 점검 여름철 풍수해 대비 장비 점검

  • 수족구 예방…‘꼼꼼하게 손 씻어요’ 수족구 예방…‘꼼꼼하게 손 씻어요’

  • 접시꽃에 담긴 여름 접시꽃에 담긴 여름

  • 임직원들이 함께 즐기는 월드컵 임직원들이 함께 즐기는 월드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