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정회고록) “남기고 싶은 이야기”(22회) 행정 최고의 기술은 조정력 발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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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정회고록) “남기고 싶은 이야기”(22회) 행정 최고의 기술은 조정력 발휘다

김 용 교
前 충남도정책기획관
前 아산시 부시장

  • 승인 2026-06-16 09:30
  • 수정 2026-06-16 17:57
  • 신문게재 2026-06-17 10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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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전북교류협력회의는 2002년 10월31일 창립되었다. 사진=김용교 제공
김용교 부시장
김 용 교
前 충남도정책기획관
前 아산시 부시장
(1)충남·전북 교류협력회의를 개최하다

심대평 지사의 행정조정력 발휘 사례는 국무총리실 사무관, 청와대 서기관, 부이사관, 의정부 시장, 2회에 걸친 대전시장, 부산시 기획관리실장, 관선 충남지사, 국무총리 행정조정실장, 청와대 행정 수석, 3기에 걸친 민선 충남지사 등을 두루 역임하면서 수백, 수천 건의 조정 역할을 수행하셨을 것이다.

나도 십 수년간 심 지사를 보필하면서 크고 작은 조정력 발휘 역할을 지켜 볼 수 있었는데 이 중 비중이 큰 두 가지 사례를 남기고 싶다.

먼저 2002년10월31일 개최한 충남·전북 교류협력회의다.

당시 충남지사는 심대평(1941년생), 전북지사는 강현욱(1938년생)이었다. 두 분 모두 서울대 출신 선후배 관계로 서로가 깍듯이 예의를 갖추어 아끼고 위하면서 지내는 사이였다.

충남과 전북은 금강을 중심으로 도계(道界)가 형성되어 충남의 논산시, 금산,부여,서천군과 전북의 군산,익산시, 완주, 진안,무주군 등 9개 시· 군이 있다.

양 도의 시·군민들은 연접되어 생활하면서 때로는 협력하고 때로는 갈등하면서 살아오고 있다.

갈등을 조정하는 일도 중요하였고, 도와 도간, 시군과 시군 간 힘을 합치고 뜻을 모아 상생의 길을 찾는 것도 중요한 과제였다. 이 같은 정서를 느끼고 있던 심 지사는 이 문제를 양도의 시장 군수들에게만 맡겨놓지 말고 전북도지사와 합력해서 풀어나가야겠다고 결심했다.

심 지사는 전북지사와 협의하여 전북, 충남도지사가 공동주관하고 금강을 따라 양도의 시장 군수들이 한자리에 모여 시, 군민을 위하고 전북, 충남이 상생 발전할 수 있는 전북·충남교류협력회의를 개최하기에 이르렀다.

양 도의 정책기획관이 마주 앉아 실무차원의 협력 의제를 도출하여 상정해놓고 보니 중앙건의 해결할 사항, 양도 차원에서 교류 협력할 사항, 시군 단위에서 교류 협력할 사항, 지속적으로 검토 추진할 사항 등 상정 안건이 22건이나 되었다.

협의 안건이 이렇게 많은 줄을 대부분 몰랐고 깜짝 놀라는 분위기였다. 이것은 양도의 해당 지역 시장·군수들끼리 얼굴 맞대고 앉아본들 삿대질까지는 안 가더라도 고성만 오갈 뿐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 시군 관계 공무원들의 공통된 주장이었다.

행정의 민주성은 조정과 설득으로 이루어지며 이때 형이 아우들 싸움 말리듯 상급 자치 단체인 광역지자체가 나설 경우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 심 지사의 복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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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가 거듭될수록 양 도간 유대가 강화되는 분위기였다. 사진=김용교 제공
그래서 도지사의 역할이 요구되는 것이고 이것이 바로 행정의 조정력 발휘다. 심대평 지사는 나서야 할 때와 나서야 할 일을 알고 있었고, 추진하였던 것이다. 과연 행정가다운 리더십이다. 회의를 마친 후 어느 취재기자는 "역시 심 지사는 조정력의 귀재"라는 말도 하였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용담댐의 담수호는 금산군 땅이고, 이 댐은 전북도민의 식수원으로 건설되었다. 그런데 용담댐 물을 땅 임자인 금산 군민 사용을 전북도민들이 꺼려 하거나 반대하였다.

용담댐에 녹조 현상이 발생하여 금산군 하류 지역 피해가 발생 되는가 하면, 홍수가 나면 용담댐 방류에 따른 금산군 하류 지역주민들이 불안해 하기도 하였다.

군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하는 금산군수 입장에서는 이 문제가 늘 고민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뿐만 아니라 홍수가 나면 금강 상류의 쓰레기가 군산,서천 앞바다에 모두 몰리게 되어 보통 골칫거리가 아니었고, 산불이 나도 그러했다.

도계(道界)지역 시내버스, 농어촌 버스가 도 경계를 넘나들며 원활히 운행해야 할 때도 운수 업체 간 이해관계에 따라 운행구간 연장 여부가 들쑥날쑥하여 주민들 원성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국도 77호선 군산~장항대교(군장대교) 건설, 장항국가산업단지 건설 촉진, 백제문화권 특정 지역 종합개발사업 공동대응, 충남,전북 금강 건강마라톤대회 개최 등 충남도와 전북도가 협력하여 추진하거나 공동대응하여 중앙정부에 건의할 굵직굵직한 일들이 산적돼 있었다.

협의 안건이 마련되자 2002년 10월31일 군장 써미트 관광호텔에서 충남·전북도 지사와 9개 시장 군수가 참석하여 제1차 협력회의가 개최되었다.

토의에 들어가자 시장 군수들의 의견 개진이 있었는데 무난하게 진행되는가 싶더니 용담댐 문제를 놓고 금산군수와 무주군수 간에 설전이 벌어졌다. 양 도지사가 지켜보고 있음에도 이를 아랑곳하지 않고 회의장 밖으로까지 고성이 들릴 정도였다. 그만큼 양 도간 조정 협력 회의의 열기는 뜨거웠다.

장시간 대화와 토론, 조정이 이루어져 결국은 합의문이 작성되었고, 서명되고, 발표가 이루어졌다. 돌이켜보면 성과와 보람이 매우 큰 회의로 당시 합의된 22가지 협력 과제를 떠올려본다.



▣ 충남·전북 교류협력회의 규약(안) :(별첨)

▣ 양도간 협력, 중앙건의 해결 노력 사항 - (8개 과제)

호남고속철도 노선분기점 관련 공동대응(충남,전북)

국도 77호선 군장대교 건설(전북)

장항국가산업단지 조성사업추진 활성화(충남)

금강하구둑 쓰레기처리 공동대처(군산,서천)

백제문화권 특정지역개발사업 공동대응(충남,익산,부여)

금강수계 규제지역 수계관리기금 지원확대(진안,무주)

충남-전북간 국도확·포장사업 공동대응(충남)

무주 내도 앞섬-금산 방우리간 도로확·포장(무주,금산)



▣ 도 차원에서 교류·협력할 사항 - (8개 과제)

PACKAGE 관광상품 및 관광벨트 추진(논산,익산,금산,부여,진안,무주)

금강 건강마라톤대회 공동 개최(군산,익산,서천)

문화예술 교류공연(충남, 부여)

대둔산도립공원 협력관리(충남)

금강하구 철새서식 환경조성(충남,군산,서천)

산불예방 및 진화협조체제 확립 (논산)

악성 가축전염병 공동대처(군산)

민간차원의 교류·협력 증진(충남,전북)



▣ 시·군 단위에서 교류·협력할 사항 - (4개 과제)

군산시·서천군 행정협의회 활성화(군산,서천)

도계지역 시내·농어촌버스 운행 확대(완주,진안,논산,금산,서천)

배티재 주변 공동개발(완주,금산)

주천 무릉 - 남이 대양 도로개설(진안)



▣ 지속 검토·추진할 사항 - (2개 과제)

용담댐 물 상수원 확보 및 물관리 공동 대처(금산)

공동 조업수역 조정 및 어업질서 협력(군산,서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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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전북 교류 협력회의를 통해 협력시너지 효과가 일어나고 주민불편사항이 크게 해소되었다. 사진=김용교 제공
경계지역은 해결해야 할 문제와 갈등, 불편이 늘 있기 마련이다. 행정에서 그때 그때 해결해 주어야 한다. 경계지역에 산다는 이유로 주민들이 불편해하거나 손해를 보아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충남·전북 교류협력회의는 협약을 체결한 바와 같이 협약 정신을 살려 지속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과거 새마을 운동을 할 때, 새마을 사업의 일환으로 군계·시계·도계 가꾸기 사업을 펴나간 일이 있다. 경계구역에 꽃 가꾸기도 하고, 간판도 고쳐 달고, 환경도 정비하여 아름답게 가꾸는데 정성을 쏟았다.

한쪽에서 가꿔 놓으면 건너편 지역도 이에 질세라 경쟁적으로 경계 가꾸기 사업을 하였다. 내 고장을 아름답게 가꿔서 부끄러움이 없도록 한다는데 누가 말릴 것인가. 용모와 의복을 단정히 하는 것은 나를 잘 보이도록 하는 측면도 있지만 상대편에 대한 배려이기도 하다.

김 용 교(前 충남도정책기획관/前 아산시 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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