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급제 근로자 내년 최저임금 도입 무산… 배달업계 "최저임금 아닌 최저단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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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급제 근로자 내년 최저임금 도입 무산… 배달업계 "최저임금 아닌 최저단가를"

최저임금 도입은 현실성 결여된 탁상공론에 불과
유류비·보험료 등 개인비용 부담 택시업계와 유사
기본단가 인상 통한 실제 수입 늘리는 논의 필요

  • 승인 2026-06-14 12:19
  • 김흥수 기자김흥수 기자

최저임금위원회가 도급제 근로자에 대한 내년도 최저임금 적용을 부결한 가운데, 현장에서는 이를 현실과 동떨어진 대책으로 평가하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배달기사들은 업무 특성상 최저임금 도입보다는 플랫폼 기업의 단가 인하에 대응할 수 있는 '최저 배달단가 현실화'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특히 유류비와 보험료 등 제반 비용을 직접 부담하는 구조를 고려하여, 택시 요금처럼 물가 상승분을 반영한 합리적인 운송 서비스 기준 마련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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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5차 전원회의를 열어 도급제 근로자에게도 최저임금을 적용할지를 표결에 부쳤지만, 찬성 11표, 반대 15표, 무효 1표로 부결됐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배달기사 등 도급제 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이 또다시 무산된 가운데, 노동계의 최저임금 도입에 대해 현실성이 결여된 탁상공론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장 배달기사들 사이에서는 "최저임금보다 배달 최저단가 현실화가 먼저"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근로자·사용자·공익위원 각 9명씩 총 27명으로 구성된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5차 전원회의'를 열고, 도급제 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여부를 표결에 부친 결과 찬성 11표, 반대 15표, 무효 1표로 부결됐다.

이에 따라 최저임금위는 내년도 최저임금은 도급제 근로자에게 별도로 적용하지 않기로 의결했다.

도급제는 일한 시간이 아닌 성과나 물량에 따라 보수를 받는 근로 형태로, 배달기사·택배기사·대리운전기사·학습지 교사 등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현행법상 대부분 '근로자'가 아닌 '사업자'로 분류돼 최저임금 보호 대상에서 제외돼 왔다. 노동계는 저임금 구조 완화와 기본권 보장을 이유로 최저임금 적용을 꾸준히 요구해 왔지만, 올해도 노사 간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채 결론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노동계가 '보호'의 논거로 내세우는 최저임금에 대해, 정작 현장의 배달기사들은 미온적인 반응이다. 최저임금 적용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프리랜서 성향의 도급제 구조와 플랫폼 배달업계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낮에는 직장인으로 일하고 밤에 배달을 병행하는 이 모(44·대전 서구) 씨는 "일한 만큼 버는 도급제 특성상 최저임금 도입은 현실과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저임금을 적용하면 많이 일하는 사람과 적게 일하는 사람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겠냐"며 "현장을 모르는 탁상공론"이라고 비판했다.

배달현장에서는 최저임금이 아닌 '최저단가 현실화'를 요구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쿠팡이츠 등 대형 플랫폼 기업들의 시장 지배력이 커지면서 기사들이 실제 손에 쥐는 수입이 줄었다는 주장이다.

퇴직 후 10여 년째 배달 일을 하고 있는 김 모(46·대전 서구)씨는 "대전지역 1건당 배달 단가는 거리·시간대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2000~3000원대 수준"이라며 "플랫폼 기업들이 배달시장에 본격적으로 들어온 뒤 (배달단가 후려치기로) 오히려 기사들이 버는 돈은 오히려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물가는 매년 오르는데 배달 단가는 제자리거나 낮아졌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국내 최대 배달기사 온라인 커뮤니티 '배달세상'에서는 배달을 택시와 같은 운송서비스로 보고 최저단가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택시업계처럼 유류비, 유상운송 보험료, 이륜차 유지비, 수리비, 감가상각비 등을 기사 개인이 부담하는 구조인 만큼, 배달업계도 최저임금보다 최저단가를 적용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논리다.

해당 글을 게시한 작성자는 "물가 인상분을 반영해 택시 기본요금이 오르듯, 배달요금도 최저단가를 중심으로 논의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흥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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