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헌오 시조시인 시조집 <이슬소반> 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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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헌오 시조시인 시조집 <이슬소반> 펴내다

삶과 죽음, 사랑과 그리움, 수행과 깨달음을 단아한 시조의 그릇에 담아낸 작품집
자신을 돌아보고 싶은 이들에게 건네는 작은 위로이자 깊은 명상의 선물
시조집 수묵화는 묵정 곽영수 씨 작품

  • 승인 2026-06-08 15:31
  • 수정 2026-06-08 15:35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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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헌오 시조시인이 시조집 <이슬소반>을 발간했다. 사진=한성일 기자
“한세상 비·잉 돌아 초발심의 자리로 시조를 징검다리 삼아 되돌아가고 싶은 마음으로 이 책을 바칩니다.”

박헌오 시조시인이 삶의 끝자락에서 길어 올린 맑은 한 모금의 시조집 <이슬소반>을 발간한 뒤 이렇게 말했다.

박헌오 시조시인은 “멈춤은 영원토록 그림 없는 흐름을 품어주고 흐름은 영원토록 평화로운 멈춤을 다독인다”며 “제 인생의 후반기, 시조를 도반 삼아 아슬히 살아간다”고 고백했다.

박 시조시인은 “열과로 매달린 떫은 시조가 나를 올려놓고 흘러가지만 내가 흘러갈 땐 영원히 멈춰서 눈물을 다독여줄 것”이라며 “퇴직 후 인생과, 제 문인화의 스승이신 묵정 곽영수 선생께서 밤길에 등불을 내어주듯이 문인화 근작을 화시로 주시어 목마른 시조의 목을 적셔주시매 용기를 얻어 시조집을 엮는다”고 말했다.

박 시인은 “똑같이 민족의 얼이 담긴 화(畵) 중유시 시(詩) 중유화로 같이 한다”며 “시조와 살아보면 시조가 저를 깨워놓고 글썽이고 제가 시조를 깨워 씻어주다가 주체 못하고 흐느끼고 서로의 외로움, 아픔과 슬픔, 고뇌와 참회가 하나님을 안다”고 말했다. 박 시인은 또 “먼 훗날은 누군가 시조에 젖은 저를 보고 기도 들어 주리라 생각한다”며 “삶을 녹여 한 모금의 눈물-한 모금의 시가 깨끗할 수 있다면, 사랑 주신 분들께 고마운 뜻을 낙화에 적어드릴 수 있다면, 남루한 저의 기도를 임의 혼신께서 너그러이 받아주신다면, 부질없던 집착 오체투지하여 저의 세상을 제물로 바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인은 “예까지 시조의 눈을 뜨게 해주신 이방남, 유준호 사부님, 부족한 시조에 소중한 평설을 써주신 신웅순 박사님, 작품 사진을 정성껏 찍어주신 정재춘 작가님, 글밭에서 젖은 손 잡아주신 도반님들께 감사드린다”며 “시조집을 내준 아내와 출판해준 이영옥 님께 고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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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4 박헌오 시조시인의 시조집 <이슬소반> 표지. 사진=한성일 기자
이 시집은 인생의 후반기에 이른 시인이 삶과 죽음, 사랑과 그리움, 수행과 깨달음을 단아한 시조의 그릇에 담아낸 작품집이다. 시인은 불교적 성찰을 바탕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면벽수행」, 「달마굴」, 「막돌탑」 연작에서는 수행자의 고요한 정신세계를 그려내고, 「윤회」와 「영혼의 품 안」에서는 삶과 죽음이 둘이 아닌 하나의 순환임을 노래한다. 그러나 이 시집은 종교적 관념에 머물지 않는다. 수행의 길 끝에서 마주하는 것은 결국 사람과 삶이다.

『이슬소반』에는 어머니와 아내, 고향과 가족을 향한 따뜻한 시선이 곳곳에 배어 있다. 「이슬소반」,「모성의 꽃」,「단짝」,「할머니의 장날」 등에서는 평범한 일상의 풍경이 한 편의 서정시로 되살아난다. 가난과 고단함마저도 아름다운 추억으로 빚어내는 시인의 시선은 읽는 이의 마음 깊은 곳에 잔잔한 울림을 남긴다.

특히 이 시집은 문인화가인 묵정 곽영수 화백의 작품과 함께 구성되어 시와 그림이 서로를 비추고 완성한다. 먹빛 여백 속에 스민 그림은 시조의 정서를 더욱 깊고 넓게 확장시키며, 독자들에게 한 폭의 수묵화 같은 감동을 선사한다.

박 시인의 시조는 화려한 수사보다 절제된 언어를 선택한다. 짧은 형식 속에 삶의 애환과 참회, 깨달음과 사랑을 응축하여 담아내며,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삶을 천천히 돌아보게 한다. <이슬소반>은 결국 한 인간이 지나온 삶의 여정을 맑은 이슬 한 방울에 비추어 보여주는 시조집이다. 한 편의 시조를 읽고 나면 문득 마음 한켠이 맑아진다. <이슬소반>은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을 돌아보고 싶은 이들에게 건네는 작은 위로이자 깊은 명상의 선물이다.

한편 박헌오 시조시인은 1987년《시조문학》으로 등단했다. 저서로 『하늘이 들고 나온 노란 시집』 등 시조집 7권, 시집 1권, 이론서 1권, 논문집 1권, 편저 시조집 1권 등이 있다. 문학상으로 금강일보 문학상, 한국 PEN 송운 현원영 시조문학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대전문학관 초대 관장과 (사)한국시조협회 제5대 이사장을 역임했다. 2025 NASA에서 달나라에 보낸 예술품으로 박 시인의 시조가 선정돼 탑재 안착했다. 대전팔경 시조 최초 발표 후 대전팔경 공식 선정과 작곡이 발표 됐다. 대전엑스포 93 대전의 날 행사 총체극 서시 ‘한밭성세’를 창작했다.

3.10 민주의거 기념비 시문을 작성했고, 식장루에 시 ‘한밭의 해오름’이 게시돼 있다. 계족산 등산로 팔각정에 시조 ‘요산여호’ 판각이 게시돼 있다. 대전시민대학과 대전문학관 등에서 10여 년 간 시조를 강의했다. 대전예술편집위원장, 대전문학총서 편집위원장, 대전문화원사 편집위원, 충남예술사편집위원, 대전예술의전당사 집필을 했다. 낭송극으로 <단재 신채호>, <금당 이재복> 등 극본을 집필하고 출연했다. 문인화가, 대전시 미술대전 초대작가, 묵정 문인화연구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민속문화연구, 2025 고증한 민속예술작품 전국민속예술축제에서 대통령 상 수상 등 연구 문건이 다수 있다.

최근작으로 <이슬소반>, <하늘이 들고나온 노란 시집>, <시계없는 방>, <뼛속으로 내리는 눈> 등 총 4종이 있다.


한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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