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권익위원 칼럼] AI시대 교육 경쟁력

  • 오피니언
  • 독자위원회 & 독자위원 칼럼

[독자권익위원 칼럼] AI시대 교육 경쟁력

송복섭 한밭대 건축학과 교수

  • 승인 2026-06-11 17:04
  • 신문게재 2026-06-12 18면
  • 김흥수 기자김흥수 기자
송복섭(신규 사진)
송복섭 한밭대 건축학과 교수
호모 사피엔스가 다른 영장류를 제치고 살아남은 배경에는 끊임없이 지식을 축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상황을 추론하며 네트워크 사회를 형성해 지식을 더욱 확장해 나간 과정이 있었다. 고대 수메르인이 쐐기문자를 발명해 배우게 하고, 이집트인들이 난해한 상형문자를 개발해 독점함으로써 권력을 유지하던 시대부터 지식을 축적하고 활용하는 일은 인류의 지상 과제였다. 근대에 이르러 최초의 발명에 독점적 권리인 특허를 부여하고 창의성을 제도적으로 보호하며 칭송한 일 역시 인류 문명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데 결정적이었다.

쌓여가는 지식의 양은 한계가 없으며 그 속도는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책이라는 기록물로 적어 도서관이라는 물리적 공간에 지식을 저장했지만, 오늘날에는 디지털이라는 도구를 이용해 눈에 보이지 않는 가상 공간에 모아두는 방법을 개발했다. 굳이 지식의 보고를 직접 방문하지 않더라도, 인터넷과 연결된 곳이라면 어디서든 역사가 축적한 방대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그 무수한 지식을 찾아내고 활용하는 것은 여전히 개별 사용자의 능력에 달려 있었다.

AI 시대는 개인의 필요와 수요에 맞춰 지식을 찾아주고 원하는 형태로 가공해 주는 세상이다. 인간은 그저 질문만 잘하면 된다. 앞으로는 질문하지 않아도 필요한 서비스를 알아서 제공하는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 따라서 지식을 단순히 암기했다가 복원하는 기존의 시험방식은 곧 의미를 잃게 될 것이다. 소위 '오픈북' 시험처럼 단순 정보는 기본으로 제공하되 이를 효과적으로 탐색하는 방법을 묻거나, 기존 데이터를 바탕으로 창의적인 과제를 해결해가는 방식을 상정해 볼 수 있다. 아니, 어쩌면 지금으로서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새로운 평가 방식이 등장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세상에서 교육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인가? 인류가 '도구의 인간(Homo Faber)'으로 불리며 수많은 발명품으로 문명을 이롭게 발전시켜 왔듯, AI 역시 인간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활용하도록 교육을 구상해야 한다. 자칫 AI에 매몰되어 통제 불능의 상황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역사 속 수많은 도구를 다루었듯 AI도 그렇게 통제하며 써야 한다는 뜻이다. 자동차로 편리한 세상이 되었을 때 교통사고라는 부작용이 생겼다고 해서 자동차를 포기하지 않았던 것처럼, AI 역시 부작용을 통제하면서 인간의 행복과 편리를 위해 사용해야 한다.

추론이 가능한 생성형 AI가 인간이 학습시킨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고하고 문제를 해결하며 새로운 콘텐츠를 생성한다고 할지라도, 인간이 가진 선한 의지,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는 능력,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주도적으로 노력하는 역량까지 넘어서지는 못할 것이다. 그렇기에 AI 세상에서의 교육은 인간 고유의 가치와 역량을 계발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인류가 저지른 과거의 역사적 실수를 반성하고 인문적 가치를 고양하며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데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더욱 힘써 가르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금 우리 앞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쌓여 있다. 이익만을 좇아 자연을 파괴한 결과로 마주한 지구 기후위기, 힘으로 상대를 제압하려 곳곳에서 벌이는 전쟁이 그러하다. 딥페이크와 고도화된 기술로 가짜 뉴스를 만들어내 사회적 불신과 양극화를 가속하는 세상도, 자산의 양극화로 인한 경제적 불평등이 결코 서로에게 이득이 되지 못함을 역사적으로 배우고도 여전히 각자의 이익에만 몰두하는 세상도 마찬가지다. 과연 우리는 AI에게 이 모든 난제를 해결할 명쾌한 답을 물어볼 수 있을까? 그리고 AI가 내놓은 답을 실행할 선한 의지가 우리에게 있을까? /송복섭 한밭대 건축학과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45년 방치 공간의 변신…김해 수안마을 수국축제 열린다
  2. 국세청, "국세 징수 넘어 통합 재정수입 기관" 도약
  3. [대전의 숨은 이야기] 대전에서 연시은 따라잡기! '약한영웅 Class 2' 성지순례
  4. 반도체 생산 고순도 중수소암모니아 국산화 기술 개발
  5. 대전 초등생 피살사건 유족 손배소 일부 승소…명재완·대전시 공동배상
  1. 대전·세종 교권보호위원회 평교사위원 '0'명
  2. "망상 등 청소년 조기정신증, 조기 개입 효과 뚜렷"
  3. 이태호부터 황인범까지 대전 출신의 월드컵 영웅들
  4. [한화에어로 참사] 화약 찌꺼기 제거 중 폭발 가능성에 경찰 "확인 필요"
  5. 충청권 지역의사제 사실상 '수시 전형'…의대 입시전략 바뀐다

헤드라인 뉴스


충청권 벤처 잠재력 최대인데… ‘돈·사람’은 여전히 서울로

충청권 벤처 잠재력 최대인데… ‘돈·사람’은 여전히 서울로

충청권 벤처기업 생태계가 수도권을 제외한 비수도권 중에서 가장 높은 잠재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자본과 인재, 투자 등의 벤처 생태계 핵심 인프라는 여전히 수도권에 집중돼 지역별 잠재력을 고려한 균형성장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11일 벤처기업협회가 발표한 '지역 벤처기업 현황 및 지원정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 중 벤처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10.2%로 집계됐다. 권역별로는 수도권(11.5%)과 충청권(10.7%)이 평균을 웃돌았으며, 이 외의 비수도권 지역은 6~9%에 머물렀다. 특히..

대전 출신 황인범 체코전서 `멀티 공격포인트`, 북중미 월드컵 첫승 견인
대전 출신 황인범 체코전서 '멀티 공격포인트', 북중미 월드컵 첫승 견인

2026 북중미 월드컵에 나선 태극전사들이 대전 출신 황인범(페예노르트)과 오현규(베식타시)의 후반 연속골로 체코에 역전승을 따냈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2일(이하 한국시간) 멕시코 사포판의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체코에 2-1로 승리했다. 한국은 후반 14분 라디슬라프 크레이치(울버햄프턴)에게 먼저 실점했으나 후반 22분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도움에 이은 황인범의 동점 골, 후반 35분 오현규의 역전 골로 승점 3을 챙겼다. 특히 황인범은 오현규의 골을 돕기도..

충청권 지역의사제 사실상 `수시 전형`…의대 입시전략 바뀐다
충청권 지역의사제 사실상 '수시 전형'…의대 입시전략 바뀐다

2027학년도 지역의사제 시행을 앞두고 충청권 의대 입시의 무게중심이 수시로 이동하고 있다. 충북대를 제외한 충청권 6개 의대가 지역의사제 모집 인원을 전원 수시에서 선발하기로 하면서 수험생들의 입시 전략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11일 교육계와 종로학원에 따르면 지역의사제는 지역 의료인력 확충을 위해 일정 기간 해당 권역에서 의무적으로 근무할 인재를 선발하는 제도로, 2027학년도 대입부터 처음 도입된다. 충청권에서는 충북대 39명으로 가장 많고 충남대 27명, 순천향대 18명, 단국대 천안캠퍼스 15명, 건국대 글로컬캠퍼스 7명, 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임직원들이 함께 즐기는 월드컵 임직원들이 함께 즐기는 월드컵

  • ‘더 빠르게 접근한다’…무인수난구조보드를 활용한 인명구조 ‘더 빠르게 접근한다’…무인수난구조보드를 활용한 인명구조

  • ‘건강한 치아를 위해’ ‘건강한 치아를 위해’

  • 북중미 월드컵 개막 D-2…‘어디서 응원하지?’ 북중미 월드컵 개막 D-2…‘어디서 응원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