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전종희 기자 (충북 제천 주재) |
하지만 같은 날 제천의 선거 현장에서는 서로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한 후보는 선거 음악을 사용하지 않은 채 정책 설명과 시민 인사 중심의 조용한 유세를 이어갔다. 반면 다른 후보 측은 기존 선거운동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음악과 율동을 동반한 유세를 진행했다.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행동은 아닐 수 있다. 선거운동 방식 역시 후보의 선택 영역이다.
그러나 시민들이 주목한 것은 선거기법이 아니라 태도였다.
재난과 사고로 사회 전체가 무거운 분위기에 잠긴 상황에서 공직을 맡겠다고 나선 후보가 어떤 방식으로 시민들과 마주하는지, 사회적 아픔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이어진 것이다.
실제로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정책보다 분위기의 차이를 먼저 이야기했다. 누가 더 큰 소리로 유세했는지보다 누가 현재의 사회적 정서를 고려했는지에 관심을 보였다. 이는 단순히 선거운동 방식에 대한 호불호가 아니라 공감 능력에 대한 평가에 가깝다.
정치는 결국 사람의 마음을 읽는 일이다. 행정 책임자는 예산을 집행하고 사업을 추진하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다. 시민이 기뻐할 때 함께 웃고, 시민이 슬퍼할 때 함께 아파할 수 있어야 한다. 위기 상황에서 보여주는 작은 행동 하나가 평소 수많은 연설보다 더 큰 메시지로 다가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후보들은 자신이 이룬 성과와 공약을 강조한다. 하지만 유권자들은 정책집에 적힌 문장만 보는 것이 아니다. 예상치 못한 사회적 비극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지, 어떤 자세를 보이는지도 함께 지켜본다.
이번 논란 역시 누가 옳고 그르냐의 문제가 아니다. 다만 시민들은 그날 선거 현장에서 후보들의 말보다 태도를 봤고, 공약보다 공감의 깊이를 비교했다. 그리고 그 판단은 결국 투표소에서 유권자 각자의 선택으로 이어질 것이다.
정치인의 진짜 모습은 축제의 순간보다 애도의 순간에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제천=전종희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전종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