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과 범죄 경계 선 촉법] 처벌 강화만이 답?…재범 방지·사후관리 체계는 충분한가

  • 사회/교육
  • 사건/사고

[비행과 범죄 경계 선 촉법] 처벌 강화만이 답?…재범 방지·사후관리 체계는 충분한가

연령 하향 현행 유지 전망 속 사후관리 과제로
위탁보호위원 실효성·전담기관 신설 필요성 제기
전문가, 처벌보다 재범 방지 체계 강화 한 목소리

  • 승인 2026-05-28 18:15
  • 신문게재 2026-05-29 2면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정부는 촉법소년 연령 하향 대신 현행 제도를 유지하기로 가닥을 잡고, 단순한 처벌 강화보다는 비행 청소년의 재범 방지와 실효성 있는 사후관리 체계 마련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현장 전문가들은 소년 위탁보호위원 제도의 내실화와 보호관찰 인력 확충을 통해 지역사회의 관리망을 강화하고, 비행 초기 단계부터 밀착 지원하는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합니다.

나아가 소년범죄 예방을 전담할 컨트롤타워 신설과 연령별 맞춤형 교화 기준 마련 등 제도적 보완을 통해 소년범들이 사회로 건강하게 복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의가 다시 사회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흉포화된 청소년 범죄와 촉법소년을 악용한 반복 범행이 알려질 때마다 "형사처벌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고, 정부 차원의 논의도 이어졌다.

하지만, 논의는 결국 만 14세 미만을 형사 처벌하지 않는 현행 제도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대신 경찰 조사권 부여 등 제도 보완이 추진되면서 촉법소년 문제는 단순한 연령 기준 논쟁을 넘어섰다.

대전을 비롯해 충청권에서도 촉법소년 비행이 늘고 있고, 현장에서는 처벌과 낙인, 교화와 사후관리 사이의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 중도일보는 '비행과 범죄 경계 선 촉법' 기획시리즈를 통해 지역 촉법소년 범죄 실태와 보호처분 이후 관리 체계, 충청권 교육·보호 현장에서 요구되는 제도 개선 과제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GettyImages-jv13135412
사진 출처=게티이미지뱅크
③ 처벌 강화만이 답?…재범 방지·사후관리 체계는 충분한가



#. 부모님 이혼 후 4살 때부터 조부모와 함께 생활한 A군은 초등학교 시절엔 각종 수상에 학급 부반장을 맡곤 했지만, 중학교 입학 후 그릇된 교우 관계로 엇나가기 시작했다.

비행 청소년과 어울리면서 절도 행각을 벌였고 결국 붙잡혀 소년 보호관찰과 수강 명령 대상이 됐다.

당시 만 14세 미만으로 촉법소년이었던 A군은 대전보호관찰소에서 2년간 총 31회 관리·감독 지도를 받았다. 수차례 교육과 상담, 반성의 시간 끝에 불량 교우와의 관계를 끊고 방황을 멈춘 A군은 진로를 고민하던 중 복싱 선수가 되기로 다짐했다.

이후 2024년 지역 복싱대회에선 중등 부문 1위, 지난해는 청소년국가대표 선발전에서 3위에 입상하면서 국가대표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재단법인 자녀안심재단이 모범 소년 보호관찰 대상자에게 지급하는 장학금도 받았다. A군은 중도일보를 통해 보호 처분 이후의 달라진 삶과 당시 도움받았던 보호관찰관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A군은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 때가 있었는데, 그때마다 선생님(보호관찰관)들의 도움을 받아서 극복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했다.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의는 현행 유지로 정리됐지만, 지역 현장의 숙제는 오히려 더 선명해졌다.

비행 청소년을 조기에 발견하고, 보호처분 이후 다시 범죄로 돌아가지 않도록 붙잡을 지역사회 관리망이 먼저 갖춰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대전은 교통 접근성이 좋아 다른 지역에서 유입된 가정 밖 청소년도 적지 않은 만큼, 비행 초기 단계부터 사후관리까지 맡는 '소년범죄 예방 컨트롤타워' 성격의 전담기관 신설 필요성이 제기된다.

28일 중도일보 취재결과, 최근 대통령 지시에 따라 성평등가족부가 촉법소년 연령 하향 필요성에 관한 두 달간의 대국민 공론화 과정을 거쳤다. 연령 하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지만, 부처 차원에서 만 10세에서 14세 미만(중학교 2학년) 기준을 유지하자는 결론이 나왔고 정부의 최종 판단만 남은 상황이다.

하지만 현행 유지로 가닥이 잡히면서 논의의 초점은 연령 문제를 넘어 실효성 있는 촉법소년 관리 체계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로 옮겨가고 있다.

전문가 사이에서도 처벌 강화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초기 비행을 막고 재범을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 보완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다.

우선 '소년 위탁보호위원 제도'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위탁보호위원 제도는 소년법상 1호부터 10호까지 보호처분 가운데 비교적 초기 비행이나 경미한 범죄로 1호 처분을 받은 소년범을 대상으로 보호조치와 진로·고민 상담 등을 지원하는 제도다.

각 지역의 가정법원에서 위촉한 보호위원들이 이러한 역할을 하는데, 주로 SPO(학교폭력전담경찰), 청소년 상담사, 사회복지사, 교수, 전직 교사 등이 대부분이다. 대전가정법원은 총 104명의 보호위원을 위촉했다.

문제는 위원마다 참여도와 활동 방식이 일정하지 않다는 것이다. 보통 6개월간 활동하지만, 최소한의 대면 상담 또는 전화로 안부를 묻는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다수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위탁보호위원 인력풀을 지역사회 전반으로 넓혀 지역의 청년 사업가, 자영업자, 문화예술인, 체육인, 전문직 등 진로와 생활의 구체적 모델을 보여줄 수 있는 이들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전의 경우 다른 지역에서 유입된 가정 밖 청소년도 적지 않아 청소년비행예방센터와 보호관찰소 내 소년보호관찰 기능을 통합한 전담기관 설립도 지역 특수성을 감안해 선제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현재 대전은 소년 보호관찰 대상자 80여 명을 보호관찰관 1명이 맡는 구조여서 인력 증원이 시급하다.

이와 함께 정부 차원의 소년범죄 예방 정책과 전담 대응하는 컨트롤타워가 없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소년범죄 예방 정책은 법무부에서 담당하는데 2017년 부산 여중생 사건 이후 소년범죄 예방팀이 생겼으나 여전히 정식부서가 아닌 임시조직에 그친다. 이에 전국 소년 보호관찰과 비행 예방 업무를 관리하는 소년범죄예방과 신설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이철 원광디지털대 경찰학과 교수는 "재범이나 강력 사건을 일으킨 소년범의 경우 소년원 출소 이후에도 보호관찰관의 관리·감독과 사회봉사가 추가로 이뤄지는 이중 제재가 필요하다"라며 "연령 하향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는 1살 차이만으로도 범죄 발생 건수와 수위가 극명하게 차이 나기 때문이다. 현행법이 유지된다고 하면 현재와 같은 단순 관리·감독 방식이 아닌 연령에 따른 처벌과 교화 교육에 대한 세부적 기준안도 마련될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끝>
이현제·정바름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반도체 홀대' 충청, 李 정부 장관 인사서도 푸대접
  2. 민선 9기 대전시 첫 인사 단행
  3. 오석진 대전교육감 취임… "학교 중심 교육행정 실현"
  4. 대전 시내버스 사고 수 속여 성과금 더 받은 관계자들, 벌금형
  5. 민선 9기 대전 5개 구청장 취임…첫날 민생 지원·현장 중심 행보 눈길
  1. 대전시장 취임식장 단상에 난입한 로봇개! 너 누구니?
  2. 건양사이버대, 독일 심리운동협회와 맞손
  3. 김종일 대전세무서장 취임 "공정하고 합리적인 세무서 만들것"
  4. [인사] 충남대·충남대병원·을지대병원 등
  5. 본격적인 장마철의 시작

헤드라인 뉴스


박수현 "충청권이 AI 반도체 중심"…392조원 규모 투자 환영

박수현 "충청권이 AI 반도체 중심"…392조원 규모 투자 환영

박수현 충남지사가 2일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공개된 충청권 반도체·디스플레이·이차전지·바이오 분야 약 392조 원 투자 계획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다만,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를 두고 일각에서 불거진 충청권 소외론에 대해선 "투자 금액의 상대적 비교는 중요하지 않다"며 단호히 선을 그었다. 도에 따르면 삼성그룹과 SK하이닉스, 셀트리온 등은 이날 충청권 내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바이오 등 미래 첨단 산업 핵심 분야에 392조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중 도내 투자금은 202조 원이다...

대전 선도지구 발표 임박…몇 개 구역 선정될까?
대전 선도지구 발표 임박…몇 개 구역 선정될까?

대전 노후계획도시정비 선도지구 발표가 임박하면서 최대 몇 개 구역이 선정될지 관심이 쏠린다. 둔산지구의 경우 최대 3개 구역까지 선정 가능하며, 송촌지구는 1개 구역만 신청해 사실상 선정이 확정된 상황이다. 현재 대전시는 국토교통부와 사전 협의를 마친 상태로, 2~3주 내 선도지구 선정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시에 따르면 대전 노후계획도시정비 선도지구 공모에 둔산지구 9곳, 송촌(중리·법동)지구 1곳 등 총 10개 구역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신청구역은 특별정비예정구역 27곳 중 1구역(상록수·상아·초원·강변) 3899..

[MSI 2026] 대전 뜨겁게 달군 T1… 이제 우승 향해 달린다! 브래킷 스테이지 대진 확정
[MSI 2026] 대전 뜨겁게 달군 T1… 이제 우승 향해 달린다! 브래킷 스테이지 대진 확정

대전에서 열리고 있는 이스포츠 게임축제 2026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2026)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 대표로 출전한 T1이 승승장구하며 본선 라운드 브래킷 스테이지에 진출했다. '페이커' 이상혁의 소속팀인 T1은 1일 진행된 MSI 플레이-인 스테이지 최종전에서 강팀 '리퀴드(TL.북미)'를 세트 스코어 3대 0으로 완파하며 단 1팀에 주어지는 브래킷 스테이지 진출권을 따냈다. 이로써 T1은 세계 최정상급 8개 팀과 함께 우승을 향한 본격적인 레이스를 시작하게 됐다. T1의 본선 과정은 그야말로 '압도적'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이재명 대통령,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 참석 이재명 대통령,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 참석

  • ‘개문냉방 안돼요’ ‘개문냉방 안돼요’

  • ‘함께하는 가치, 소비자의 힘’ ‘함께하는 가치, 소비자의 힘’

  • 본격적인 장마철의 시작 본격적인 장마철의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