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일의 세상 읽기]영국 정원문화 현장과 첼시플라워쇼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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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일의 세상 읽기]영국 정원문화 현장과 첼시플라워쇼에 가다

한성일 편집위원(이사)

  • 승인 2026-05-27 15:04
  • 수정 2026-05-27 17:31
  • 신문게재 2026-05-28 18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한성일 목요언론인클럽 회장 사진
한성일 편집위원(이사)
서울대 환경대학원 환경설계학과 성종상 교수님이 기획한 ‘성종상 교수와 함께 하는 영국 정원문화 답사’ 일정을 마치고 돌아왔다.

런던 히드로 공항에 도착해 인근 가든센터를 방문하니 어마어마하게 다양한 종류의 꽃씨들이 일행을 반겨준다. 정원을 가꾸기 위한 모든 소품과 도구들이 갖춰져 있었다. 정원 가꾸기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최고로 매력적인 쇼핑센터였다. 영국은 곳곳이 가든센터라 역시 꽃과 정원의 나라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국 인구의 40% 이상이 정원 일을 하고 있고, 주택 소유자의 87%가 정원을 구비하고 있다고 한다. 영국 도시 녹지면적의 절반이 개인 정원이라 하니, 영국의 정원문화는 상당히 보편화돼 있고 대중화 돼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영국의 수많은 정원 관련 전문단체들의 다양하고 활발한 활동은 이런 영국인의 정원 사랑을 뒷받침해주고, 정원문화를 더욱 확산시키고 견고히 다지고 있다.

정원의 식재 설계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인물로 평가되고 있는 거투르드 지킬 할머니의 주택 정원을 비롯해 여러 개인 소유 정원들을 방문했는데 1만 여 평이 넘는 잔디밭에 심겨진 다양한 꽃과 식물들이 눈을 황홀하게 했다. 이들의 정원 사랑은 거의 신앙에 가까울 정도였다.

런던은 1635년 찰스 1세가 왕실 정원이던 하이드파크를 비롯해 여러 왕실 부지를 공공공원으로 시민들에게 개방함으로써 대중들이 정원예술과 문화를 접하기 시작했고, 이는 19세기 가든 시티 운동의 일부로 발전했다.

Chelsea Flower Show는 영국을 대표하는 세계 최고 권위의 정원·원예 박람회로 매년 5월 영국 런던의 Royal Hospital Chelsea에서 개최되고 있다. 필자 일행이 방문한 5월23일 세계 각국의 수십만 방문객들 인파가 몰렸다. 드레스코드는 꽃무늬 원피스라고 할 정도로 각양 각색 다양한 디자인의 꽃무늬 프린트 원피스와 드레스 차림의 세계 각국 여성들 의상이 수 많은 꽃들만큼이나 화려하고 아름다웠다. 첼시 플라워 쇼의 특징은 세계 최고 수준의 쇼가든(Show Garden) 전시와 최신 정원 디자인과 친환경 정원 트렌드를 소개하는 것이다. 희귀 식물과 신품종을 발표하면서 영국 왕실 인사들이 자주 방문하는 행사인 첼시 플라워쇼는 정원 문화·조경·원예 산업의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 축제이다. 특히 Royal Horticultural Society(RHS)가 주관하는 이 첼시 플라워쇼는 정원 디자인 분야에서는 일종의 ‘올림픽’처럼 여겨질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정원의 역사와 문화를 대표하는 영국은 크고 작은 비영리단체와 자선단체들이 활동하고 있는 게 큰 특징이다. 그 중 영국 최대 규모의 원예커뮤니티가 바로 RHS (Royal Horticultural Society)이다. 1804년 8월 설립해 약 60만 명의 회원이 가입돼 있다. NT (National Trust)는 1895년 설립됐고, 회원 수가 약 537만 명에 달한다. NGS (National Garden Scheme)는 1927년 설립됐고, 정원 수가 약 3300 개이다. 아름다운 정원 개방을 넘어서 정원이 주는 신체적, 정신적 건강의 이점을 알리는 데에도 주목하고 있다. 수익금은 자선 기부에 쓰이는 것도 인상적이다.

처칠이 40년간 살았던 차트웰 정원은 그의 부인 클레멘타인이 아꼈다는 장미원과 테라스, 가족이나 방문객들과 놀이를 위한 잔디 코트, 그가 즐겼던 수영장과 작은 연못, 텃밭 등이 인상적이다. 리즈캐슬과 윈저캐슬도 도시정원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지상낙원 같은 곳이다. 윈저캐슬의 호수 위에 떠다니는 백조와 오리, 숲속의 다람쥐와 토끼, 잔디밭의 거위들 풍경을 보노라면 평온함이 그대로 전해져 온다. 윈저캐슬의 캐빈에서 숙박을 하면서 밤하늘의 달과 별을 바라보며 고요한 숲길을 걷던 순간의 행복감을 잊을 수 있다. 런던에서 가장 많이 찾는 명소 중 하나인 큐가든은 200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헨리 무어를 비롯한 세계적인 조각가들의 작품이 자연과 잘 어우러져 있었다. 정원문화가 우리나라에도 잘 도입되어 심신의 건강과 치유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한성일 편집위원(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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