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출동조끼"… 부부의 날 앞두고 만난 의용소방대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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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출동조끼"… 부부의 날 앞두고 만난 의용소방대 부부

대전동부소방서 전문의소대 류인각·이선영 부부
산불 순찰·화재 예방·구급약품함 관리까지 함께
"가장 친한친구 아내… 함께 봉사하니 제2의 신혼"

  • 승인 2026-05-20 17:41
  • 이현제 기자이현제 기자

대전동부소방서의 류인각·이선영 부부는 화재 예방 순찰과 산불 감시 등 다양한 의용소방대 활동을 함께 수행하며 지역 사회의 안전을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남편의 권유로 시작된 이들의 동행은 봉사를 매개로 한 '제2의 신혼'이자 일상의 즐거움이 되었으며, 활동을 통해 부부 사이의 신뢰와 책임감도 더욱 두터워졌습니다. 류 씨 부부는 의용소방대의 고령화 문제 속에서도 봉사의 가치를 강조하며, 앞으로도 서로의 곁을 지키며 이웃을 돕는 활동을 지속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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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의용소방대로 활동하고 있는 대전동부소방서 전문의용소방대 총무부장인 남편 류인각 씨와 같은 소속 대원인 아내 이선영 씨. 5월 21일 부부의날을 앞두고 지역에서 선한 영향력과 의소대 봉사활동으로 '우리동네 모범 부부'로 잘 알려진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사진=이현제 기자)
부부의 날을 앞두고 꽃다발보다 출동조끼가 더 익숙한 부부가 있다. 집에서는 서로의 배우자지만 화재 예방 순찰과 산불 감시, 재난 현장 지원 때는 나란히 같은 복장을 갖춘 의용소방대원이 된다.

대전동부소방서 전문의용소방대 총무부장 류인각 씨와 대원 이선영 씨 부부다. 류 씨는 13년째 의용소방대 활동을 이어오고 있고, 아내 이 씨는 2023년 6월부터 남편과 함께 대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두 사람의 시작은 조금 달랐다. 류 씨는 의용소방대에 앞서 방범대 활동을 먼저 했다. 자녀들이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 아이들이 조금 더 안전하게 등하교했으면 하는 마음에서였다. 지역 봉사활동에 대한 관심은 이후 의용소방대로 이어졌다.

의용소방대는 단순히 '하고 싶다'고 곧바로 들어갈 수 있는 조직은 아니다. 모집 기간에 지원하고, 면접과 교육 과정을 거쳐 임용된다. 류 씨는 이 '임용'이라는 표현에 담긴 책임감을 강조했다.

류 씨 부부가 함께하는 의용소방대 활동은 생각보다 넓다. 화재 현장에서는 소방대원의 진압 활동을 보조하고, 주민 접근을 통제하거나 소화전 위치를 안내한다. 시장처럼 골목이 좁고 구조가 복잡한 곳에서는 평소 지리를 알고 있는 의용소방대원의 역할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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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장산 구급약품함의 비치 상태를 함께 점검하고 있는 류 씨 부부. (사진=본인 제공)
산불 현장에서는 잔불 정리와 감시 활동에도 나선다. 식장산과 만인산 등 등산로에 비치된 119 구급약품함 관리도 이들의 몫이다. 식장산에는 9개, 만인산에는 3개의 구급약품함이 설치돼 있는데, 의용소방대원들은 약품 비치 상태와 재고를 확인하고 관리한다.

아내인 이 씨가 의용소방대 활동을 시작한 것은 남편이 10년 가까이 활동을 이어온 뒤였다. 두 사람은 대학 시절 산악동아리에서 만난 캠퍼스 커플이었다. 산을 좋아하고, 야영과 바깥 활동을 즐기는 성향도 닮았다.

류 씨가 어느 날 "당신도 같이 해볼래?"라고 물었을 때, 이 씨는 망설임 없이 "같이 하면 좋지"라고 답했다.

부부가 함께하는 의용소방대 활동은 두 사람에게 또 다른 시간이 됐다. 특히 겨울철 화재 예방 야간순찰은 부부에게 기억에 남는 활동 중 하나다. 난로나 전열기 사용이 늘어나는 겨울이면 대원들은 저녁 시간대에 시장과 취약지역을 돌며 순찰한다.

류 씨는 "아내가 처음 들어왔을 때 같은 조로 야간순찰을 돌았다"며 "저녁 7시에 시작해 9시까지 두 시간 정도 걷는데, 그 시간이 꼭 봉사 데이트 같았다"고 웃었다.

함께 활동하는 가장 큰 장점은 "더 오래 같이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 씨도 의용소방대 활동을 부부의 새로운 일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집에서 TV만 보는 시간이 아니라 함께 순찰을 돌고, 산에 오르고, 산 중턱의 구급약품함을 사명감으로 살피는 시간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 씨는 "같이 나가서 걷고, 사람들을 만나고, 필요한 일을 하다 보면 다시 신혼으로 돌아간 것 같을 때도 있다"며 "제2의 신혼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했다.

활동은 부부 관계에도 변화를 줬다. 의용소방대 활동을 하며 책임감이 커졌고, 사람을 대하는 태도도 달라졌다고 했다.

자녀들도 변화를 알아봤다. 류 씨는 "딸이 어느 날 '아빠가 순해졌어'라고 하더라"며 "활동을 하면서 보이는 모습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일상에서도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최근 의용소방대의 고민 중 하나는 고령화다. 지역별로 활동 인력이 줄거나 실제 현장 활동이 쉽지 않은 곳도 있다. 관심을 갖고 찾아오는 시민 중에는 이미 정년을 앞둔 경우도 적지 않다. 의용소방대 정년은 65세다.

류 씨는 "올봄에도 63세, 64세 분들이 문의한 적이 있었는데 정말 죄송하지만 활동 기간을 생각하면 어렵다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었다"며 "의욕은 크지만 들어왔다가 얼마 활동하지 못하고 나가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주변 후배들에게도 의용소방대 활동을 권한 적이 있지만 돌아온 답은 "제가 왜요?"였다고 한다. 그래도 류 씨는 다시 권하고 싶다고 했다.

"인생에서 누군가에게 아주 큰 도움을 주지는 못하더라도, 주변 사람들이 조금 더 편하고 안전하게 지낼 수 있다면 해볼 만한 일 아닐까요. 의용소방대 활동도 나쁜 선택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해보겠다는 분이 있다면 대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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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날. 류 씨는 아내를 "가장 친한 친구"라며 "아프지 않고 옆에 있어줘 고맙다"고 마음을 전했다. (사진=이현제 기자)
부부의 날을 앞두고 두 사람에게 부부의 의미를 묻자 류 씨는 망설임 없이 아내를 "가장 친한 친구"라고 표현했다. 자녀들에게도 "나에게 1번은 너희가 아니라 엄마"라고 말해왔다고 했다.

이어 아내에게 전하고 싶은 말도 덧붙였다.

"항상 내 옆에 있어줘서 고맙습니다. 크게 아프지 않고, 지금처럼 같이 의용소방대 활동하면서 산에도 다니고 봉사도 하면서 건강하게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집에서든 현장에서든 내 옆에 오래 있어줬으면 합니다."
이현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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