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지적장애인 학대 부실 수사"… 경찰 1년만에 재수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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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지적장애인 학대 부실 수사"… 경찰 1년만에 재수사 착수

지난해 학대 사건 무혐의 종결 처분
시민사회 "경찰 진실 외면 직무유기"
警, 진술 조력인 참여 등 절차적 이행
"장애 특수성 반영… 원점서 재수사"

  • 승인 2026-05-13 15:49
  • 수정 2026-05-14 06:38
  • 신문게재 2026-05-14 6면
  • 이은지 기자이은지 기자

세종경찰청은 지적장애인 거주시설 학대 사건에 대해 초동 수사의 미흡함을 인정하고 사건 발생 1년여 만에 원점 재수사에 돌입했습니다.

지난해 경찰은 피해자 진술 조력인 없이 시설 측의 일방적 주장만을 근거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으나, 시민사회의 강력한 규탄이 이어지자 수사 절차상의 문제를 시인했습니다.

경찰은 앞으로 전문기관 및 진술 조력인과 협력하여 피해자의 특수성을 반영한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건의 진실을 명확히 규명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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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지역 장애인 단체가 지난 8일 시청 앞에서 경찰의 지적장애인 학대 사건 부실 수사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이은지 기자)
세종시 지적장애인 거주시설에서 발생한 학대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재수사에 들어갔다.

지난해 세종북부경찰서의 무혐의 처분에 대한 시민사회의 비판이 커지자, 비로소 수사과정의 문제점을 시인한 셈이다.

세종경찰청은 피해자 진술 조력인 참여 등 원칙적 절차 이행을 통해 철저한 원점 재수사를 예고했다.

13일 본보 취재 결과 세종경찰청 강력마약수사대는 지난 5월 6일부터 지적장애인 학대 사건 재수사에 착수했다.

이번 학대 사건의 전말은 세종시 지적장애인 거주시설에 입소한 40대 A 씨의 몸에 멍이 발견되면서 알려졌다.

A 씨 가족은 2025년 1월 초 시설 측으로부터 '피해자가 넘어지거나 부딪혀 멍이 든 것 같다'고 연락받았지만, 닷새 후 A 씨는 대형병원으로 긴급 전원돼 갈비뼈·척추 골절, 혈흉 등 전치 12주의 진단을 받았다.

이후 세종시장애인권익옹호기관은 조사를 통해 종사자의 가해 목격 진술을 확보해 해당 사건을 '신체적 학대'로 판정했고, 세종시는 인권침해를 이유로 시설에 개선 명령 행정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경찰의 부실 수사를 지적하는 지역사회의 목소리가 날로 커지고 있다.

경찰이 지적장애가 있는 A 씨의 정식 조사 없이(진술 미확보), 목격자 진술도 배제한 채 시설 종사자들의 일방적 주장만을 근거로 무혐의 처분을 내리면서다.

특히 경찰 수사 과정에서 의사소통이 어려운 장애인 조사 시 필수적인 진술 조력인의 참여가 없었다는 점이 문제의 핵심으로 지적됐다.

이에 세종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12일 오전 세종북부경찰서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경찰의 부실·편파 수사를 강력히 규탄했다.

이날 집결한 장애인단체 회원 등 400여 명은 "세종경찰은 진실 규명을 외면한 채 사실상 사건을 방치했다"며 "경찰은 전면 재조사를 통해 사건 은폐·축소 정황을 밝히고,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경찰은 초동대처 미흡 등 수사 절차적 문제에 대해 일부 시인했다.

세종북부서 관계자는 "사건 초기 전문 기관이 수사에 참여해 투명하게 진행하지 못한 부분들은 아쉽게 생각한다. 장애인권익옹호 기관이 신속하게 수사를 의뢰했는데, 저희와 일찍 협조가 이뤄졌더라면…"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호 간의 폭행이라든가, 시설물로 인해 넘어졌다든가 하는 피해 원인을 밝히는 노력이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지적장애 피해자의 특수성을 반영해 그간의 수사 결과를 전면 백지화, 원점에서 재수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세종청 강력마약수사대는 "6일 북부서로부터 사건 기록을 넘겨받아 조사 중이다. 앞으로 진술 조력인과 진술 분석관, 장애인 전문기관 등 참여 하에 원칙적 수사 절차를 이행해 철저하게 재수사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현재 A 씨는 시설과 긴급 분리조치 돼 쉼터에 머물고 있으며, 세종시는 행복주택 입주 등 자립 지원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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