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9기, 문화 숙원 풀릴까] 시립극단은 30년째, 박용래 생가는 주차장…대전 문화숙원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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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9기, 문화 숙원 풀릴까] 시립극단은 30년째, 박용래 생가는 주차장…대전 문화숙원 여전

② 연극·문학·역사·국악 반복된 문화 숙원, 8년째 미해결
시립극단·개인문학관 수년째 답보…젊은 국악인 무대도 부족
박물관·문학관 운영체계 개선 목소리…“독립성·지속성 강화해야”

  • 승인 2026-05-06 16:45
  • 신문게재 2026-05-07 3면
  • 최화진 기자최화진 기자

대전시 문화정책은 지난 8년간 지원 중심에서 외형 확장으로 변화해 왔으나, 시립극단 창단과 개인문학관 조성 등 지역 예술계의 해묵은 숙원 사업들은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시립박물관과 국악원 등 주요 시설이 행정 중심의 운영 구조로 인해 전문성이 결여되어 있으며, 젊은 예술인을 위한 실질적인 무대와 역사 자산의 콘텐츠화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향후 대전시는 단발성 행사보다는 현장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고 지역 예술인들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전문적이고 지속 가능한 정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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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청 전경.
문화는 특정 도시 경쟁력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 중 하나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각 후보들이 문화, 예술 공약을 내놓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지난 8년 간 대전시 문화정책에 대한 평가는 결이 다르다. 민선 7기엔 코로나 19 위기 속 예술인 지원과 운영 중심 정책이 두드러졌다.

반면 민선 8기에는 문화시설 확충과 대형 사업을 앞세운 외형적 확장이 눈에 띈다.

중도일보는 이에 따라 지난 8년간 대전시의 문화정책을 되짚어 미래를 위한 제언을 하고자 한다.

앞으로 민선9기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문화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허태정 vs 이장우…지난 8년 문화정책 무엇이 달랐나

② 연극·문학·역사·국악 반복된 문화 숙원, 8년째 미해결

③ 미술·음악·영상·무용 늘어난 지원 정책…구조적 한계는 그대로



8년 동안 대전 문화정책의 방향은 여러 차례 달라졌지만, 현장에서 체감하는 변화는 그다지 크지 않다. 해묵은 숙원 사업이 여전히 해갈되지 않고 있는 탓이다.

실제 시립극단 설립과 개인문학관 조성, 시립박물관 전문성 강화, 젊은 예술인 무대 확대 등은 좀처럼 진전이 없다.

우선 시립극단 창단 문제는 지난 8년 문화정책의 한계를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지적된다.

시립극단은 민선7기 시절 본격 논의가 시작돼 공청회와 시민 설문조사까지 거치며 2022년 창단 목표가 세워졌지만, 코로나19와 조례 개정 무산 등이 겹치며 결국 보류됐다. 민선8기 들어서도 시는 비상임예술단 창단 등 예술단 확대에 나섰지만 시립극단은 지역 문화계 이견 등을 이유로 미뤄져 왔다.

최근 시가 다시 조례 개정과 예산 반영 계획을 공식화하면서 창단 논의가 재점화됐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신중론도 나온다.

운영 방식을 단원 중심제로 할지, 작품 중심제로 할지를 두고 의견이 갈리고 있고, 연습·공연 공간 부족 문제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단순 창단을 넘어 실제 운영 기반까지 마련돼야 한다는 의미다.

역사계에서는 대전의 역사 자산을 도시 문화 서사로 연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대표적으로 계족산성과 보문산성 등 지역 산성을 활용한 이른바 '산성의 도시' 구상은 오래전부터 가능성이 제기돼 왔지만, 실제 정책 추진이나 콘텐츠화는 거의 이뤄지지 못한 상태다. 대전이 보유한 역사 자산에 비해 이를 관광·문화 자원으로 활용하려는 시도 자체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시립박물관 운영 구조 역시 꾸준히 문제로 지적된다.

현재 시립박물관 관장직은 일반 행정직 공무원이 맡는 구조가 반복되면서 전문성과 연속성이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학예·연구 분야 전문 인력보다 퇴직을 앞둔 공무원이 순환보직 형태로 자리를 맡는 경우가 이어지며 장기적인 콘텐츠 축적과 연구 기능이 약화됐다는 것이다.

지역 역사계에서는 이 같은 운영 구조 속에서 박물관이 단순 행정·전시 기능에 머물고 있다고 평가한다. 지역 역사와 생활사를 지속적으로 발굴·연구하고 이를 도시 문화 서사로 연결하는 역할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이 같은 문제는 국악 분야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대전시립연정국악원 역시 전문 예술기관임에도 행정 중심 운영 구조가 이어지면서 장기적인 콘텐츠 기획과 지역 국악 생태계 육성 기능이 약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젊은 예술인의 무대 부족 현상이 가장 두드러지는 분야로 국악계가 꼽힌다.

지역 국악계에서는 국악 관련 대학과 전공 과정이 점차 축소되는 상황에서 젊은 국악인들이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할 기반 역시 함께 약화되고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 공연 기회 부족으로 전공자들이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거나 지역을 떠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 청년 국악인들은 직접 공연 기획에 나서며 자체 무대를 만들어가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구조적 한계를 호소한다.

특히 예산이 예술단 확대와 단발성 행사 중심으로 편성되면서 젊은 연주자들이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제작형 공연 지원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단순 버스킹이나 일회성 공연 지원이 반복될 뿐, 연주자 스스로 고민과 실험을 통해 작품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의미다.

한편, 문학계에서는 도시의 문학 자산을 어떻게 보존하고 축적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오랫동안 이어지고 있다.

최근 지역에 문학관 두 곳이 잇달아 조성되는 등 인프라 확대 성과가 있었지만, 여전히 지역 문인을 기리는 개인문학관은 없다는 점을 아쉬움으로 꼽는다.

특히 대전 문단을 대표하는 시인 박용래 생가는 현재 공영주차장으로 활용되고 있어 해당 부지를 개인문학관이나 문학 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지역 문학계에서는 단순 기념 공간을 넘어 지역 문학 자료를 보존·연구하고 도시의 문학적 기억을 축적할 공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문학관 운영 구조를 둘러싼 문제 제기도 이어진다.

현재 지역 문학관은 대전문화재단 체계 안에서 운영되고 있지만, 예술의전당이나 시립미술관, 연정국악원처럼 독립적인 운영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행사 중심 운영을 넘어 장기적인 연구와 아카이빙 기능을 강화할 전문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역 예술계 관계자는 "그동안 문화예술 분야는 늘 우선순위에서 한 발 비켜서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새 시정에서는 보여주기식 행사보다 현장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 예술인들이 실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이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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