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분만실 뺑뺑이' 막을 근본 대책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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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분만실 뺑뺑이' 막을 근본 대책 찾아야

  • 승인 2026-05-05 13:17
  • 신문게재 2026-05-06 19면
충북 청주에서 30대 임산부가 응급 분만 병원을 찾지 못해 부산까지 이송됐다가 태아를 잃는 비극이 발생했다. 열악한 지역 응급·필수 의료 시스템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음을 드러낸 사건이다. 청주의 한 산부인과에서 1일 임신 29차 산모의 태아 심박수가 떨어진다는 119 신고가 접수, 대전 등 충청권 상급종합병원 6곳에 이송 가능 여부를 문의했으나 전문의 부재 등의 이유로 수용이 불가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소방당국이 수소문 끝에 수용이 가능하다는 부산 동아대병원으로 임산부를 3시간 30분 만에 헬기 이송했으나 끝내 태아는 숨지고 말았다. 지난 2월 말 대구에서 발생한 임신 28주차 쌍둥이 임산부 사건과 판박이다. 당시 조산 증세를 보인 임산부도 수용 병원을 찾지 못하다 4시간 만에 분당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쌍둥이 중 한 명은 출생 직후 숨지고, 다른 한 명은 뇌손상을 입어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계는 이들 사건을 고위험 분만과 신생아 중환자 치료 체계가 동시에 무너진 결과라고 지적하고 있다. 조산이 예상되는 고위험 분만의 경우 산모를 담당하는 산부인과 전문의와 신생아를 치료할 신생아중환자실을 동시에 갖춰야 하나 현실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산부인과는 응급 진료 가능성이 많아 형사 처벌 위험성이 높은 데다 의료 수가는 낮아 의사들이 기피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도 여전하다.

'분만실 뺑뺑이' 사건은 모처럼 반등하는 출산율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국립중앙의료원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고위험 산모 치료실 이용률이 전국 평균(80.13%) 미만인 곳은 충남·충북 등 8곳에 달한다. 임산부와 태아가 지역 의료 격차로 위험도가 높아지는 환경에서 저출생 극복은 요원하다. 산부인과 전문의들이 의료 사고 등에 대한 법적인 부담을 줄일 방도를 찾아야 한다. 저출생 예산을 활용한 대폭적인 수가 조정으로 산부인과 및 신생아 진료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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