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빨간 부품"까지 알아듣고 행동하는 AI… 제조업 자율화 구현 시대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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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빨간 부품"까지 알아듣고 행동하는 AI… 제조업 자율화 구현 시대 열려

전기연 '자율제조 다중 에이전트' 기술 개발
공정 설정 1주일→ 1시간 획기적 단축 가능
숙련공 부족 해결 기대 … 창원대 공동개발

  • 승인 2026-05-06 08:46
  • 신문게재 2026-05-06 10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한국전기연구원이 거대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사람의 명령을 이해하고 스스로 작업 계획을 수립해 실행하는 '자율제조 다중 에이전트 AI'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이 기술은 언어·시각·제어 에이전트 간의 유기적인 협업을 통해 사물의 위치와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며, 가상 세계의 지능을 실제 로봇의 정밀한 동작으로 연결하는 '행동하는 AI'를 구현한 것이 특징입니다. 공정 재설정 시간을 일주일에서 1시간 이내로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어, 인력난과 비용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 제조업체의 생산성 향상에 크게 기여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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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연 이주경 박사가 제조업 자율화를 이끌 자율제조 다중 에이전트 AI 기술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전기연 제공)
중소 제조업 현장의 인력난이 심화되는 가운데 공정 변경에 필요한 시간과 인력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이 개발됐다. 사람의 언어를 이해하고 행동하는 AI 기술로, "저기 빨간 부품"이라고 해도 알아들을 정도로 인간의 의도를 파악하고 행동하는 AI 로봇 기술이다.

한국전기연구원(KERI) 인공지능연구센터 이주경 박사팀은 사람의 언어를 이해하고 여러 AI 로봇이 협업해 공정을 운영하는 '자율제조 다중 에이전트 AI' 기술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그동안 공장에서 사용된 자동화 로봇은 전문가가 미리 입력한 코딩(Rule-based)대로 움직이는 '수동적인' 기계였다. 작업 환경이 조금만 바뀌거나 새로운 부품이 들어오면 다시 코드를 짜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전기연은 이러한 과정 대신 거대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AI가 명령을 이해하고 최적의 작업 계획을 스스로 수립하는 에이전틱 AI(Agentic AI) 기술을 만들었다. 가장 큰 특징은 '다중 에이전트'를 통한 지능적 업무 분업이다. 작업반장이 지시를 내리듯 언어 담당 에이전트가 명령을 하면 시각 담당과 로봇 제어 에이전트가 소통하며 역할을 분담한다.

연구팀은 실제 환경을 인식하는 '그라운딩'(Grounding) 문제도 개선했다. 기존에는 "저기 빨간 부품"이라고 말하면 로봇이 '저기'가 어디인지(좌표), '빨간 부품'이 정확하게 무엇인지 몰라 엉뚱한 곳을 헤매기 일쑤였다. 그러나 전기연이 개발한 기술은 언어 에이전트가 작업 의도를 파악하고, 비전 에이전트가 카메라로 사물의 정확한 3차원 좌표를 분석해 제어 시나리오를 생성해 그 뜻을 제대로 이해한다. 로봇 에이전트는 전달받은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오차 없이 정밀하게 동작하는 등 유기적인 협업 시스템으로 이뤄진다. 가상 세계의 지능이 실제 현장의 로봇 움직임으로 완벽하게 이어지는 일명 '행동하는 AI'(Actionable AI)를 완성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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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제조 다중 에이전트 AI 기술을 개발한 이주경(왼쪽 아래) 박사 연구팀 (사진=전기연 제공)
이 기술은 공정 재설정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 중소기업 등에 크게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일주일가량 소요되던 공정 재설정 작업이 1시간 이내로 줄어들 수 있는 점에서 다품종 소량 생산이 필요한 중소기업에 특히 적합하다.

이주경 전기연 박사는 "지역의 중소·중견 기업들이 비싼 비용과 인력 부족 때문에 AI 도입을 주저하고 있는데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기존 제조 라인을 큰 비용 없이 스마트하게 바꿀 수 있는 솔루션으로, 기술 이전을 통해 지역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기술 개발은 정부 글로컬대학 30 사업 일환으로 국립창원대와 함께 진행됐다. 지역 제조 기업의 숙련공 부족 문제를 지역이 함께 해결하겠다는 접근이다. 전기연과 창원대는 이번 융합연구 참여 학생들을 AI 인재로 육성해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선순환 생태계 구축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전기연은 경남 창원에 본원을 둔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으로, 1976년 설립 후 전력망·신재생에너지, 초고압직류송전·전력기기, 전기추진·산업응용 기술, 나노신소재·배터리, 전력반도체, 전기기술 기반 융합형 의료기기 등 국가 기본 인프라부터 첨단 기술에 이르는 다양한 전기 분야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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