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법' 개정에도 미온적인 출연연들… 지노위, 노조가 신청한 교섭 공고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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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법' 개정에도 미온적인 출연연들… 지노위, 노조가 신청한 교섭 공고 '인용'

3월 개정법 시행 불구 노조 교섭 요구에 출연연·ADD 불응
과기연구노조, 지노위에 교섭 공고 시정신청 요구·인용 결정
'임금 등 주요 노동조건 출연연이 결정, 사용자성 인정' 주장

  • 승인 2026-05-01 11:02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충남지방노동위원회가 자회사 노동자들의 교섭 요구를 외면한 17개 정부출연연구기관에 대해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라는 시정 결정을 내리며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했습니다. 이번 결정은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원청 사용자의 교섭 의무를 명시한 '노란봉투법' 취지에 따른 것으로, 향후 공공기관 내 하청 노동자들의 교섭권 강화에 중요한 근거가 될 전망입니다. 노동조합은 출연연이 자회사 노동자의 임금 등 주요 조건을 실질적으로 결정하고 있는 만큼, 행정력 낭비를 멈추고 성실한 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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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시행 첫날인 3월 10일 서울 세종로에서 열린 민주노총 투쟁 선포대회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노란봉투법'이라 불리는 노조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으로 하청 노동자들이 원청 사용자에게 교섭을 요구할 수 있게 됐지만 일부 공공기관에서조차 원활한 교섭이 이뤄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에서 일하는 출연연 자회사 소속 노동자들의 교섭 요구에 출연연이 적극 나서지 않는 가운데 사용자성을 인정한 노동위원회 판단이 나오며 귀추가 주목된다.

1일 공공과학기술연구노동조합(과기연구노조)에 따르면 전날인 4월 30일 충남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로부터 노조가 신청한 '교섭요구 사실 공고 시정신청'에 대한 인용 결정을 통보받았다.

교섭요구 사실 공고 시정신청은 노조의 교섭 요구를 사측이 공고하지 않거나 다르게 공고할 때 이를 시정토록 하는 절차다.

앞서 과기연구노조는 19개 출연연과 국방과학연구소(이하 ADD)에 교섭을 요구했지만 이를 공고하지 않아 시정신청이 이뤄졌고 그 결과 지노위가 노조의 손을 들어 준 것이다. 다만 지노위의 구체적인 판단 근거와 사용자성 인정 범위에 따른 교섭 범위 등은 앞으로 30일 이내 나오는 결정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출연연들은 문재인 정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방침에 따라 출연연 공동자회사를 설립해 청소·시설·미화 등 직종을 고용하는 형태로 전환했다. ADD는 단독자회사를 설립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한국천문연구원이 우주항공청 산하로 이관되기 이전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소속 25개 출연연 중 국가녹색기술연구소(KIST 부설)·한국식품연구원·세계김치연구소(식품연 부설)·한국재료연구원·한국전기연구원·한국생산기술연구원을 제외한 19개 출연연이 공동자회사 설립에 출자했다. 과학기술시설관리단과 과학기술보안관리단이라는 두 자회사 소속 노동자들은 각각 근무하던 출연연에서 청소·시설·미화 업무를 하고 있다.

'노란봉투법'이라고 불리는 노조법 2·3조 개정에 따라 노동자의 노동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하는 원청 사용자에 노조가 교섭을 요구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법 개정에 대해 앞서 4월 2일 충남지방노동위원회의 첫 판단이 나오기도 했다. 다른 노조인 공공연대노동조합이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을 포함해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한국자산관리공사를 상대로 한 교섭요구 사실 공고 시정신청을 통해 인용 결정이 난 바 있다. 이 결정에 따라 원자력연과 표준연은 교섭요구 사실 공고와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공고를 한 상태다. 당초 과기연구노조는 원자력연·표준연을 포함해 19개 출연연 대상 시정신청을 냈지만 앞선 결정으로 30일 지노위 심판회의에선 총 17개 기관만 대상으로 진행됐다.

과기연구노조는 법 개정 취지와 고용노동부의 매뉴얼 등에 따라 공공기관 자회사와 용역업체에 대한 출연연의 사용자성은 쉽게 인정된다며 적극적인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동자의 임금을 비롯한 주요 노동조건을 출연연이 실질적으로 결정하고 있다는 게 그 이유다.

노조는 3월 19일 출연연이 자회사 교섭 요청에 성실하게 임해야 한다는 성명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공공기관의 모범적인 사용자 역할을 강조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며 "사용자가 교섭에 응하지 않을 경우 노조는 노동위원회에 시정 신청을 하는 등 법적 조치를 취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노사 모두 행정력과 적지 않은 예산을 투여할 수밖에 없다. 공공부문의 소중한 재원을 낭비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편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조와 3조는 사용자의 정의에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도 포함한다는 내용(2조)과 노조활동으로 인한 손해 발생 시 노조나 근로자의 손해배상 책임을 면제할 수 있는 조항(3조) 등을 골자로 2025년 8월 24일 국회를 통과했다. 이중 2조 사용자 개념 확대는 기존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만 근로자로 인정되면서 하청노동자를 비롯한 특수고용, 프리랜서 노동자들을 보호할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정됐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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