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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병환 청양주재 |
박수현 의원의 충남지사 출마로 재보궐 선거가 불가피해졌고 그 빈자리에 익숙한 이름이 오르내리면서다. 이를 바라보는 민심의 결은 단순하지 않다. 기대보다 피로감이 먼저 읽힌다.
논란의 시작은 박 의원이다. 그는 지난 총선에서 "일할 기회를 한 번만 달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이 말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었다. 지역을 향한 간절함으로 보였고 유권자의 선택을 끌어낸 결정적 메시지였다. 당시 유권자 다수는 그의 말에 진정성이 담겼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그 약속은 오래가지 않았다. 임기를 채우기도 전에 도지사 출마로 방향을 틀었다. 정치적 선택이라 할 수 있지만, 국회의원과 도지사의 역할 차이는 정량적이지 않다. 오히려 지역 유권자에게는 그 차이가 정성적이라 실망이 클 수밖에 없다. 어렵게 얻은 기회를 스스로 내려놓고 떠난 그에게 '읍소하고 떠난 정치인'이라는 냉정한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박 의원에게 패했던 정진석 전 의원의 재보궐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며 또 다른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낙선 이후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던 그는 최근 정국과 맞물리며 다시 지역으로 돌아오는 시나리오의 중심에 서 있다.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인물이 지역 정치에 다시 나서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작지 않다. 최근 정치 상황과 맞물리며 '내란 비서실장의 귀환'이라는 거친 표현까지 나온다. 표현의 수위와는 별개로 그만큼 지역이 느끼는 거리감과 이질감이 크다는 방증이다.
중앙 권력의 한복판에 있던 인물이 지역으로 내려올 때면 늘 명분을 동반한다. ‘경험을 살리겠다, 지역 발전을 위한 선택’이라는 설명도 뒤따른다. 그러나 유권자의 시각은 다르다. 그가 어떤 시점에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에 더 주목한다.
이번 재보궐 선거판은 묘한 대비를 이룬다. 한쪽은 눈물로 선택을 받고 그 자리를 떠났고 다른 한쪽은 권력의 중심을 거쳐 다시 돌아오려 한다. 서로 다른 경로지만 결국 같은 질문 앞에 서 있다. '지역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물음이다.
정치는 명분으로 포장되지만, 신뢰는 과정에서 쌓인다. 유권자는 말의 무게를 기억하고 행동의 방향을 기록한다. 선거는 순간이지만 평가는 누적된다. 한 번의 선택이 아니라 이어지는 선택이 정치인의 가치를 드러낸다.
청양 유권자는 결코 단순한 선택을 해오지 않았다. 당의 간판보다 인물의 태도와 책임을 따져왔다. 필요할 때만 지역을 찾는 정치인인지, 지역에 남아 역할을 다하는 정치인인지 구분해 왔다. 이번 재보궐 선거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선거는 다시 치러지지만, 신뢰는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떠난 이유와 돌아오는 이유가 설득력을 얻지 못한다면 표심은 움직이지 않는다. 유권자는 이미 질문을 던졌고 이제 답을 기다리고 있다.
청양=최병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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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환 기자






